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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ncy's critic

[책] 잠자는 숲 -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잠자는 숲

잠자는숲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지은이 히가시노 게이고 (현대문학,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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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 교이치로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

히가시노 게이고

할인행사 덕에 사놓은 현대문학사 가가 형사 시리즈를 어쩌다보니 두번째 권부터 읽게 되었다. 첫 번재 이야기는 예전에 일독한 적이 있긴 하지만 건성 읽은데다 오래되어 지금에야 이야기가 거의 기억이 나지 않기도 하고.

제목과 표지의 토슈즈 신은 발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교도의 유명 발레단 내에서 벌어진 두 건의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발레단 사무실에 침입했다가 다툼 와중에 둔기에 맞아 죽은 정체불명의 남자, 그리고 그로부터 며칠 뒤 누군가 설치한 교묘한 장치에 의해 독살된 감독, 그리고 이어진 또 한번의 독살미수까지 세 건의 사건을 중심으로 가가형사를 비롯한 경찰들이 수사를 벌이게 된다. 사건은 4년 전 미국에서 벌어진 상해사건까지 확장되고 그 와중에 가가 형사는 발레단원 미오에게 묘한 감정을 품게 된다.

복잡다단한 관계 만큼이나 사건의 진상 역시 복잡하게 얽힌 관계속에 숨어있다. 사실 마지막 수 페이지에 걸쳐 드러나는 진상을 보면서도 오락가락했다. (한글로 표기하니 비슷한 이름들 때문이기도 하고) 감독 가지타를 살해할 때 사용된 독살도구와 그것을 설치하기 위한 방식 외엔 트릭이라 할 만한 것은 없다. 다만 인물들간의 관계와 발레라는 극의를 의해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는 발레단원들이란 설정에서 비롯된 범인 감추기 트릭이 허투루 읽다가 따라가기 힘들었다.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간결한 문체의 소설이며 그의 특징이 잘 살아난 초기작이라 볼 수 있겠다. 인물들에 사연을 부각시키며 비극적 사랑과 연결짓는 방식 (백야행, 유성인연)이라던가 본격파 추리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장치와 시간을 이용한 트릭들(갈릴레오 시리즈) 등이 적절히 섞여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끌어간다. 굳이 분류하자면 연시 본격파에 가까운 소설이고 가가가 형사로 등장하는 최초의 장편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는 책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꽤나 말랑말랑한 엔딩에도 불구하고 가가는 여전히 독신... 흠... 이 남자 아무래도 차도남이야. 최근 티비 시리즈에서 가가 형사를 아베 히로시가 연기하는 모습을 봤는데 꽤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