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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ncy's critic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마크 웹


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입니다. 원작 코믹스에서 배중있는 캐릭터들은 저러 식으로 수식어가 붙는데 스파이더맨이 가진 몇 가지 수식어들 중 가장 유명한 거라네요. (이외에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친근한 이웃' 같은 것도 있고요) 아마도 샘 레이미의 이전 3부작과의 차별화를 위해서 (또는 미디어 판매에서 혼동을 줄이기 위해서?) 였겠죠.


어쩔 수 없이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3부작에 대해 얘기해야 할 겁니다. (이후 3부작이라고 하겠음) 우선 이번 영화의 성격을 정확히 규정하자면 '리부트'일 겁니다. 3부작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는 아니고 배우들은 바뀌고 캐릭터의 설정도 바뀌었지만 기둥 줄거리는 거의 그대로 옮겨왔으니까요. 사람들은 리부트 시점이 너무 빠르지 않은가 이야기 합니다. 여기에 대해 반박하는 사람들은 샘 레이미의 3부작 첫 편이 2002년작이니 10년만의 리부트로 그렇게 이른 건 아니라고 하지만 엄연히 3부작으로 봐야할 작품이죠. 고로 시리즈의 마지막인 3편을 기준으로 본다면 2007년 그러니까 고작 5년 전에 막을 내린 프랜차이즈입니다. 이번에 개봉하는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전편 다크나이트가 2008년 작품이었던 걸 생각해보면 리부트라기 보다는 속편 개봉 타이밍이란 거죠. 


히트한 시리즈의 리부트는 보통 새로운 해석 등의 시대적 요구나 새로운 기술의 발달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시대의 요구에 부응한 거라고 보긴 힘들고 기술 발달의 관점에서 본다면 아마도 3D 영화의 부흥을 생각해야겠지요. 당연하게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3D로 제작되었고 아이맥스 3D로 상영하기도 합니다. 아마도 우리에게 친숙한 코믹스 히어로 중에 3D 기술과 가장 어울리는 캐릭터가 스파이더맨이 아닐까요? 거미줄을 흩뿌리며 건물 사이를 누비는 그의 모습은 마천루로 가득한 뉴욕 도시생태에 어울리는 만큼이나 입체적 연출의 여지가 많으니까요. (물론 상업적 요구도 큰 작용을 했을 겁니다. 소문에 따르면 저작권 문제도 얽혀 있는 거 같고요)


그렇다면 새로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이전 3부작과 어떤 차별화를 이루었을까요? 일단 이야기나 설정에서 소소한 변화를 보입니다. 이전에 다루어지지 않았던 피터 파커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가 수면으로 올라오며 강력한 떡밥을 던져주고, 연인은 옆집소녀 매리 제인에서 서장 딸내미 그웬 스테이시로 바뀌었지요. 몸에서 튀어나오던 거미줄은 외부장치를 통해 발사하는 별도의 가제트로 바뀌면서 스파이더맨의 새로운 약점 (무한정 나올 수 없는 거미줄, 장치가 부서지면 그나마도 쓸 수 없는)으로 부각되어 긴장을 유발하는 장치가 되기도 합니다. 악당 캐릭터 역시 전작에선 한 번도 다루어지지 않았으나 원작 코믹에서 존재감이 큰 빌런인 리자드로 대체되었고요. 하지만 그외엔 2002년 스파이더맨과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다만 이야기를 하는 방식이 좀더 세련되어지긴 했어요. 샘 레이미 특유의 장난스런 연출과 단도직입 빠르게 들어가는 인물해석과 달리 마크 웹의 스파이더맨 속 캐릭터들은 조금은 더 복잡다단해져 보이려 합니다.


평들을 보면 샘 레이미의 3부작과 비교하며 재미가 덜하다, 실망스럽다는 반응들이 종종 보입니다. 개인적으론 이야기를 서술하는 방식이나 액션연출 등에서 2002년 스파이더맨 보다는 발전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불평이 나오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긴 합니다. 토비 맥과이어의 피터 파커에 비해 새로운 주인공 앤드류 가필드의 피터 파커는 공감하기 힘들어요. 초라하고 소심한 너드 피터 파커란 캐릭터는 히어로로 거듭나는 '어메이징한' 스파이더맨 캐릭터와의 괴리감 만큼이나 '여러분의 친근한 이웃'이라는 밀접함에도 인기의 요소가 크게 작용하니까요. 안경과 2:8 가르마 만으로도 정말 현실에서 쉽게 발에 채일 것 같은 피터 파커를 연기했던 토비 맥과이어와 달리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앤드류 가필드는 너무 잘났어요. 스파이더맨 능력을 얻기 이전부터 그는 훤칠하니 잘생겼고 운동신경도 그럭저럭 봐줄만하고 똘똘하며 터프함도 있어요. 그가 여자들에게 인기가 없고, 불리들에게 얻어맞는 부분이 설득력이 떨어질 만큼 매력적이란 거죠. 게다가 거미에게 물린 이후로는 뭐.... 이건 그냥 엄친아잖아요. 운동 잘하고, 매력있고, 똑독하고, 사진 잘 찍고, 로맨틱하고, 심지어 출생의 비밀(?)까지... 물론 이런 부분을 억지하기 위한 장면들이 곳곳에 있지만 오히려 그런 장면이 억지같아 보인다 이겁니다.


악당 리자드는 원작의 덕으로 매력적입니다. 그의 행동을 부추기는 요인들은 설득력있고 그의 내적 갈등도 적절히 그려져요. 리자드로 변해버린 이후에 너무 멍청해지는 느낌이 있지만 원작 캐릭터의 설정 자체가 그러려니 하는 거지요. 하지만 마지막 클라이맥스를 위한 음모는 좀 맥이 빠집니다. 선한 의도와 악한 방식이 충돌한 타협점이겠지만 그게 뭐... 싶은 거지요. 이전의 설정대로라면 치료제가 아니더라도 가만히 냅두는 것으로 문제는 해결될 거 같기도 하고. (일개 인턴이 뚝딱 치료제 개발하는 것도 좀 웃기긴 하고...)


액션 연출에 3D 방식을 의식한 부분들이 많아요. 엔딩 장면도 그렇고 예고편에서 잠깐 나와서 관람 전 기대했던 1인칭 뷰도 그렇고. 일단 거미줄 타고 날아다닐 때의 입체감은 괜찮았어요. 결국은 삽질이 되고 말았지만 하수도에서 거미줄을 이용한 일종이 레이더를 펼치는 부분도 설정을 잘 살린 매력적인 연출이었고요. 1인칭 뷰는 좀 아쉽더군요. 더 길고 다양했으면 하지만.. 풀 그래픽이었을 것을 생각하면 어느정도 예산적 한계가 있었겠죠.


코믹스 팬들이라면 이후 새로운 시리즈 속편을 기대할 만한 설정들이 많이 숨어있다더군요. 그웬의 남친 이름이라던가, 별 역할은 없었지만 끊임없이 나오던 안경쓴 여학생, 피터의 부모님, 이름만 언급되는 오스본 가문 그리고 쿠키 장면까지. 그러고보면 새로운 시리즈를 통해 아직까지 만나지 못했던 악당들을 보게 될 거란 부분에서 리부트의 의미를 평가할 수도 있겠군요.


+ 쿠키 장면에 나오던 인물은 대체 누군가요? 코믹스 팬이라면 짐작하겠지만...


http://movie.naver.com/movie/mzine/cstory.nhn?nid=1460&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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