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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ncy's thinking

이거야 말로 정신승리의 표본

 

최근 말 많았던 박원순 시장 아들 병역비리 의혹건과 관련하여
D모 게시판의 한 유저가 꾸준히 강용석을 옹호하며 MRI가 가짜이고 비리가 있을 것이다란
의혹을 강하게 제시했다. 주장이야 가능하겠지만 합리적 설득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나 몰라라 주장만 늘어놓던 해당 유저에게 다른 사람들은 결국 포기하고
그래 결론 나는 걸 보자... 이런 분위기로 갔고
그 와중에도 그 유저는 '그래 결론 나면 니들 할 말 없을 걸?'이라며 조중동도 포기하는
분위기에 잡언론으로 분류되는 몇몇 기사들이나 전의총(지금 열심히 쪽 팔고있는)의
견해들을 실어나르며 이거봐 비리잖아! 그거 다 가짜야!를 외쳤다.
게다가 이 유저의 전적을 보면
도저히 말이 안 통하는 벽창호 정신승리 기질을 엿보였는데...

결국 운명의 그날 재검결과가 나오고 MRI인증이 이루어지자
그 유저는 이런 글을 남긴다.


솔직히 조금 멋지다고도 느꼈다.
시간을 보면 알겠지만 결과발표 나고 곧바로였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자중하겠다.
가장 깔끔하고도 확실한 대처였다.
지금까지 이미지와도 많이 다른 이 모습에 아.. 사람은 꽃보다 아름답구나 생각하려는데.

그.러.나...

대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불과 이틀이 채 지나지 않은 오늘 이 유저가 도로 컴백한 것이다.
게다가 언행도 저~언혀 바뀌지 않았다.
이쯤 되면 점 하나라도 찍고 나올 마당에...
그리하야

위의 짤방과 함께 잠수타신다더니 왜 이러시냐는 물음에



무슨 잠수를 그리 오래 타냐, 나 물속에서 오래 못 버틴다...
라고 호통하는 유저...

아.. 대단하다. 어떤 의미론...

잠수시간 드립에 한 마디 하자 이번엔...


관점, 주관 드립...

이쯤이면 궁극의 정신승리인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예 게시글로 자신의 잠수시간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보고 입장표명을 하는데
이게 또 명문...

 오늘 잠수타고 올라오니 많은 분들이 시비를 거셔서요.....


역린지화라고 들어보셨나요?

역린이라고 하는 것은 용의 턱밑에 난 비늘로, 여기는 용의 급소이기 때문에 여기를 건드리면 용이 불같이 화를 내서 그 사람을 죽인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운전중에 라디오를 들어보니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이야기가 나옵니다.
간추려서 들려드리지요.

왜 지난 며칠 동안  박원순 아들 사건으로 (많은 국민들이 이성을 잃고) 온나라가 시끄러워졌는가?
한국 사람들에겐 몇 개의 역린(건드리면 폭발하는 급소)가 있는데......하나는 독도이고 또 하나는 '병역 문제'이다.
일본인이 '독도'문제를 건드리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좌우, 남녀노소할 것 없이 하나로 되어 일본을 규탄하고 일본 대사관 앞에서
화형식도 거행하고 온국민이 폭력적으로 변한다.
그 이유는 독도는 한국인에게 역린이기 때문이다. 일본인들도 그걸 알기 때문에 자신들의 정치적인 목적(총선)으로 우익 계열 정치인들이 한번씩
툭툭 건드린다. 한국인들은 그걸 알면서도 '독도' 이야기가 나오면 불같이 화를 낼 수 밖에 없다. 거기서 이성을 찾는다는 것은 사치스런 일이다.
한국민들이 모든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그렇게 흥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왜냐면 역린을 건드렸기 때문에.....
 
이번 박원순 아들 사건도 근본적인 원인을 추적해 들어가면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역린' 즉 병역 문제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병역문제는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식을 군대보내는 가정, 부모들에게도 최대 관심사항이기 때문에
불공평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병역 면탈자가 생긴다면 모든 국민들이 일심단결하여 흥분하게 된다.
대표적인 예가 유승준과 MC 몽 사건........다른 사건들은 사안에 따라 용서도 받지만 병역을 고의로 면탈한다는 의혹은 받는 인사들에게는
국민여론은 아주 가혹하고 냉담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무관심했던 사람들, 혹은 이성적이었던 사람들 도 병역 이야기만 나오면 같이 흥분하기 마련이다.
이번 박원순 아들 문제는 강용석 의원의 개뻘짓으로 드러났지만

(왜 많은 분들이 강용석에게 낚였는가를 생각해보면......)

기저에 깔린  국민들의 마음은 "제발 공정하게 병역 문제를 처리해달라"는 것이었다. 현재 고위 공직자들 태반이 병역 면제자라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는

국민들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할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어제 박원순 서울 시장의 전문에도 "제 자식이 공익으로 가서 군인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느낍니다"라는 표현이 들어갔던 것이다.

어설프게 남에게 싸움 걸지 마시기 바랍니다.

일단 표적이 병역문제에 대한 심정적 동요나 강용석에게 낚인 문제를 떠나
'잠수타겠다(=자중하겠다)'란 발언에 책임지지 못하고 또 다시 어그로 끌려는 작태에 대한 것임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척 하는 부분부터 유체이탈 화법의 냄새가 느껴지는데
게다가 자신의 반응은 '한국인의 국민성'을 놓고 보았을때 매우 일반적이고 상식적이었다고
변호까지 치려는 시도가 참으로 애잔하다... 아후...


+ 추가

현재 위의 '역린' 게시물에 이런 댓글이... ㅜㅜ

S모님 : '임금의 화'라....그냥..불쌍해요...자판을 두드리면서 뭔가 야릇한 미소를 짓고 있으나....불쌍해요...

이 댓글에 대해 문제의 유저의 반응

S모님 / 역린이란 '임금의 화'가 아니라.....역이란 뒤집어질 역, 린은 비늘 린입니다. 즉 상상의 동물이라는 용의 비늘은 완벽하게 배열되어 있는데 딱 한군데 턱 아래에만 비늘 하나가 뒤집혀있는겁니다. 그 비늘을 건드리면 용이 이성을 잃고 분노하여 상대방을 죽인다는거에요. 한비자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갑자기 왠 왕 이야기니? 넌 역린이 왕인줄 아나본데? 내가 역린에 대해 알려줄게...라는 식의 댓글. 그런데 저게 웃긴 게... 일반적 상식을 가진 성인이면 역린이 뭔지 모를 리 없다. 더구나 저 게시판 성격상 ''까지 넣어가며 썼을 때엔 다 이유가 있다. 뭔 소리인고 하니...

문제의 유저에게 다른 분이 이런 댓글을 남겼으니...

문제의유저님 / 『한비자』의 ‘세난편(世難篇)’을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눈에 띈다.
“용은 성질이 유순하므로 길들이면 탈 수도 있다. 그러나 턱 밑에 길이가 한 자나 되는 ‘거꾸로 솟은 비늘[逆鱗(역린)]’이 있으니, 용을 길들인 사람이라 할지라도 만약 이것을 건드리면 반드시 그를 죽인다. 군주한테도 역린이 있은즉, 군주를 설득하고자 하는 사람은 이 역린을 건드리지 않아야만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임금에 대한 경외감과 기피심을 표현할 때 이 구절을 즐겨 인용했다.

아....... 잘난 척도 적당히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