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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reading 100 books

20세기 소년 - 박형근


 

20세기 소년

박형근

(2011,45)


제5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대상수상작

글쎄올시다. 이 말부터 떠올랐다. 과연 이게 대상을 받을 만한 작품인가? 거기서 두개의 질문이 파생된다. 첫째는 출품작 수준이 전체적으로 낮았던 건가?이다. 하지만 책 말미의 심사평을 보면 전년보다 '작품 수는 줄었지만 수준은 높아졌다'란 문구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그렇진 않은 모양이다. 그렇다면 둘째가 심사기준에 대한 궁금증이다. 개인적으로는 인터넷 하위문화에 익숙치 않거나 정보량이 부족한 심사위원들이 작가가 풀어놓은 썰에 속아넘어간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사실 책속의 정보들은 작중 20세기 소년들이 그러했듯이 조작되고 뒤틀어져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론 조금의 검색을 통해 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의 피상적 진실에 접근해 있다. 문제는 그런 정보들을 다루는 방식이다. 책을 읽는 내내 내 머릿속을 채운 단어는 '중2병'이었다. 작중의 주인공을 비롯한 대부분의 인물은 것멋들린 중2병 사춘기 '소년'들이다. 이건 세기가 필요없다. 어느 시대에든 있는 아이들이다. 그런 애들이 하는 행동들 말들은 하나같이 것멋들렸고 작위적이고 가짜처럼 보인다. 심지어 작가 스스로도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주인공을 비롯한 20세기 소년들은 작가의 대변인이라기 보다는 그들보다 더 겉멋 들린 조롱감이다. 서브 캐릭으로 가면 더욱 심각해진다. 하위문화를 마치 혁명가처럼 그리고 있지만 사실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서브컬쳐에 대한 작가의 편견어린 시선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장난감을 좋아하면 피터팬 신드롬에 빠진 변태 오타쿠라는 식으로 소수자들이나 서브컬쳐를 편견어린 시선으로 정형화시킨다. 그리고 자기 편한대로 이용한다.

작가의 불만은 21세기임에도 변하지 않은 현실이 아니라 20세기의 꼰대스러움에 대한 노스텔지어의 상실이 아닐까 의심스럽다. 표면적 겉치레에 집착하는 21세기 아이들을 비판하면서도 정작 책속지 사진은 뽀샵으로 슬쩍 늘려놓은 작가 사진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