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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ncy's critic

특수본 - 황병국


특수본

(그러니까 이 포스터 보고 생각한 그런 영화 아닙니다, 김정태 어쩔...)



황병국



제목은 특수수사본부의 약칭입니다만... 극중에서도 특본이라고 하지 특수본이라고는 안 해요. 거기부터 조금 에러. 게다가 포스터는.... 속으면 안 됩니다. 저 오글거리는 포스터보다 본 영화가 1.4배 정도 나아요.

스토리는 복잡하면서도 빤합니다. 갈등관계나 인물 구도가 너무 선명해서 반전이 약해요. 열혈형사, 냉철한 척 하지만 어두운 과거를 가진 전문가가 한 팀을 이루어 경찰 내부의 비리에 대적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뒤로 가며 사건의 진상이 드러날 수록 처음 선보였던 인물들의 가면이 벗겨지는 형국인데. 초반에 이를 숨기기 위해 너무 오버를 해서 '반전'과 '경찰비리'라는 사전정보만 가지고 있으면 빤히 예상가능한 인물배치입니다. 그리고 해당 내용은 스포일링이 아니라 영화 홍보물에 찍혀있는 거고요.

이야기의 독창성이 떨어지면 연출과 연기로 승부하면 됩니다. 일단 연출은 평가하기가 힘드네요. 액션 장면이나 이야기의 전달은 좋아요. 적어도 전 초반 1/3 부분까지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중반부는 오글거림만 아니면 봐줄만 한 수준이고요. 후반부 가선 이거저거 하려다가 많이 흔들리긴 했지요.
연기야 배우들 이름 들으면 예상가능한 수준입니다. 소름끼치게 뛰어난 건 아니지만 전문 연기자로서 제 몫들을 모두 톡톡히 해주고 있죠. 다만 주원은 좀... 일단 그 스타일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설정한 건지. 머리만 어떻게 했어도 훨씬 믿음직스러웠을텐데 말입니다. (엄태웅과의 구분은 확실하더군요) 그리고 막판에 감정을 터뜨리며 일장연설을 하는 부분이 있는데 발음이 심하게 나빠요. 흔히 '발음을 씹어먹는다'는 표현 아시죠? 전 이사람이 지금보단 더 잘 할수 있을거라고 믿습니다. 아직 이런 연기를 하기엔 시기상조란 거죠.

여자캐릭터는 붕 떠있네요. 초반부터 불안불안하더니... 그냥 '장치'입니다. 어쩌면 클라이맥스와 엔딩의 장면을 위해 억지로 집어넣은 건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었어요. 이건 분량문제가 아닙니다. 똑같이 분량은 적었지만 상당한 존재감을 보여줬던 추격자의 박효주를 보세요.

딱히 볼 영화가 없어서 선택한 거지만 나쁘지 않았습니다. 결말만 조금 손본다면 훨씬 좋은 영화가 될 것 같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오락영화로서 이 정도면 나쁘지 않아요. 꽤 괜찮게 뽑혀나온 미드 에피소드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곱씹으면 생각나는 게 거의 액션장면이네요. 박경식이 최후를 맡게되는 주차장 장면과 봉고 안에서의 탈출 장면은 고민의 흔적들이 많이 보여서 좋았어요.

김정태 등장 장면에서 옆의 여성분들 살짝 자지러지셨어요. 젊은 녀성들에게 먹힐 정도로 그의 이미지가 상승했군요. 하긴 요즘 대세니까요.

예고편에 나온 '진실을 감당할 수 있겠어?' 부분은 좀 사기네요. 예고편에 써먹으려고 넣은 대사 같아요. 그 장면에서 그렇게 오바할 건 아니였죠. FBI연수 중에 미드를 너무 많이 보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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