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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은 잔인하다...



스마트폰을 장만하기 꺼려했던 이유는 
이전의 핸드폰들보다 관계지향적이란 점 때문이었다.
SNS니 공짜 메신저인 카톡이니...

어릴 적 왕따의 경험 이후부터 지금까지 주욱 난 아웃사이더였다.
한때는 그런 입지가 좋았다. 남들과 연계되지 않고 그저 내가 좋은 소수의 사람들과 어울리는
하지만 그것도 관계맺기의 기회가 그나마 열려있는 학생시절의 치기어린 존심이었다.

한줌짜리 관계들은 시간이 지나며 점차로 옅어져갔고
이제 정기적으로 연락을 하고 사는 사람은 한 손으로도 다 셀 수 있게 되자
지난 세월을 후회하며 관계에 대해 열망한다.

게다가 그런 삶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냥 태어나기를 그렇게 태어났을까
모태솔로로서 여자 손 한번 제대로 잡아보지 못한 동정으로 늘어가니
사회적 관계, 특히 '여자'와의 관계에 너무나 목마르다.

오늘도 답장이 없을 것을 알면서도
일면식 있는 여자들에게 쓰잘데기 없는 카톡질을 날리고
그녀들의 카스에 의미없는 댓글을 다는 건 그런 이유일 것이다.

연애가 하고 싶은 것일까?
이런 외로움을 단지 벗어나고 싶은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단지 섹스가 하고 싶은 것일까?

냉철하고 과학적인 소시오패스라면 가장 먼저 사창가를 가야한다.
섹스로 분출을 해본다면 적어도 가능성 하나를 잘라낼 수 있을 것이다.
하긴 소시오패스라면 관계의 부재로 이렇게 힘들어하진 않겠지.

연애를 하고 싶다.
내가 보내는 신호에 답해주는 여자가
현실세계에 단단히 못 박고 서서
마음만 먹으면 손 닿을 거리에 있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