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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ncy's critic

[영화] 타이타닉 - 아이맥스 3D

타이타닉 - 아이맥스 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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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론


예, 그는 이제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킹 오브 더 월드입니다. 제임스 카메론 말이에요. 그는 이미 모든 걸 이루었음에도 여전히 도전하는 무시무시한 영감님이 되었지요.

이전까지 SF감각이 괜찮고 잘 짜여진 액션영화를 만들 줄 아는 흥행감독 정도로만 여겨지던 그에게 정극에도 능통하다는 평을, '아카데미' 트로피를, 그리고 역대 최고 흥행작이란 타이틀을 거머쥐게 한 영화 타이타닉이 돌아왔습니다. 언젠가 인터넷에 돌던 '잭 도슨 백!'이란 광고문구가 붙은 호러무비 타이타닉2 패러디 포스터 얘기가 아닙니다. 바로 3D로 새롭게 컨버팅한 타이타닉 3D의 재개봉이지요.

타이타닉은 흥행과 평 양쪽에서 최고의 성과를 거두었고. 특히나 역대 흥행성적 1위라는 기록은 '아바타'로 제임스 카메론 본인이 깨버리기 전까지 10여년이나 유지될 정도로 기념비적인 스코어였죠. 주제가 'My heart will go on'은 제 나이또래 사람들이라면 귀에 인이 박힐 정도로 익숙하고 역시나 대히트를 치기도 했습니다. (빌보드 1위를 몇 주나 했더라..) 그런 타이타닉을 다시 3D란 명목으로 소환해서 사골 우려먹듯 하는 방식에 영 마뜩찮은 반응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맥스 3D로 관람한 타이타닉을 보고 나서야. 이건 제임스 카메론 입장에서 꼭 했어야 할 일이구나 싶었어요. 영화야 워낙 유명하니 스킵하고 기술적 측면에서의 감상만 풀자면. 일단 3D효과. 좋지도 나쁘지도 않습니다. 물론 십 수년 전 영화의 컨버팅이란 점에서 생기는 불안감 만큼 조잡한 수준은 아닙니다.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이 직접 참여한 컨버팅이니까요. 몇몇 장면은 어설프게 후반작업으로 3D제작한 요즘 영화들 보다 훨씬 좋습니다. 하지만 아바타만큼의 충격은 없어요. 일단 원 소스가 3D를 염두에 두지 않고 촬영된 탓이 있을 겁니다. 3시간 가까운 상영시간 동안 골고루 효과가 분산되어야 할 터인데 그런 성격의 영화는 아니잖아요? 컨버팅이란 방식 자체의 한계도 있을 거고요. 그럼에도 말했다시피 매우 효과적인 장면들이 꽤 있어요. 후미에서 도슨과 로즈의 첫 만남 장면은 3D로 인한 심도가 적절히 활용되어 아찔한 고소공포증을 느끼게 하는데요 역시나 같은 장소가 활용되는 후반 수직침몰 장면도 마찬가지 입니다. 침몰 부분에서 카메라가 수면 높이에 위치해 있을 때엔 눈 앞에 검은 바다가 펼쳐진 착각도 들고요.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아이맥스'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타이타닉이란 영화는 아이맥스로 제작되었어야 한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감독의 심하다 싶을 정도의 충실한 타이타닉의 재현과 적절한 특수효과 덕에 영화 보는 내내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오래 전 지방 상영관에서 봤을 때 보다 오히려 더 큰 감동을 느꼈어요. 기왕 보시려면 아이맥스로 보실 것을 강추합니다.

영화는 회상에 대한 것입니다. 100살이 넘은 할머니가 자신의 인생 전체를 바꿔놓은 수십년 전의 압축적이고 운명적인 며칠간의 사건을 되돌이키며 현재의 사람들에게 풀어놓는 이야기지요. 아마도 제 나이 이상의 관객들에겐 타이타닉을 다시 극장에서 보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회상이 될 것 같습니다. 타이타닉이 개봉하고 IMF가 몰아치고 금모으기 운동과 함께 타이타닉을 보지 말자던 뻘소리가 돌던 십 수년 전 여러분은 뭘 하고 있었나요? 타이타닉을 그 때에 봤었다면 누구와 봤나요? 그때를 회상하며 다시 한 번 타이타닉의 감동을 느끼는 것은 소중한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전 그때나 지금이나 솔로.. 아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