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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ncy's thinking

DIMF(대구 국제 뮤지컬 페스티벌) 전야제, 그리고 진상...


1.

내일부터 본행사가 시작되는 DIMF 전야제를 다녀왔습니다.

두류공원 야외무대 (코오롱 야외음악당)에서 7시부터 시작되었는데요

본행사 시작 전에 대구예술대학 학생들의 무대가 있었고

개회사를 거쳐 뮤지컬 스타의 공연 및 이번 페스티벌 참가작 프리뷰 성격의 공연들이 이어졌습니다.

 

일단 집행위원장님의 개회사...

지금까지 본 중에 가장 화끈하고 깔끔한 개회사였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에 이어서

"지금부터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발 전야제 행사를 시작하겠습니다!"

(불꽃 슈욱~)

 

끗...

 

진짜 자기소개와, 시작하겠다는 멘트만 하고 유유히 사라지셨다능....

님아 짱...이란 철지난 유행어가 절로 나오더군요.

 

2.

뮤지컬 공연 보고는 싶지만 볼 기회나 여건이 안되고 설령 보다고 해도

캐스트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성격이라 오늘 나온 분들이 얼마나 유명한

분들인지는 모르겠네요

 

검색을 통해 옮겨보자면

 

김보경, 배혜선, 이건명, 최수형 씨 등이 오셨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공연은

본행사 시작전 대학생들이 펼쳤던 지져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와 올슉업

초청작인 중국 뮤지컬 '사랑해, 테레사' 팀

딤프 측에서 대구시 지원으로 제작한 뮤지컬 '투란도트' 팀

정도였어요.

 

나머지 공연들도 좋았습니다만 아무래도 역동적이거나

뭔가 감성적인 곡들이 기억에 남네요.

 

스탠포드 대학생들의 창작뮤지컬 'Pawn'공연 같은 경우엔

공연자들 목상태가 좋아보이지 않았고 더군다나 자막이 제공되지

않은 채 생소한 곡들이 이어져서 반응이 시원찮았습니다.

언어의 장벽, 문화의 장벽을 넘지 못했다고 할까요.

 

3.

원래 야외음악당이 뻥 뚫린 장소에 옆에 자그마하나마 산도 있고해서

여름 피서지로 유명합니다. 덕분에 오늘 아주 아스트랄한 경험을

풍부하게 하고 온 날이기도 한데요.

 

무대에서 '미스 사이공'의 넘버가 애절하게 흘러나오는데

바로 옆에선 '통닭 시키신 분~' '꽈자가 있어얘, 꽈자~'가

빵빵 터져나오질 않나.

 

저편에서 뻑뻑피워대는 할아버지 담배 연기가 눈과 코를 자극하질 않나.

 

뭐 그래도 노래 맞춰 퐁당퐁당 뛰며 즐거워하는

아이들 모습은 귀엽더군요.

 

개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우리 자리 뒤편에 앉은 어느 부부... 그 중에서도 풍채 좋은

30대 초반 추정의 아내...

열심히 통닭을 뜯으며 공연을 보다가

자기들 돋자리 앞에 누가 서기만 하면

'저기요, 무대 안보이거든요'를 외치며

신경질 내기를 몇 번.

솔직히 이건 이해해요.. 우리 일행도 비슷한 상황을 몇번이나

당해서...

그.런.데... 한창 공연을 보는 와중에 갑자기

시끌시끌 들리는 스피커소리 돌아보니

그 여자분 핸드폰 디엠비로 드라마 챙겨보고 있더군요.

이어폰 따위 키우지 않는다는 자세로 공연 음향을 이기기 위해

한껏 볼륨을 키워놓은 상태였습니다.

 

아.. 저걸, 한마디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야외광장 무료 행사에서 너무 유난떤다고 하려나..

고민하던 찰나 그네들 자리 앞으로 어떤 아저씨가 와서 서자...

 

'아저씨 무대 가리잖아요!'

 

뭐.. 뭐지 저여자. 놀라운 멀티 태스킹이야!

뮤지컬 공연을 라이브로 보며 동시에 디엠비로 드라마를 보고 있어!!!

 

세상은 넓고, 진상은 많다라는 진리를 실감한 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