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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reading 100 books

주홍글씨 - 나다니엘 호손


 

주홍글씨

나다니엘 호손

(2011,32)

주홍글씨를 접한 건 딱 두번이었습니다. 어릴적 어린이용 문고로 대폭 각색된 책, 그리고 데미무어가 나왔던 영화. 그나마 영화는 제대로 본 것도 아니고요. (얘기를 들어보니 영화는 각색을 심하게 해서 원작과는 전혀 다른 작품이라고도 하더군요)

여튼 제가 다시금 주홍글씨를 읽어보려고 든것은 엉뚱하게도 헐리웃 청춘영화 때문이었죠. 엠마 스톤이 주연을 맡은 이지A란 영화 말입니다. 주홍글씨를 기본 텍스트로 다루면서 원작의 주제의식을 현재 여고생의 시선에서 재해석했다는 영화는 작중에서도 수업 교재로 주홍글씨가 계속 언급되지요. 여튼 그렇게 나타니엘 호손 원작의 성인용 번역서를 통해 난생처음 제대로 접하게 됐습니다.

대강의 줄거리는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읽은 주홍글씨는 제 예상과는 많이 다르더라고요. 저는 막연하게 주인공 헤스터 프린이 청교도적 가치관과 충돌하며 여성으로서 정체성을 찾아가고 사랑도 하고... 뭐 그런 책인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적어도 주인공은 당연히 중홍글씨를 단 헤스터 프린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찌질찌질 왕찌질이 목사 아저씨가 주인공이고 수백페이지 내용이 흐르는 내내 그가 얼마나 찌질한지 얼마나 용기가 없는지 그래서 얼마나 많은 살마들이 피해를 입었는지에 대해서 늘어놓는 내용이라고 생각도 못했습니다. 물론 호손의 의도는 그게 아니었을 겁니다. 어떻게 주홍글씨를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책들도 많이 나왔으니 찬찬히 살펴봐도 될 일이지요. 적어도 현재의 제 입장에서 보자면 아랫도리 잘못 놀린 실수를 끝까지 인정않고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끝내는 사람들 앞에서 병신인증하고 죽은 찌질남 이야기더라 이겁니다. 이거 좀 충격이었습니다.

요즘 같았으면 어떨까요? 그러니까 모두에게 존경받는 종교인이 불륜을 저질렀다면.... 그냥 아래 기사 하나 링크하고 말렵니다. 적어도 호손의 시절엔 찌질하긴 했어도 '수치심'이나 '원죄의식' 같은 말들이 나름의 의미는 가지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종교인들과는 달리 말입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329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