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벌집을 발로 찬 소녀 1,2 - 스티크 라르손 벌집을 발로 찬 소녀 스티그 라르손 (2011,49/50) 스웨덴 작가 스티그 라르손의 베스트셀러 밀레니엄 시리즈의 마지막 편입니다. 여기까지 원고를 출판사에 넘기고선 작가가 사망했으니 (현재로선) 유작인 셈입니다. 여튼 줄거리는 전편인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의 결말에서 이어집니다. 아버지와 오빠에게 '복수'하러 갔다가 두드려 맞고 생매장 당하고 것도 모자라 머리에 총까지 맞았던 용문신을 한 소녀 리스베트 살란데르가 불사조 마냥 부활하여 복수를 감행...하는 이야기는 아니고 전편에서 벌어지고 밝혀진 상황을 하나씩 마무리해나가는 내용입니다. 전작이 액션에 치중한 경향이 있다면 이번 이야기는 마치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두뇌싸움과 함께 법정 스릴러의 느낌도 있습니다. 시리즈의 상징이자 주인공인 살란데르가 뇌수.. 더보기
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 - 조국 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 조국 (2011,48) 이름가지고 장난치는 것도 자기가 하면 인정! 조금 된 책이고 그 이전에 썼던 칼럼들을 모은 형식이라 지금 상황과는 온도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 시대의 지식인으로서 법학자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올바른 시선을 던져주는 책이다. 나꼼수, 박원순, 안철수 등으로 대변되는 최근의 시민정치 이슈/부상을 생각하면 그래도 그 사이 많이 변했고 나아졌구나 싶기도 하고. 여전히 1,2년전 지적된 문제가 그대로거나 더 악화되어 가는 부분에선 갑갑함을 느끼기도 했다. 더보기
명탐정의 저주 - 히가시노 게이고 명탐정의 저주 히가시노 게이고 (2011,47) 주인공 텐카이치의 존재와 쟝르에 대한 패러디란 점에서 전작 명탐정의 규칙과 댓구를 이루는 작품입니다. 명탐정의 규칙이 제목 그대로 본격 미스테리 쟝르의 고도로 규칙화 되고 게임화 된 트릭들에 대한 조소를 담은 패러디였다면 이번 명탐정의 저주는 '그런 식으로 너의 근본을 까댈거냐!'라고 항의하는 쟝르팬들에 대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자기병명적 고백담 같은 책입니다. 내가 요즘은 본격물 잘 쓰지도 않고 심지어 명탐정의 규칙에서 ㅋㅋ 거리며 그 황당한 세계에 대해 까대기도 했지만 사실 본격미스테리의 세계는 언제까지라도 담아두고 생의 마지막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의 고향이얌...이라고 수줍게 고백하는 거지요. 쟝르 속에서 우디 알렌 마냥 독자들을 향해 이야기를 던지던 .. 더보기
바보 빅터 - 호아킴 데 포사디 바보 빅터 호아킴 데 포사디 (2011,46) 처음 이 책의 정보를 접하고서 떠올린 건 TV프로그램 '서프라이즈'에서 본 실존인물 빅터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어린시절 받은 IQ테스트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이래 자신이 바보인줄 알고 살았지만 군 입대후 우연한 기회에 다시 받게 된 테스트에서 기준치를 훨씬 넘는 높은 점수를 받음으로서 이른바 바보에서 천재로 인생역전을 하게됩니다. 이후 군에서 그는 자신 스스로도 몰랐던 역량을 발휘하며 장교까지 진급하게 되고 이후 사회에 복귀해서도 승승장구 당시만 해도 정체성이나 권위 없이 이름뿐이던 멘사클럽을 지금의 위치에 자리잡게 하는 데 기여하게 됩니다. 이건 그 자체로 놀라운 이야기입니다. 단순히 그의 전기적 성격의 글을 써도 꽤나 흥미로운 소설 형식을 갖출 수 .. 더보기
20세기 소년 - 박형근 20세기 소년 박형근 (2011,45) 제5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대상수상작 글쎄올시다. 이 말부터 떠올랐다. 과연 이게 대상을 받을 만한 작품인가? 거기서 두개의 질문이 파생된다. 첫째는 출품작 수준이 전체적으로 낮았던 건가?이다. 하지만 책 말미의 심사평을 보면 전년보다 '작품 수는 줄었지만 수준은 높아졌다'란 문구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그렇진 않은 모양이다. 그렇다면 둘째가 심사기준에 대한 궁금증이다. 개인적으로는 인터넷 하위문화에 익숙치 않거나 정보량이 부족한 심사위원들이 작가가 풀어놓은 썰에 속아넘어간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사실 책속의 정보들은 작중 20세기 소년들이 그러했듯이 조작되고 뒤틀어져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론 조금의 검색을 통해 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의 피상적 진실에 접.. 더보기
브리다 - 파울로 코엘료 브리다 파울로 코엘료 (2011,44) 연금술사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작가의 작품이고 국내 베스트셀러 목록에도 출간이래 지금까지 꾸준히 올라있는 스테디셀러란 이유 만으로 손에 들었다. 일단 이런 책은 아무래도 내 성향이 아니다. 일단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분류하고 이해하여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야기는 브리다란 여성이 전승을 배우기 위해 두 명의 스승을 오가며 내면의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 같다. 달의 전승이니 해의 전승이니 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마녀가 나오고 마법사가 나오고 사랑과 삶에 대한 질문들이 던져진다. 자기계발서나 명언집에 나올 법한 이야기들이 나오는가 하면 전생과 현생을 잇는 환상적 순간이나 소울메이트에 관한 오글거리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드는 생각은 그래서 뭐? 정도.. 더보기
하루 하루가 세상의 종말 - J.L.본 하루하루가 세상의 종말 J.L.본 (2011,43) 좀비 관련 창작물들은 지난세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그 팬층을 늘려왔습니다. 타히티 주술에서 비롯한 단어는 이제 살아 움직이는 시체를 지칭하는 대명사가 되었고 (어원이야 어찌 되었던 말입니다) 다양하게 해석되고 창조될 수 있는 상징성 덕분에 창작자들에게도 사랑받는 소재가 되어 하나의 쟝르를 형성하기에 이르렀지요. 이 책은 현역 미 해군 장교인 작가가 자신의 블로그에 일기 형식으로 연재한 글을 모아서 책으로 펴낸 것입니다. 현재 속편까지 번역 출간이 되었고요.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작가가 군인으로서 근무하며 (이라크 전에 참전하기도 했다는 군요) 듣고 경험하고 생각한 바가 좀비 아포칼립스라는 설정 속에 적절히 녹아들어 그럴듯한 디테일을 형성합니다. 이야기의 .. 더보기
괴담 찌르기 - 이토 준지 괴담 찌르기 이토 준지, 키하라 히로카츠 (2011,42) 속았습니다. 일단 이 말부터 해야겠지요. 전 정말이지 이토준지의 신작 단편 정도로 생각하고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이토 준지의 작품은 달랑 한 편만이 수록되어 있고 그마저도 혈옥탕이던가 이전 단편과 비슷한 형식에 괴담인데다 분량도 짧아요. 이 얇은 책(112페이지)에 만화 한편 외엔 전부 또 다른 공동저자 키하라 히로카츠가 수집한 괴담들로 들어차있는데 대부분이 그저 그래요. 이토 준지의 삽화가 분위기를 살려주는 게 아니라 본편 이야기를 압도합니다. 총 9개의 괴담과 이토준지의 단편 '한여름의 졸업 여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건 연극 발표회란 제목의 괴담이네요. 일본 자국에서야 괴담 작가로서 히로카츠의 유명세가 있겠고 소비.. 더보기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 기리노 나쓰오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기리노 나쓰오 (2011, 41) 작가의 여탐정 미로 시리즈의 두번째 책입니다. 시리즈를 본격적으로 알리게 된 책이고 영화화 되기도 했다는 군요.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56637) 이러저러한 사건들을 격은 후 무라노 미로는 드디어 본격적으로 아버지의 사무소를 이어 탐정일을 하고 있습니다. 다와다 변호사를 통해 소개받은 여성인권운동가 도모베의 의뢰로 레이프(강간)을 다룬 AV 비디오에 배우로 출연한 잇시키 리나라는 여성의 신원파악에 나선 미로는 조사를 진행하며 AV 업계의 어둠과 거기에 연루된 야쿠자 등의 이권세력들과 얽히게 됩니다. 동시에 잇시키 리나가 자해를 하며 끝이나는 비디오가 있다는 루머와 함께 어쩌면 그녀.. 더보기
R.P.G - 미야베 미유키 R.P.G 미야베 미유키 (2011,40) 제목 RPG는 Role-Playing Game의 약어입니다. 게임 이용자가 게임상 캐릭터의 역할을 수행하며 진행되는 게임으로 게임의 목표나 목적이 역할 수행 자체에 큰 비중을 두는 것을 의미하죠. 역할 수행 게임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소설 속에서 이 용어는 두 가지 의미로 활용됩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서로 연결될 것 같지 않던 두 건의 살인사건에서부터입니다. 주택 신축 공사 현장에서 흉기에 난자 된 채 발견된 40대 가장과 목이 졸린 채 숨진 20대 여성. 별건으로 보이던 두 구의 시신은 남성이 일하는 제과회사의 홍보 이벤트에 숨진 여성이 고교시절 참가한 적이 있고 그 담당이 숨진 남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각각의 현장에서 동일한 증거 (한정 생산된 의류의 섬유.. 더보기
4페이지 미스터리 - 아오이 우에타카 4페이지 미스터리 아오이 우에타카 (2012,39) 매우 특이한 형식의 책입니다. 제목 그대로예요. 4페이지에서 완결되는 미스터리 형식의 엽편 60개가 모여서 책 한 편이 된 거죠. 일본 원서는 2000자 이하 원고지 열 장 이하의 제한이었다고 합니다. 4페이지라니 흥미롭습니다. 사실 제본 상 4페이지라도 첫 페이지에 반절이 제목과 여백인 걸 생각하면 거의 3페이지 내에서 이야기과 완결되는 겁니다. 미스터리란 형식을 위해 차용되는 여러가지 아이디어와 트릭을 제외하고서라도 상당히 압축적으로 글을 쓸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대사의 경우 아무리 짧아도 일반적으로 한줄을 잡아먹으니 최소화함과 동시에 효율적으로 활용해야하죠. 압축과 생략의 묘미를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한 책입니다. 아무래도 형식에 .. 더보기
얼굴에 흩날리는 비 - 기리노 나쓰오 얼굴에 흩날리는 비 기리노 나쓰오 (2011,38) 작가의 실질적 데뷔작이라고 평해지는 작품임과 동시에 여탐정 미로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입니다. 아직 젊은 시절의 작품이라서 그런지 기리노 나쓰오 특유의 작풍이 덜 잡힌 때문인지 이전에 접했던 작가의 작품보다 편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쟝르적으론 여탐정이 등장하는 하드보일드라고 분류할 수 있을텐데 약간의 추리가 가미되어 마지막에 몰아치는 맛이 있습니다. 무라노 미로는 어느 날 밤 친구 요코의 애인인 나루세의 전화를 받는다. 그가 운영하는 '수상한' 중고차 판매점의 공금 1억엔과 함께 요코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르포라이터인 요코, 야쿠자가 연관된 나루세, 그리고 역시나 야쿠자의 조사원으로 오랜기간 일해온 탐정인 아버지를 둔 미로까지 얽힌 가운데 요코와 1억.. 더보기
설게자들 - 김언수 설계자들 김언수 (2011,37) 도서관으로 불리는 비밀조직에서 암살자로 일해오던 래생은 최근의 두 표적을 두고 이유 모를 심적 갈등을 겪습니다. 하나는 오래 전 권력 상부에 앉으면서 도서관을 부리던 장군이고 다른 하나는 한 손으로도 죽일 수 있을 것 같은 고급 콜걸입니다. 장군은 래생의 아버지와도 같은 존재인 도서관의 수장 너구리 영감과 친밀하던 사이이자 오래된 권력의 말로를 상징하고 콜걸은 래생이 인정하는 별종 킬러 추가 자신의 목표임에도 살려준 여자입니다. 쓰레기통에서 인생을 시작했고 도서관에서 성장한 래생으로선 별다른 선택지도 없이 이어온 킬러의 삶에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두 타깃 앞에서 래생은 '설계자들'이 내려준 지령을 어기고 지정된 것과 다른 방식으로 상대를 살해하며 그의 킬러로서의 삶도 꼬.. 더보기
마이 시스터즈 키퍼 - 조디 피콜트 마이 시스터즈 키퍼 조디 피콜트 (2011,36) 13살 안나는 계획적으로 태어난 이른바 맞춤형 아기입니다. 전골수구백형병이란 희귀병으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언니 케이트에게 적합한 기증자가 필요했던 부모가 케이트와 가장 적합한 배아를 선택해 아이를 낳았던 거지요. 덕분에 말도 못 뗀 어린아이시절부터 안나는 언니 케이트에게 자신의 피와, 골수를 나누어 주는 시술을 수차례 받게 됩니다. 그에 따른 고통과 부작용도 따라서 겪게 되고요. 그리고 합병증으로 인한 신부전으로 다시 죽음의 위기에 처한 케이트에게 신장을 나누어 줘야 하는 이전과 달느 침습적 수술이 불가능한 상황을 앞에 두고 안나는 유명 변호사 켐벨을 찾아가 부모로부터의 의료해방을 위한 소송을 부탁합니다. 소재부터가 논쟁적입니다. 유전자 조작 아기, 형.. 더보기
붉은 손가락 - 히가시노 게이고 붉은 손가락 히가시노 게이고 (2011, 35) 외견으로 평범해 보이는 가정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통해 현대 일본의 사회구조적 문제점과 함께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반전이 선보이는 작품입니다. 조명기구 회사에서 일하는 중년의 가장 아키오는 퇴근무렵 아내에게서 다급한 전화 한 통을 받습니다. 어서 와달라는 채근에 도착한 집, 정원에는 어린 소녀의 사체가 방치되어 있고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것은 사회부적응 증상을 보이는 아키오의 아들 나오미입니다. 믿기지 않는 눈앞의 현장, 그리고 이후 벌어질 일들에 대한 끔찍한 예상들 하지만 범인인 나오미는 방에 틀어막힌 채 남의 탓만 하고 있고 아내는 아들만 싸고 돕니다. 결국 사건을 은폐하기로 마음먹고 아이의 시체를 근처 공원에 내다버리지만 곧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들고.. 더보기
원죄자 - 오리하라 이치 원죄자 오리하라 이치 (2011,34) 이전에 읽었던 작가의 작품들과 같이 이 책 원죄자도 기본적으로 서술트릭을 바탕에 깔고 있습니다. 처음 원죄자란 제목만 보고선 Original sin에 관련한 이야기인 줄 알았지만 일복식 한자표현 원죄(原罪), 즉 False charge에 관한 이야기였어요. 1983년과 1995년 12년의 간극을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는 83년 벌어진 주오선 철로 변 연쇄 여성 성폭행 살인사건과 관련하여 강압수사와 고문으로 허위 자백을 함으로서 누명을 썼다고 주장하는 원죄자 가와하라 데루오를 중심으로 사건관계자들 그리고 유족임과 동시에 르포 작가인 이가라시 도모야 등의 사연을 번갈아 서사하며 진행됩니다. 원죄라는 소재와 실제 사건들의 인용 등은 책의 2/3 정도를 읽을 때 까지만 해도.. 더보기
주홍글씨 - 나다니엘 호손 주홍글씨 나다니엘 호손 (2011,32) 주홍글씨를 접한 건 딱 두번이었습니다. 어릴적 어린이용 문고로 대폭 각색된 책, 그리고 데미무어가 나왔던 영화. 그나마 영화는 제대로 본 것도 아니고요. (얘기를 들어보니 영화는 각색을 심하게 해서 원작과는 전혀 다른 작품이라고도 하더군요) 여튼 제가 다시금 주홍글씨를 읽어보려고 든것은 엉뚱하게도 헐리웃 청춘영화 때문이었죠. 엠마 스톤이 주연을 맡은 이지A란 영화 말입니다. 주홍글씨를 기본 텍스트로 다루면서 원작의 주제의식을 현재 여고생의 시선에서 재해석했다는 영화는 작중에서도 수업 교재로 주홍글씨가 계속 언급되지요. 여튼 그렇게 나타니엘 호손 원작의 성인용 번역서를 통해 난생처음 제대로 접하게 됐습니다. 대강의 줄거리는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읽은 주홍글.. 더보기
도착의 론도 - 오리하라 이치 도착의 론도 오리하라 이치 (2011.31) 제목 '도착의 론도'의 도착은 일본어 발음으로 도작/도착이 동일하다고 한다. 도착증과 도작이란 두가지 주제가 변주된 이야기에 적절하게 들어맞는다 하겠다. (어쩌면 이야기의 구상의 씨앗이 여기서부터일 지도 모른다느 생각도 든다.) 작가 지망생 야마모토 야스오는 월간추리 신인상을 목표로 작품을 완성하지만 사로고 작품을 잃어버린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친구는 살해당하고 자신도 죽을 고비를 넘긴다. 결국 그의 작품 은 신인상을 수상하지만 당선자는 야마모토가 아니다. 도난은 도작으로 이어지고 일련의 사건은 도작자가 자신의 도둑질을 감추기 위한 행동임을 짐작하고 야마모토는 빼앗긴 상금과 명예를 되찾기 위한 복수를 결심한다. 제목만큼이나 독특하고 흥미로운 스토리다. 실지 .. 더보기
삼악도 - 김종일 삼악도 김종일 (2011,30)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린 소설가에게 어느 날 매력적인 제안이 들어옵니다. 작업중인 영화 각본을 완성시키는 작업에 참여하는 대가로 천만원을 주겠다는 거지요. 한 가지 조건이라면 각본의 원안자이자 감독인 남자에게 '전적으로' 협조할 것입니다. 그리하야 감독과 작가 또 한명의 스탭 세 명의 남녀는 정해진 기간 안에 작품을 끝내기 위해 어느 외딴 섬으로 향합니다. 삼악도란 이름의 섬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기괴한 용모 만큼이나 해괴한 행동을 일삼는 노인인데 뭔가 꿍꿍이가 있는 듯 행동하다가도 감독 앞에선 벌벌 기며 집사노릇을 충실히 하는 모습이 심상치 않습니다. 처음엔 MT라도 가는 기분으로 시작한 섬여행은 갈수록 꼬여만 가고 시나리오 집필과 관련해 감독과의 갈등이 커져가는 .. 더보기
제임스 카메론 상상하라, 도전하라, 소통하라 제임스 카메론 상상하라, 도전하라, 소통하라 이윤정/김지영 공저 (2011, 29) 영화판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제임스 카메론이란 이름은 들어봤을 겁니다. 설령 그 이름을 모른다 하여도 그의 영화 한 편 정도 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다고 해도 좋을 거고요. 이 책은 제임스 카메론이란 인물의 삶을 그가 만든 작품 중심에 두고 연대기적으로 간략히 서술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영화 관련 트리비아들을 통해 그의 인물상을 보여주는 일종의 전기물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제임스 카메론이 '감독'이란 직함을 내건 장편 극영화가 고작 8편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30년 넘게 헐리웃 영화판에서 활동하며 흥행의 제왕으로 불리며 수억달러의 흥행기록을 세우고 아카데미까지 거머쥔 남자의 필모그래피 치고는.. 더보기
백사도 - 김내성 백사도 김내성 (2011,28) 한국 추리문학의 역사를 논하자면 절대로 빠질 수 없는 인물 김내성의 작품을 모은 단편집니다. 그괴기,번안편이란 제목 대로 그의 작품 중 기이하고 끔찍한 소재를 다룬 변격적 단편 5개와 코넌 도일의 셜록홈즈 시리즈를 번안한 작품 3개가 수록되었다. 광상시인 - 새벽녘 기차역 대기실에서 오래전 알고 지낸 남자와 마주친 주인공의 이야기다. 회상구조를 통해 묘사되는 과거의 사건은 스와핑, 네크로필리아 같은 자극적 소재를 활용한다. 물론 현대 작품들 처럼 소재 만큼이나 자극적이고 적나라한 묘사는 없지만 분위기 만으로도 독자를 압도한다. 무마 - 재치있는 반전으로 소설 속 캐릭터만이 아니라 독자들의 뒤통수도 치는 구조. 최근에야 자주 쓰이는 트릭이지만 당시에 이런 장치를 생각해내고 .. 더보기
악마는 꿈꾸지 않는다 - 한국추리작가협회 악마는 꿈꾸지 않는다 한국추리작가협회 엮음 (2011,27) 한국추리작가협회에서 올해의 추리소설이란 타이틀 하에 정기적으로 출간하는 단편집이다. 이번 책은 2010년에 출간 되었으며 모두 11편의 단편이 수록되었다. 여러 편이 수록된 만큼 본격부터 변격까지 따양한 스팩트럼의 작품들을 접할 수 있다. 곰 인형을 안은 소녀 - 정석화 미스테리적 성격이 짙은 정석적인 글이다. 작가가 상당한 사전조사를 했음이 분명하지만 때로는 지나치게 드러낸다는 느낌도 있었다. 오래전 내연관계였던 여자의 살해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의 이야기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되 여자의 딸이 어쩌면 자신의 혈육일지도 모른다는 갈등과 살인사건의 미스테리가 동시에 전개되며 긴장을 유발한다. 공들인 만큼 완성도가 높은 글이지만 불친절한 결말은 .. 더보기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 공지영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그러니까 공지영... (2011,26) 공지영이란 작가에 그닥 관심이 없던 저에게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역시나 그녀가 출연했던 '무릎팍 도사'일 것입니다. 어쩌다 보니 공지영 작가의 본방을 사수(?)하면서 아.. 저 사람이 공지영 작가구나. 얼래 이쁘시네, 얼래 약간 공주과? 생각보다 젊네. 등등의 단상과 함께 얼핏얼핏 언급되는 파란만장한 개인사까지 더해 결국 끝까지 코너를 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참 여러가지를 했던 그날 방송에서 공지영 작가는 자신이 한참 힘든 시절을 극복할 수 있었던 인연이 '지리산 사람들'에 대해 얘기했는데요. 점심에 만나기로 약속해서 부랴부랴 갔더니 다들 늘어져 자고있었다던가, 연 50만원이면 집 걱정 없는 삶 등에 대해.. 더보기
127시간 - 아론 랠스톤 127시간 아론 랠스톤 (2011,25) 극한의 상황에 처한 인간이 그것을 극복하는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특히나 평상시라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방법으로 살아났다면 더욱 그렇지요. 센세이션인 동시에 생존을 위한 인간의 숭고한 자기희생이기도 합니다. 그것을 보며 느끼는 감정은 복잡하긴 합니다. 예를 들어 '얼라이브'에서 살아남기 위해 죽은 지인의 인육을 먹는 사람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작가가 직접 격은 실화를 바탕으로 씌여진 이 책 127시간 역시 유사한 이야기입니다. 작가인 아론 랠스톤은 홀로 협곡을 여행하던 도중 돌에 깔리는 사고를 당합니다. 돌쩌귀에 오른 팔이 뭉개진 채 6일간 사막 한가운데 협곡에 갇혀있던 그는 결국 스스로 자신의 오른팔을 자르는 탈출을 감행하여 구사일생으로 살아.. 더보기
금요일 밤의 미스터리 클럽 - 구지라 도이치로 금요일 밤의 미스터리 클럽 구지라 도이치로 (2011. 24) 9개의 단편이 연작 형식으로 이어진 책이다. 개별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마치 연속극 처럼 같은 형식이 반복되고 있는데 근래 읽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명탐정의 규칙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야기들은 공통적으로 다음 세 가지 표제로 구성된다. 1. 술, 그중에서도 일본주에 대한 지식 2. 메르헨으로 대표되는 서양 동화의 재해석 3. 알리바이 깨기 실질적인 주요 등장인물은 네 명으로 바 '숲으로 통하는 길'의 마스터와 단골손님이자 마스터의 술친구 격인 범죄심리학자 야마우치, 형사 구도 그리고 이 세 중년남의 세계에 갑자기 끼어든 미인손님 사쿠라가와. 세 남자는 언제나 일본주와 형사인 구도가 골머리를 썩고있는 근래의 미제사건에 대해 떠들어대고 사쿠라가와는.. 더보기
더 박스 - 리처드 매드슨 더 박스 리처드 매드슨 (2011,23) '나는 전설이다'의 작가 리처드 매드슨의 단편집 1. 버튼, 버튼 : 이상한 장치 환상특급과 영화로 접한 익숙한 이야기다. 작은 버튼을 누르면 지구상 어디간에서 사람이 죽는다. 당신이 잘 모르는 사람이 될 것이며 버튼을 누른 보상으로 5만달러를 받게 된다. 당신은 버튼을 누를 것인가? 흥미로운 설정은 철학적 고민을 끌어낼 수도 있을 것이고 윤리적 은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단지 버튼을 누르는 행위'만으로 대량 살상이 가능해졌으니까. 일례로 최근의 프레데터 같은 무인 정찰기의 조종사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과 비슷한 딜레마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화면으로 보는 영상은 실재인가, 아니면 훈련용 시뮬레이션인가. 아니면 흐릿하게 보이는 건.. 더보기
섬 그리고 좀비 - 백상준 외 4인 섬 그리고 좀비 (ZA 문학 공모전 수상 작품집) 백상준 외 4인 (2011,22) 2010년 황금가지에서 진행한 ZA(좀비 아포칼립스) 공모전 수상작품들을 모은 책이다. 사실 나도 같은 공모전에 응모했기 때문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는 책이었다. 수상하지 못한 자의 질투일까. 수록된 수상작들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작품들도 있었다. 섬 - 백상준 어둠의 맛 - 펭귄 잿빛 도시를 걷다 - 황희 도도 사피엔스 - 안치우 세상 끝 어느 고군분투의 기록 - 박해로 섬 - 좀비 창궐 이후 자신의 아파트에 갇혀버린 남자의 이야기다. 좀비의 바다 속에 갇힌 아파트 섬이라는 제목의 상징은 현대 사회 속에서 각자가 혼자만의 섬과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개인에 대한 은유로 이어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조금 그런 부분도.. 더보기
표적 - 엘모어 레너드 표적 엘모어 레너드 (2011, 21) 은행털이범 잭 폴리는 예전 감방 동료 버디의 도움을 받아 탈옥을 감행한다. 다른 죄수들의 탈옥을 이용하려는 작전은 계획대로 흘러가는 듯 보였으나 때마침 업무차 감옥을 찾은 연방 보안관 캐런 시스코와 마주치게 되며 묘하게 꼬이기 시작한다. 탈주를 위해 자동차 트렁크에 함께 들어간 은행강도 탈옥수와 유능한 연방 보안관, 두 남녀 사이에는 묘한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1925년 출생이니 이제 90살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여전히 '현역'이라는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 엘모어 레너드의 작품이다. 그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야 여러 편 봤지만 (이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다. 원작에 있어서 경쟁이 치열할 헐리우드 영화판에서 그의 작품은 최근까지도 꾸준히 영화화 되고 있으니).. 더보기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 넬레 노어하우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넬레 노어하우스 (2011, 19) 결혼 후 남편 사업을 도우며 간간히 집필해 자비출판하던 주부 작가를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올린 작품으로 에 이은 타우누스 시리즈 네 번째 작품입니다. 11년전 조용한 시골마을인 알텐하인에서 두 명의 여학생이 실종됩니다. 결국 소녀들은 발견되지 않지만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증거는 그녀들과 삼각관계에 있던 학생 토비아스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증거들에 의존해 살인혐의에 유죄판결을 받은 토비아스는 감옥에 수감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형기를 마친 토비아스가 아버지가 살고 있는 마을로 다시 돌아옵니다. 마을 사람들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그의 귀향을 바라보며 개중 몇몇은 직접적으로 린치를 가하기도 하는 사이 실종된 여성 중 한명이자.. 더보기
송가네 공부법 - 송하성 송가네 공부법 송하성 (2011, 18) 언제부터인가 국내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전통적인 문학이나 인문교양서적을 제치고 리스트를 차지하는 건 수험서들과 자기계발서입니다. 이 책은 아마도 이 두 분류 가운데 어디엔가 걸쳐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 송하성은 광주상고 졸업 후 공무원, 외교관을 거쳐 현재 대학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의 형제와 두 아들까지 '송 가'에서 5명의 고시합격자를 배출했고 하버드,조지타운,북경대에 진학했습니다. 이 책은 그 제목처럼 이렇게 여러 명의 인재를 배출한 가문의 특별한 공부법을 소개하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런 책의 주 독자층은 아마도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런 학부형들에게 이 책은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요. 그러니까 얼마나 '비밀스럽고' 또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