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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ncy's thinking

불후의 명곡 - 알리의 킬리만자로 표범


조용필의 원곡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노래방에서 저얼대 피애햐 하는 곡이다
내가 부르는 건 물론이요
누군가 부르려는 시도도 적극적으로 막아야 한다.

이유야 단 한가지
노래의 절반을 차지하는 나래이션...

조용필이 할때야 멋지지 보통은
웃기거나 손발이 오글거리거나 끔직하거나이니까.

이번 불후의 명곡에서 알리가 그 곡을 들고 나왔을 때
역시나 같은 불안이 있었다. 아직 새파랗게 어린 가수가
그것도 여성이 그 부분을 어떻게 해석하고 극복할 것인가...

그녀는 그런 나의 불안을 비웃기라도 하듯 탱고 리듬에 맞춰 아주 멋드러진
한편의 요페라를 연출했다. 뮤지컬이라 해도 좋고. 그런 형식속에 들어가자
나래이션은 연기가 되고 자연스럽게 '극'의 일부가 됐다.

사실 나래이션만이 아니다.
이번 알리의 무대는 고도의 계산이 필요한 연출들이 많았다.
예를 들어 나래이션을 이어가다 가면을 벗어던지고 본격적으로 아코디언
멜로디가 들어오며 의자에서 포즈를 잡는 순간.
박자가 조금만 어긋나도 어색해질 것이고
게다가 복장은 프로징 포즈와 합쳐져 잘못하면 민망해 보일 수도 있었다.


(이런 포즈 아무나 해내는 게 아니다. 신체 조건이 좋아야 폼이 나는데 심지어 알리는 그리 좋은 신체조건도 아니다. 그러니까 팔다리가 길쭉길쭉한 서양형 몸매나 모델형 몸매 말이다)

이후에도 스탠드 마이크를 들고 움직이며 나래이션을 끊어간다거나
음악 진행에 맞춰 전체적으로 춤을 조율하는 등의 부분에서
수백번 해온 무대를 다시 하는 듯한 능숙함이 보였다.

일단 다 차치하고서라도 그 길면서 도저히 입에 붙지 않는 가사를
음악에 맞춰 감정과 호흡까지 살려가며 해낸다는 게 보통일이 아닐 것이다.

그 뒤에 얼마나 많은 연습의 시간이 있었을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지난번 고추잠자리 무대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완성도나 극적인 부분에서
이번 무대가 더 인상적이었다. 다음번엔 이런 완성도 높은 무대를 자신의 노래로
꾸미는 모습도 봤음 좋겠다. (공중파에서 자주 봤음 좋겠다는 말이다. 신곡도 나왔고)

마지막은 알리 공연중 비춘 객석의 미모의 여성...(참 뜬금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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