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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집

더 박스 - 리처드 매드슨 더 박스 리처드 매드슨 (2011,23) '나는 전설이다'의 작가 리처드 매드슨의 단편집 1. 버튼, 버튼 : 이상한 장치 환상특급과 영화로 접한 익숙한 이야기다. 작은 버튼을 누르면 지구상 어디간에서 사람이 죽는다. 당신이 잘 모르는 사람이 될 것이며 버튼을 누른 보상으로 5만달러를 받게 된다. 당신은 버튼을 누를 것인가? 흥미로운 설정은 철학적 고민을 끌어낼 수도 있을 것이고 윤리적 은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단지 버튼을 누르는 행위'만으로 대량 살상이 가능해졌으니까. 일례로 최근의 프레데터 같은 무인 정찰기의 조종사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과 비슷한 딜레마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화면으로 보는 영상은 실재인가, 아니면 훈련용 시뮬레이션인가. 아니면 흐릿하게 보이는 건.. 더보기
우리 이웃의 범죄 - 미야베 미유키 우리 이웃의 범죄 미야베 미유키 (2011.14) 우리 이웃의 범죄 (데뷔작/ 표제작) 제16회 추리 소설 신인상 수상작이자 작가의 데뷔작이다. 생활소음이란 평범한 소재에서 출발하여 사회문제나 당시의 사건들을 함께 끌어들이는 것이 역시 지금의 미야베 미유키의 시발점이구나 싶은 작품입니다. 마코토 가족은 어렵사리 구한 집이 마음에 들지만 단 한가지 그들을 괴롭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옆집에 혼자 사는 여자가 키우는 애완견 밀리다. 부동산 사업가의 정부인 듯 보이는 여자는 개가 밤새 짖어대건 말건 신경쓰지 않는 눈치고 개짖는 소리에 마코토 가족은 신경쇠약에 걸릴 지경이다. 그러던 어느날 마코토는 삼촌과 작당하여 옆집에 몰래 들어가 개를 데리고 나와 어디론가 입양보낼 생각을 한다. 옆집이 빌 때를 노려 지붕 아.. 더보기
안녕, 인공 존재! - 배명훈 안녕, 인공존재! 배명훈 (2011. 10) 타워라는 인상적인 장편으로 처음 접한 작가의 단편집이다. 전체적으로 흥미롭고 빠르게 읽힌다. 그런데 이야기를 요약하자니 힘들다.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담고자 하는 메시지는 꽤나 깊어 보인다. 크레인 크레인 - 처음 발표 비행학교를 다니던 중 갑자기 가업을 이어야 한다며 훌쩍 중국으로 떠난 동기 은경에게 주인공은 묘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녀를 잊지 못하던 그는 결국 아내에게 거짓말을 둘러대고 중국으로 향한다. 어렵게 찾아간 그녀의 마을에서 처음 그를 맞은 건 버스를 통째로 들어올려 절벽위 마을까지 끌어올리는 거대한 크레인, 그리고 크레인을 운전하는 것은 은경이었다. 그것이 그녀가 말하던 가업이고 마을에선 단순한 크레인 운전수가 아닌 '무당'으로 통한다는 사실을.. 더보기
독재자 - 듀나 외 8인 독재자 듀나 외 8인 (2011.9) 비교적 젊은 쟝르 작가들이 '독재/독재자'라는 주제에 따라 쓴 9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앤솔러지다. 파수 - 김창규 파멸로 향하는 미래의 어느 시점 또는 다른 차원의 세계를 배경으로 한 글이다. 여기서 파수꾼은 외부로부터의 침입이 아닌 내부로부터의 이탈을 경계한다. 파수가 지키는 경계의 밖은 무너져내리는 무저갱 같은 세계이고 그 원인은 에너지 균형의 붕괴다. 섬처럼 남은 세계의 사람들은 파멸을 막을 길이 없다. 그저 파멸을 늦추기 위한 삶을 살 뿐이다. 그들의 대 원칙은 철저한 에너지 보존. 필요한 만큼만 에너지를 사용하고 그만큼의 에너지를 만든다. 에너지를 허투로 쓰거나 아무런 생산도 하지 않는,못하는 자는 이 세계에서 불필요를 넘어 파멸의 순간을 앞당기는 암적 존재.. 더보기
지하도의 비 - 미야베 미유키 지하도의 비 미야베 미유키 (2011.4) 지하도의 비 표제작, 작은 반전이 있는 소품이다. 처음 붉은 동백이 그려진 남자의 넥타이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가는 아이디어가 좋다. 중반 이후까지도 검은 집이나 미저리 같은 이야기를 생각했는데 의외로 말랑말랑한 로맨스적 결말이라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다 읽고 나중에 곰곰히 곱씹어 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았지만. (이야기 중에 나오는 노래를 들어보고 싶다.) 결코 보이지 않는다 괴담 느낌이 나는 소설이다. 택시도 잡히지 않는 심야의 정류장에서 만난 노인과 주인공. 노인의 회상이 전개되며 이야기는 천천히 현재의 상황과 맞물려간다. 일본 창작물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한번 쯤 들었을 '붉은 실' 이야기의 변형인 '검은 실'이 나온다. 사랑을 이어주는 붉은 실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