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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ncy's thinking

내가 헬스장을 버리고 공원을 택한 이유

평생 살아 오면서 세 번 헬스장에 가입한 적이 있습니다.
한 번은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거였고 나머지 두 번은 일반헬스장이었어요.
그리고 세 번 모두 돈만 버리고왔죠.
그나마 본전을 뽑은 마지막 헬스장은 목욕시설이 잘 되어있어서 운동보단 목욕하러...(--);간 덕이었고요.
헬스장에 헌금하러 가는 호갱님들의 사연이야 많겠지만 제 경우엔 '할 운동이 없다'는게 제일 컸어요. 헬스장에서 하는 운동이란 게 크게 세가지로 나뉘더군요.
1. 유산소
2. 무산소(근력)
3. 여럿이서 하는 그룹강좌
이중에서 전 거의 1번만 하다가 오는 스타일이었는데요.
3은 추가금액이 필요하고 공짜 클래스더라도 남자 혼자 들어가기엔 상당한 철판이 필요한 수업들(요가,필라테스,힙합댄스 등등... )이 많아서였고
2번 같은 경우는 제가 워낙 근력이 달리는데 '훅훅' '퐈퐈'하는 짐승근육아저씨들이 열내 옆에서 혼자서 여자분들이나 들법한 아령들고 '혹혹' '포포'하려니 면이 팔리고 괜한 자괴감이 들어서였지요. (저질 체력/근력의 남자분들 헬스장가면 공감하실 듯)
할 게 없어 1만 계속하다보니 당연히 힘만 들고 재미도 없습니다.
그러다가 빼먹게 되고 결국 발을 끊게 되는 거지요.
그 돈을 질러놓고 니가 지금 다른사람 눈치보게 생겼니라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생각해보면 비만인이 살을 빼기위해 헬스장을 가는 이유엔 '주위사람의 시선'이 크게 작용합니다.
남들의 XX보는 듯한 시선이 겨워서 살 빼러 갔는데 거기서도 그런 눈총 받으려니 힘들고 짜증나고 하기 싫은 거지요.
 
결국 제가 효과를 본 것은 야외운동 (뭐 여전히 유산소 중심이지만)이었습니다.
최근 운동량의 대부분은 집 주변 공원을 도는 것입니다.
작년 말 지금의 집으로 이사오면서 가장 좋았던게 공원이 가까웠다는 거지요.
아래 사진이 요즘 제가 이용하는 조깅코스입니다.
..


코스를 한 바퀴 돌면 3km가 조금 모자라는 정도인데 작은 산 주변을 도는 코스라 경사고저가 있어서 심심하지 않고 운동효과도 좋습니다.

정 지겨우면 중간에 등산로로 변경해 산을 오를 수도 있고, 작은 생활체육 공간도 있고 이도저도 싫으면 잔디광장에서 뒹굴뒹굴 할 수도 있어요.

한 가지 단점이라면 '공원'인 관계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커플 어택을 당해야 한다는 거.... ㅜㅜ

 

제가 얼마나 저질체력이냐 하면 처음 운동 시작할때 저 코스를 두 바퀴 '걸어서' 돌면 땀범벅이 되었어요.

심지어 발에는 물집이... 아무리 살이 쪘다지만 30대 남성 평균 체력에서 한참을 못 미치는 수준이었죠.
그래도 꾹 참고 꾸준히 하니 역시 체력이 꾸준히 늘더군요, 여기에 감량으로 몸이 가벼워지니까 요즘은 한결 편하고 제법 속도도 붙었습니다.

 어제는 코스 네 바퀴를 돌았는데 그중 두 바퀴는 달렸더랬지요.

거리로 6km정도를 쉬지 않고 달린 게 군대 훈련받을 때가 마지막이었으니 거진 7-8년전 이야기네요.

앞으로 좀 더 체력을 길러서 10km 생활마라톤 정도는 할 수 있는 정도로 만들 생각입니다. 그래봤자 평균남성 체력 정도지만요...

보라는 보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