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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reading 100 books

제임스 카메론 상상하라, 도전하라, 소통하라


제임스 카메론 상상하라, 도전하라, 소통하라



이윤정/김지영 공저
(2011, 29)

영화판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제임스 카메론이란 이름은 들어봤을 겁니다. 설령 그 이름을 모른다 하여도 그의 영화 한 편 정도 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다고 해도 좋을 거고요. 이 책은 제임스 카메론이란 인물의 삶을 그가 만든 작품 중심에 두고 연대기적으로 간략히 서술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영화 관련 트리비아들을 통해 그의 인물상을 보여주는 일종의 전기물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제임스 카메론이 '감독'이란 직함을 내건 장편 극영화가 고작 8편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30년 넘게 헐리웃 영화판에서 활동하며 흥행의 제왕으로 불리며 수억달러의 흥행기록을 세우고 아카데미까지 거머쥔 남자의 필모그래피 치고는 너무나 간소하지 않습니까. 심지어 8편의 영화 중 세 개는 속편이고 그 나마 두 편의 전편은 다른 감독 작품이라면 일반적으로 영화 몇 개 찍고 영화판에서 사라졌거나 직종전환한 감독의 필모라고 생각될 정도니까요.

책에선 그런 그의 영화이력을 선택과 집중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올인하며 최고의 성취물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란 거죠. 전 이걸 그의 '덕후기질' 때문이라고도 생각합니다. 그의 영화나 이력들을 보면 덕후적 기질이 다분하거든요. 그는 밀덕이며 해양덕후고 기계덕후입니다. 영화판에서 그의 첫 커리어가 특수효과 기술자였으며 사실 그쪽으로 커리어를 이어가려고 했고. 어릴적 자쿠스토의 다큐를 보며 빠져든 바다/심해에 대한 관심을 결국 어비스,타이타닉 작품으로까지 이어간 것 등등 아마도 그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덕후 중 하나일 겁니다.

책은 이러한 그의 기질과 그에 얽힌 영화 제작의 에피소드 그리고 개인사들에 대해 단편적인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바타의 흥행에 힘입어 제작된 책인 만큼 결론적으로 제임스 카메론 대단해 우왕 ㅋ 굿 같은 어조로 마무리가 되긴 하지만 중간중간 짚어야 할 부분에선 그의 고집불통 성격이나 촬영장에서의 독재자로서 면모에 대해서 콕콕 집어주기도 합니다. 특히나 어비스 촬영 중 스태프는 물론 배우들까지 사선을 넘나들 정도의 요구를 했던 부분은 그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성공한 매니저가 되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이 책은 전기로서의 기능은 약합니다. 밀도는 얕고 제임스 카메론 개인사 보다는 영화 감독으로서 업적에 치중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감독 카메론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흥미로운 책입니다. 저자의 말에서 나온 것처럼 국내에 여지껏 제임스 카메론에 대한 책이 없었다는 점은 놀랍습니다. 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라면 한 번 쯤 일독할 것을 권하고 싶은 책이며 동시에 제임스 카메론이란 걸출한 사람의 성공요인에 대한 분석이란 점에서 요즘 나오는 자기계발서들 열권보다 가치있는 책이라고도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