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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ncy's critic

[영화] 배틀쉽 두 번 보고 쓴 후기

 

어쩌다보니 배틀쉽을 또 다시 보게 됐습니다. 제 돈 들여서 본 건 아니니 두 번 본들 괜찮습니다.
재관람을 하다보니 지난 번에 궁금했거나 미처 못 보고 지나간 부분을 눈여겨 보게 되더군요.

 

1.

 

먼저 이 영화의 가장 큰 미스터리인 '알렉스 하퍼'는 어떻게 장교가 되었는가?에 대한 부분입니다.

일단... 영화의 시작은 비컨 프로젝트의 개시를 알리는 부분이죠. 이게 2006년이라는 설정이더군요.
명시는 되어있지 않지만 이야기의 흐름상 알렉스가 치킨 브리또 배달 삽질을 한 것도 이 시기입니다.

그리고 림팩 훈련이 벌어지는 현재가 2012년, 그러니 6년 후의 일이고요.

즉 백수 알렉스가 6년 만에 해군 장교가 된 겁니다. 그리고 2006년 그는 26살이었고요.
(그러니 대충 80년생 쯤? 뭐야.. 내 또래 아니 연하인데 생긴 건 큰 형님 뻘이야...)

 

가장 먼저 그가 어떻게 해군에 들어가느냐가 문제입니다. 미해군 임관 제도를 몰라서 그러는데
우리나라 기준으로 본다면 장교임관은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사관학교 입학, 아니면 학사장교로 임관...

일단 대학졸업장은 있어야 하는데 2006년 26살 알렉스는
어찌어찌 대학은 졸업하고 빈둥거렸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행태를 봐선 스포츠 장학생이었을 것 같은...)

 

그리고 미해군 사관학교 입학 연령은 23살 이하의 미혼자라고 하니 사관학교를 간 건 아니군요.
결국 학사장교로 임관한 것 같은데 저 나이의 졸업생이 그게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국내라면 가능할 겁니다. 제가 저 나이에 공군장교로 임관했으니까요.

 

학사장교 임관 기간이야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한국은 3-4개월인 것으로 보아
미국도 비슷할 거라고 가정하고 좀 여유있게 6개월 잡겠습니다. 그렇게 임관하면 '소위'가 됩니다.

그렇다면 2012년 알렉스의 계급은? 영화속 그의 계급장은 은색 세로 작대기 두개... '대위'입니다.
(똥색 작대기 한 개가 소위, 은색 한 개는 중위, 두 개면 대위)
그러니까 아무리 타이트하게 잡아도 5년 반 만에 그는 대위를 달았습니다.
역시나 미 해군 인사제도를 몰라서 장담할 수 없지만 한국에서라면 불가능 한 건 아닙니다.
공군의 경우 소위 임관, 1년 근무 후 중위 진급이고 중위 3년차던가 4년차부터
진급심사 대상이 되는 걸로 기억합니다. 그러니까 영화 속 알렉스는 막 대위 진급한 상태라고 보면
얼추 맞아떨어지는 겁니다.

 

결론 - 뭔가 구린 구석이 있지만 불가능한 계급장은 아니다.

 

하지만 정작 문제가 되는 부분은 따로 있는데요. 바로 그가 6년째 열애중이신 샘 양의 아버지
리암 니슨의 계급입니다. 2012년 그는 해군 '대장'이지요. 네 포스타 입니다. 하지만 미 해군처럼
덩치 크고 경쟁 치열한 조직에서 장성이란 정치적 자리가 6년씩이나 보장될리 없습니다.

 

그리고 6년 전 사고친 알렉스에게 그의 형 스톤이 말하길
그는 제독(Admiral)이야. 함대 전체를 지휘한다고!라며 일갈했지요.

여기서 미 해군 계급을 보자면

 

ADM(대장) : Admiral
VADM(중장) : Vice Admiral
RADM(U)(소장) : Rear Admiral(Upper half)
RADM(L)(준장/제독) : Rear Admil(Lower half)

 

이런... 별단 분들은 모조리 제독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짐작컨데 6년 전엔 포스타는 아니고 투스타나 쓰리스타 정도였을 것 같네요.
스톤은 동생녀석에게 흥분해서 소리 지르느라 정식 명칭을 가져다 붙이지 않은 거 같고.

 

+ 2012년 스톤 하퍼의 계급은 소령이 아니라 중령입니다. 계급장으로 봐선 말이죠.

 

 

2.

 

마지막 적을 물리치면서 알렉스가 언급한 손자병법의 구절을 제 막귀로 히어링 한 결과

 

Fight the ememy with their art라고 들렸는데 아무리 검색해도 걸리는 게 없네요.
이렇게 말한 거라면 '차도살인'이 가장 비슷하고 영화 내용하고도 맞아 떨어지는데
(알렉스는 원문을 전혀 다른 뜻으로 해석했었죠)

아마도 저건 아니고 fight enemy with their lack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영문 자막이라도 구하게 되면 확인해 봐야겠네요..

 

 

3.

 

아사노 타다노부가 연기한 나가타의 배 '묘코'가 침몰하자 알렉스는 결국
JPJ 호를 돌려 그들을 구출하러 가지요 해상자위대 군인들을 물에서 건져내는 장면 묘사를 보면
병사들의 부상이 자상, 창상 그리고 '화상'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폭침이라면 아무리 못해도 '한 명' 이상은 이런 부상을 입었어야죠.

 

심지어 외계인 무기에게 당해도 이 지경인데... 대체 북한군이 쐈다는 어뢰는
어떤 초기술을 탑재하고 있었던 걸까요?

 

 

4.

 

미주리호는 1944년 건조된 전함으로 길이 271미터에 달하고 2700명의 승무원이 탑승하는
거함거포주의 시대 전형적 전함입니다. 퇴역은 1992년이라는 군요.

특히 일본 항복문서 조인식이 거행된 장소이기도 하답니다.
영화의 배경이 진주만이라는 것과 더불어 미일연합의 상징성이
더욱 부각되는 부분이죠. (아마도 나가타 입장에선 좀 착잡한 기분도 있었을 듯)

 

반면 알렉스가 탑승한 존 폴 존스는 93년에 만들어진 구축함으로
알레이 버크 급이고 150여 미터 길이에 350여명 정원입니다.

 

(형인 스톤이 지휘하던 샘슨은 존 폴 존스보다 최신형이군요 - 2006년)

 

전자전 체계와 역시 전자기기로 유도되는 최신예 무기로 무장한 구축함이
적의 EMP로 무력화된 상태에서 거포의 위력을 극대화한 미주리호가 오히려
활약을 하게되는 설정인 거 같은데 이게 조금 더 부각되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