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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ncy's critic

[DIMF] 뮤지컬 투란도트

뮤지컬 투란도트



딤프 시즌 두번째로 선택한 작품은 딤프 자체 창작공연으로 작년에 이어 2년째 공연인 뮤지컬 투란도트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우리에게 오페라로 친숙한 이야기 투란도트를 뮤지컬로 각색한 것이고요 작년 첫 공연때엔 원작 오페라의 곡들을 가져와 썼지만 이번엔 모두 창작곡으로 구성했다는 점이 다르네요.


줄거리는 배경만 중국 베이징에서 신비의 수중도시 오카케오마레로 바뀌었을 뿐 원작과 같습니다. 차가운 얼음공주 투란도트를 얻기 위해 찾아온 남정네들이 그녀가 제시하는 세 개의 수수께끼를 풀지 못하고 처형당하는 가운데 전쟁으로 나라를 잃은 이국의 왕자 칼라프가 다시금 도전하게 된다는 거지요.

물론 소소하게 달라진 부분들이 막상 찾아보면 꽤 됩니다. 할머니였던 로우링이 어머니로 바뀐다던가 세 개의 퀴즈 내용과 정답이 달라졌다던가 하는 거요.


스토리에 대하여...

원작의 내용을 들었을 때도 느낀 거지만 요즘의 관점으로 보면 투란도트는 좀 냉혹하긴 해도 나라를 위해 그리고 자존을 위해 투쟁하는 강한 여자입니다. 수수께끼를 내서 청혼자들을 처형하는 것도 어머니에 대한 복수와 더불어 남성우월주의에 대한 저항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요. 반면에 시녀 류는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목숨을 희생한 순정보다는 괜한 뻘짓해서 남 좋은 짓만 한 불행한 곰팅이입니다. 특히나 공연시간 때문인지 아니면 등급 때문인지 오페라보다 갈등구조가 단순화된 뮤지컬 버젼에서 류의 최후 다음에 곧바로 얼렁뚱땅 이어지는 투란도트와 왕자의 해피엔딩을 보노라면 차라리 초연에서 푸치니를 추모하며 그가 썼던 류의 죽음까지만 연주했다던 얘기처럼 딱 거기까지만 보여주고 비극으로 끝내는 게 차라리 나았겠다 싶기도 하더군요.


극의 해설과 재미를 위한 광대 핑,팡,퐁,팽 4인은 매력적이긴 하나 기왕 할거면 좀 더 현대적이고 먹힐만한 개그를 선보였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게다가 제가 앉은 자리에선 음향이 먹혀서 대사마저 제대로 들리질 않았어요. (뭐 관객 반응을 봐선 제대로 들렸어도 그닥 낄낄거릴 수 있을 것 같진 않았지만)


비중도 그렇지만 배우의 매력 면에서도 투란도트 보다는 류가 돋보이더군요. 물론 투란도트 역의 박소연 씨의 쨍한 고음은 무대장악력이 있지만 옥구슬 굴러가는 듯한 류의 목소리가 더 저의 취향인 탓도 있을 거고요. 류 역의 임혜영씨는 목소리만 듣고도 '아 어디서 들은 목소리!' 싶을 정도로 개성이 있는데요 역시나 최근 SNL에서 뜬금없이 노래 부르는 리포터로 등장하는 그 분이군요. 얼굴도 시원시원하니 예쁘셔서 노래 좀 되는 신인 배우인 줄 알았는데 뮤지컬 쪽에선 이미 경력을 꽤 싸은 분이고 작년 투란도트 공연에서도 류를 연기했더라는.


++

투란도트 연기하셨던 분은 검색해보니까 임태경과 결혼했다 이혼했던 분이군요. 저랑 동갑에 대구출신... 그런데 이미 파란만장한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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