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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reading 100 books

벌집을 발로 찬 소녀 1,2 - 스티크 라르손


 

벌집을 발로 찬 소녀

스티그 라르손

(2011,49/50)



스웨덴 작가 스티그 라르손의 베스트셀러 밀레니엄 시리즈의 마지막 편입니다. 여기까지 원고를 출판사에 넘기고선 작가가 사망했으니 (현재로선) 유작인 셈입니다. 여튼 줄거리는 전편인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의 결말에서 이어집니다. 아버지와 오빠에게 '복수'하러 갔다가 두드려 맞고 생매장 당하고 것도 모자라 머리에 총까지 맞았던 용문신을 한 소녀 리스베트 살란데르가 불사조 마냥 부활하여 복수를 감행...하는 이야기는 아니고 전편에서 벌어지고 밝혀진 상황을 하나씩 마무리해나가는 내용입니다. 전작이 액션에 치중한 경향이 있다면 이번 이야기는 마치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두뇌싸움과 함께 법정 스릴러의 느낌도 있습니다.

시리즈의 상징이자 주인공인 살란데르가 뇌수술을 받고 살인 혐의로 기소를 받을 상황에서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감금 되어있다는 설정이 마지막까지 이어집니다만 그럼에도 긴장감이 철철 넘쳐 흐릅니다. 앞서 찔끔찔끔 보여줬던 세포 내 비밀조직 '섹션'의 정체가 상세히 설명됨과 동시에 마지막 살란데르의 재판에 맞추어 이들 조직을 괴멸하는 슈퍼 블롬크비스트와 밀레니엄 식구들의 활약이 그 자리를 대신 하거든요. 살란데르와는 대척점에 놓일 법한 피구엘라라는 매력적인 여형사 캐릭터가 추가되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합니다.

책은 소설이기 이전에 하나의 잘 쓰여진 르뽀 기사를 보는 느낌마저 듭니다. 미카엘이 어떻게 세포의 훼방과 위협을 극복하고 이용하면서 그들의 정체를 밝혀내는지 차분하고 상세하게 설명해 나가는 부분을 흥미롭게 읽다보면 거기에 인용되거나 겹쳐지는 실제 사건들에 대한 흥미도 동하니까요.

1편이 캐릭터들을 소개하고 판을 벌리는 프롤로그 같은 느낌이었다면 2편과 3편은 하나의 묶음으로서 커다란 사건을 그리며 공간과 인물을 확장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어찌 되었든 3권의 말미엔 '그래서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답니다'의 밀레니엄 버젼쯤 되는 결말이 기다리고 있긴 하지만 다음 이야기에 대한 갈증 역시 함께 커집니다. 과연 밀레니엄 다음 시리즈가 나오게 될까요? 일단 작가가 죽기 전에 썼다는 원고들이 있기는 한 모양입니다만 말입니다. 지금으로선 올 년말 나오게 될 헐리웃 리메이크 버젼이나 기다려야 할 모양입니다.

그나저나 스웨덴은 정말로 매춘이 합법인가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