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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ncy's critic

[영화] 다크 섀도우 - 팀 버튼 신작이당~

[영화] 다크 섀도우 - 팀 버튼의 신작 그리고 아쉬움

CGV


팀 버튼



18세기 미국으로 건너와 신대륙에서 신흥지주가 된 콜린스 가의 장남 바나바스는 그러나 바람둥이 노릇을 하다가 잘못 코가 꿰입니다. 하녀로 일하던 안젤리크에게 '넌 매력적이지만 결혼상대는 아냐' 드립 날려놓고 조세트란 아가씨랑 짝짜쿵 하려고 했는데 알고보니 안젤리크가 만렙 마녀였던 거지요. 그녀의 저주 덕에 부모님이 사고로 죽고, 약혼녀는 벼랑에서 떨어져 죽고 그녀를 쫓아 뛰어내리려던 바나바스는 저주로 뱀파이어가 되어 영생을 얻게 됩니다. 거기서 끝이 아니죠. 질투심 갑에다 사악하기까지한 안젤리크는 자기 맘 받아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영생자인 바나바스를 생매장해 버려요. 그리고 200년이 지나 공사인부들에 의해 바나바스는 다시 깨어나게 되고 자신이 땅 속에 갇힌 사이 가문은 몰락하고 마을은 자신의 후손으로 신분세탁을 한 안젤리크 수중에 들어가버린 것을 알게 됩니다. 깨어난 바나바스의 복수와 그를 기어코 자기 것으로 가지겠다는 일념의 안젤리크 그리고 어딘지 하나씩 나사 풀린듯한 바나바스 패밀리에다 화룡정점으로 조세트가 환생한 듯한 아가씨 빅토리아까지 끼어들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처음 다크셰도우의 스틸사진을 보고 굉장히 기대했어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팀 버튼의 신작이었고 캐스팅도 화려했거든요. 일단 감독의 페르소나 조니 뎁 그리고 의무방어전 하는 듯 헬레나 본햄카터도 (당연히) 나오고, (내가 애낀다) 클레어 모리츠에 여전히 금발미녀(라서 좀 무섭...) 미쉘 파이퍼, 에바 그린 거기다가 잭키 얼 헤일리까지!

특히나 이 스틸을 본 순간 기대치는 정점을 찍었죠. 사진의 분위기가 무척이나 제 취향일 것 같았거든요. 정보를 슬쩍 보니 뱀파이어, 저주, 마녀 등등이 나오니 더더욱 취향에 부합하는 듯 보였고.


늘 그렇지만 기대가 너무 높으면 실망도 큰 법입니다. 네, 솔직히 좀 실망했어요. 일단 기대했던 것과의 괴리감 때문이 클겁니다. 북미에서 시사 후 반응에서 이거 코미디임. 그렇게 흥보해야 흥할 거임. 이란 식의 감상문을 접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전 팀 버튼 특유의 잔혹동화 같은 이야기를 기대했거든요. 물론 그런 이야기가 있긴 합니다. 팀 버튼 특유의 무대미술과 캐릭터들도 가득해요. 그런데 이게 영 김빠진 맥주 같은 느낌입니다. 돌아보니 전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그랬어요. 제가 포스터 보면서 그리고 감독의 전작들을 생각하면서 한껏 기대한 그 무엇인가와는 좀 다르더라 이겁니다.


이유가 뭔가 여러가지 생각을 해봤는데 명쾌한 답은 나오질 않습니다. 아마도 팀 버튼의 필모그래피 흐름에서 판단하려 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다크 섀도우란 작품에 한정해서 본다면 단점은 분명합니다. 타깃이 불분명하고 클라이맥스와 감정선이 약해요. 이야기는 애들 보기엔 좀 난해하고 어른들이 보기엔 심심하죠. 클라이맥스도 뭔가 꽉 들어차있긴 한데 결정적 한 방이 부족하고요. 


여름용 블록버스터라 보긴 힘들겠지만 만듦새는 여전히 좋아요. 솔직히 나오는 배우들과 아기자기한 화면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예전 팀 버튼 영화에서 보였던 유니크함은 약해요. 어쩌면 긴 세월동안 그의 독특함이 여타 영화에 흡수되고 그 자신은 유사한 스타일을 반복하다보니 관객 입장에서 시큰둥해진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한때 날리는 패셔니스타였다는 어르신이 요즘도 그 당시 패션 고수하는거 보면 남들 다 입는 평범한 스타일처럼 보이거나 고루하고 어울리지 않는 흘러간 패션처럼 보이거나 하는 것같이 말입니다.


70년대를 배경과 거기에 떨어진 18세기 사람 그리고 그 광경을 보는 21세기 관객의 관계를 이용한 유머들이 많다고 하는데 당시 문화에 대해 잘 모르는 입장에서 놓친 부분이 많을 거 같습니다. 어쩌면 영화 중반부가 루즈하게 느껴진 이유가 이건지도 모르겠고요. 이런 부분은 차후 북미 흥행을 보면 어느 정도 확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뱀파이어 분장을 한 조니 뎁이 조쉬 래드너처럼 보이더군요. 웃기는 얘기죠. 이건 고현정 보고 문근영 닮았어요라고 하는 꼴이니.


클레어 모리츠 분량이 적어요. 그래도 나올때마다 화보 찍어주는 덕에 실망이 크진 않습니다. 그나저나 이 영화 덕분에 요 아가씨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 고전호러 양대산맥을 모두 점령한 셈이 되었네요.


빅토리아 역의 벨라 히스코트는 헬레나 본햄카터 류의 얼굴이네요. 개봉 전 캐릭터별 포스터에서 이 사람 얼굴보고 당연히 본헴카터라고 생각하기도 했었죠. 그래도 동영상으로 보니 확실히 구분이 되긴 합니다.


크리스토퍼 리 옹께서 특별출연하십니다. 뱀파이어 바나바스가 그에게 최면을 거는 장면에선 웃음이 터지지 않을 수 없지요. 그나저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지 여전히 바쁘신 거 같아요. 올해 개봉하는 호빗에도 나오신다고 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