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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ncy's critic

돈 비 어프레이드:어둠 속의 속삭임 - 트로이 닉시


 

돈 비 어프레이드 - 어둠 속의 속삭임

 

 

트로이 닉시

감독은 다른 사람이긴 하지만 이 영화는 길예르모 델 토로의 작품으로 보는 것이 보통일 겁니다. 국내 홍보 포인트도 거기에 맞춰져 있는 것 같고요.

일단 지방에서 이 영화 본다는 게 꽤나 힘들었습니다. 인지도가 나름 있다고는 하지만 길예르모 델 토로나 주연인 케이티 홈즈/가이 피어스나 솔직히 지방관객에게 어필하는 데엔 한계가 있지요. 게다가 한국정서에 그닥 맞지 않는 고딕 하우스 호러... 영화 시간 맞춘다고 꽤나 고생했어요.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오래된 고택을 복원하여 되팔아 넘겨 이익도 남기고 동시에 건축가/인테리어 디지아너로서 경력도 쌓고 실력도 인정받고 싶은 두 남녀가 있습니다. 남자는 건축가 여자가 디자이너지요. 남자는 이혼을 했는데 엑스와이프가 거의 내치다시피 한 우울증 따님을 이제 함께 돌보아야 합니다. 그들은 공사가 진행되는 와중인 고택에 살고 있고요. 그런데 공사 와중에 숨겨진 지하실이 발견됩니다. 영원히 비밀로 남기고 싶기라도 한 듯 철저히 숨겨진 지하실엔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이전 주인 가족의 어두운 비밀이 있고 그 어둠은 서서히 이들 가족, 그 중에서도 딸을 노리고 스며듭니다.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입니다. 그만큼이나 예상 가능한 전개와 화면들이 나옵니다. 일단 비밀의 정체는 지하실에 뚫린 구멍 아래 지하에 살고 있는 기괴한 생명체입니다. 하는 행동으로 보아선 서양 전설 속 이빨 요정들이지요. 이들의 목적은 인간 특히 어린 아이의 살과 뼈입니다.

길예르모 델 토로 특유의 싸인들이 여기저기 보입니다. 특히나 이빨 요정들과 거기에 얽힌 삽화들은 그의 냄새가 물씬 풍기죠 (아마도 상당부분 그가 직접 그린 게 아닐가 싶어요) 그러고 보면 길예르모 델 토로는 이빨요정이나 발치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사람을 잡아먹는 이빨요정이란 설정은 이미 헬 보이에서 나온 거잖습니까.

뻔한 이야기지만 그런 뻔함 특유의 재미가 있고 특히나 사람을 계속 긴장시키는 연출이 탁월합니다. 설정상 인물들이 그냥 '집에서 나오면' 문제가 해결될 단순한 상황인데 이걸 적절히 조율해서 설득력있는 전개를 만듭니다. 인물들간의 갈등 구조와 그것이 이야기 전개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도 안정적이고요. 세세한 장치들도 좋습니다. 영화가 끝날 즈음엔 하도 긴장을 해서 어깨에 담이 올 지경이었으니까요.

더운 여름 열기를 피해 피서차 볼 공포영화를 찾는다면 강력추천하고 싶습니다. 신체훼손 장면이 꽤 나오긴 하는데 수위조절이 적절히 되어있으니 너무 긴장할 필요는 없고요. 다만 어린애가 쌩고생 하는 거에 약하다면 비추입니다.

주인공 아역배우랑 케이티 홈즈의 이미지가 너무 닮아서 처음엔 당연히 모녀지간으로 캐스팅 된거라 생각했습니다. 엄마자리를 꿰어찬 아빠의 여친이라니요 이걸 누가 믿어요. 수리 만큼이나 케이티 홈즈를 닮은 아역을 가져다 놓고 말입니다.


가이 피어스의 더벅한 헤어스타일은 끝까지 거슬렸어요. 제발.. 제발 왁스를 바르라고! 제발 미장원 좀 다녀오라고!

이빨 요정들의 등장 타이밍이 좀 이르지 않았나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너무 대놓고 화면에 튀어나오니까 나중엔 귀엽....까지는 아니더라도 친근하게 느껴질 정도였어요. 기술의 발전도 좋지만 그래도 예전처럼 의도적이던 어쩔 수 없었던 찔끔찔끔 보여주는 게 좋다 이겁니다.

결말은 좀 그랬어요. 너무 불쌍하잖아요. 대체 그 사람이 무슨 죄라고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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