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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ncy's critic

[뮤지컬] 오디션


 

뮤지컬 오디션



최준철 역 / 오의식
박병태 역 / 조정환
정찬희 역 / 이건호
김선아 역 / 이은
홍다복 역 / 최혁
홍초롱 역 / 박혜원


대구학생문화센터 공연 마지막 회차로 관람했습니다.

대구지역에서 이 가격으로 이 정도의 공연을 보는 건 흔치 않은 일이죠. 일단 예매현황이나 당일 관객들 중 학생 단체가 많은 것으로 보아선 관에서 티켓 지원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은 있습니다. 뭐.. 요즘 애들은 이런 곳 구경오는 것도 수업의 일환으로 의무화 되어있는 모양이니까요. 기왕 올거면 이렇게 좋은 공연 보는 게 좋겠죠. (검색해보니 학생문화센터 주관으로 초청공연한 모양이네요. 고3수험생 이벤트였고요)

스토리는 단순합니다. 지하 연습실에서 꼬질꼬질 연습하며 미래를 꿈꾸는 인디밴드에게 일생일대의 기회(서울시에서 주체하는 밴드 콘테스트)가 찾아오게 된다는 겁니다. 큰 줄기에 겹쳐져 밴드 '복스팝' 멤버들의 사연들이 소소하게 결을 형성합니다. 가출해서 꿈을 쫓고 있는 무사태평 리더, 그의 친구이자 묵묵하고 병약한 기타리스트, 소심하고 그 때문에 뛰어난 보컬 실력에도 무대에 서지 못하는 천재, 동성애자 드러머 등등... 저마다의 사연과 개성이 있는 인물들 덕에 평면적 스토리는 힘을 얻습니다. 그럼에도 마지막 결말을 위한 느닷없는 장치 (복선이 깔려 있었다 해도)는 아쉽습니다. 너무 쉽게 문제를 해결하려 든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죠. 흐릿하고 어중간해 보이는 결말도 그렇고요. 물론 현실의 밴드라면 그런 결말들이 더 많긴 할겁니다. 하지만 니 인생의 엔진을 돌리라고 추켜세우던 극이 갑자기 빌빌빌 거리며 퍼져버리는 꼴은 불편하죠. 다행히도 그 뒤엔 극에서 현실로 넘어오며 콘서트 피날레 같은 엔딩이 기다리고 있지만 말입니다.

노래들은 좋지만 좀 의심스럽습니다. 몇몇 곡은 비틀즈의 영향이 너무 짙어서 이걸 단순히 영향받았음...이라고 해야 할까? 싶고 자기 복제를 하듯 비슷한 넘버들도 있습니다. 전체적인 곡 숫자도 적고요. 하지만 그런 의심을 밀어두고 보면 좋은 노래들입니다. 일반적 뮤지컬 넘버보다는 대중가요의 형식에 가까워서 초심자들도 쉽게 수용할 수 있었어요. 일단 조금만 지루하거나 낯설어도 몸을 베베꼬며 난장을 부릴 초딩들이 극 내내 엄청난 집중력을 보이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흐뭇...)

개중 가장 뮤지컬 특성이 강한 '고기예찬' 같은 경우엔 중간에 텐션을 올리는 역할도 적절하고 관객들 반응도 좋은 재미나는 곡이었어요. 아... 아직도 마늘 상추 버섯이 돼지와 어깨동무하며 강강수월래 하는 모습이 생생합니다. 예전에 진짜 무대에서 고개구워 먹은 적도 있다더군요. 이번 무대에선 고기는 미리 구워놓았지만 진짜 먹긴 하더군요.

검색해보니 2007년 초연이었고 스타캐스팅도 종종 했던 모양입니다. 배우 김정화, 가수 문희준 등등. 이번 공연엔 그런 캐스팅은 없었지만 다들 자기 역할에 충실한 프로들이라서 좋았습니다. 특히 유튜브에 남아있는 김정화 보컬을 보니 스타캐스팅이 아닌게 다행이더라는... (선아역 배우(이은)분 노래 진짜 잘하더군요. 병태역 배우(조정환)분도 그렇고)

OST를 팔길래 샀는데 정작 제가 가장 좋게 들은 곡이 빠져있었습니다. 나중에 추가된 곡이라서 그렇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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