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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ncy's critic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 - 대구

죽여주는 이야기 대구공연



2012년 2월 5일

하모니아 아트홀 명덕소극장

어쩌다보니 이번 주에만 공연장을 두 번이나 그것도 '홀로' 찾게 되었다.

특히나 이번 공연은 싸그리 커플... 아닌 경우는 여자끼리 온 사람들. 남자 혼자 온 건 온리 미. ㅜㅜ

사전설명에서 '관객참여형' 연극이라기에 어떤건가 궁금했는데
정말 적극적으로 극에 관객들을 끌어들인다.
회상장면에서 상대역으로 즉석 캐스팅하기도 하고
관객을 객체화 시키면서 소품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활용에서 사전 각본과 순간의 애드립을 활용해 연신 웃음을 주는데
그만큼 관객의 호응과 참여가 중요한 연극이기도 했다.

쉽게 예를 들자면 코미디 빅리그의 JSA 컨셉으로 진행하는 콩트 같은걸 생각하면 되겠다.

이런 형식은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고 다양한 변수로 인해
매회 극의 흐름이 바뀌어 액티브하게 만들어준다는 장점이 있겠지만
반대급부로 관객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른다는 위험성도 내재한다.
이런 단점을 커버하는 것이야말로 극중 연기자의 능력, 그러니까 순간상황에 대처하는 기지와
재치있는 애드립 같은 것일텐데 오늘 공연의 연기자분들은 역시나 이런 점에서 탁월했다.

사실 극의 절반 이상이 이런 참여형 콩트라서 스토리 자체는 단순하다면 단순했다.
자살사이트를 소재로 삼고 중간중간 자살에 대한 상반된 관점들을 슬쩍슬쩍 짚어주기도 하는 점에서 자칫 무거워질 수 있지만 끝까지 가벼움과 유쾌함을 놓치진 않는다. 심각한 고민 보다는 주말 밤 개콘 보드시 재밌게 즐길 거리를 찾는 사람이라면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