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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ncy's critic

[뮤지컬] 아리랑 판타지 - 송시현

아리랑 판타지

(대구공연 포스터는 쬐깐한 거 밖에 안 보이네요...박해미는 이번에 빠졌습니다)

송시현


드디어 딤프 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기간 중 서너편 정도 볼 예정인데 첫 작품으로는 개막작인 코리아 판타지를 선택했지요.


일단 스타캐스팅이 끌립니다. 최정원,홍지민 그리고 캔의 배기성 같은 익숙한 배우들이 나오니까요. 이민자의 증가와 국제결혼이 늘면서 불궈진 한국의 다문화가정 문제를 주제로 삼은 기획도 신선했고요.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필리핀 출신 이자벨은 친구의 결혼식 참석을 위해 한국에 왔다 만난 한국남자 준태랑 결혼하지만 이 매정한 남자는 애 낳고 알콩달콩 살만하니까 덜컥 사고로 죽어버려요. 전형적인 빈궁한 시골 할매인 시어머니는 내 새끼 잡아먹은 년 + 외국서 들어온 근본도 없는 챙피한 것 콤보로 무심하고 편견어린 말투를 툭툭 던지고. 하나뿐인 딸 보리는 예쁘고 똑똑한 아이임에도 필리핀 엄마를 둔 '튀기'란 차별적 편견으로 학교생활을 힘들어하지요. 그런 와중에 마을엔 전국노래자랑 녹화 소식이 들리고 노래부르기 좋아하는 이자벨은 노래자랑 참가를 위해 수상한 노래선생에게 수업을 듣게 됩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과연 다문화가정,인종차별 같은 민감한 소재를 제대로 다루었는가에 대한 의문입니다. 지나치게 전형적인 상황, 인물들이라 새로울 게 없고 결말도 낙천적이라 딱히 흠잡을 곳은 없으면서도 제대로 소재를 활용했다고도 말 못하겠어요. 이자벨이 필리핀 출신이란 점이 극의 갈등에 특별히 작용하지도 않지요. 그냥 고아라거나 유흥업종사자였다거나 하는 설정을 가져다 붙여도 어찌어찌 흘러갈 이야기입니다. 그나마 보리란 캐릭터가 소재를 지속적으로 상기시켜주긴 하는데 깊이 들어가진 않아요.


어찌 보면 홍보성 관영공연을 보는 느낌도 있습니다.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는데 이러이러하게 행동하심 안되요 여러분~' 하는 식으로 계도,계몽하는 목적으로 말입니다. 그 의도가 나쁘다는 건 아니고 충분히 공감하며 찬성하지만 방식이 좀 촌스러워서 아쉬운 거죠. 그래도 막판에 진짜로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나와서 함께하는 모습은 좋았어요. 가공된 극속 상황이 현실과 이어지는 거죠.


노래는 아쉽습니다. 설정 때문인 것도 있겠지만 기존 다른 공연의 넘버들이 그대로 들어와요. 사실 꼭 그럴 필요도 없는데 말입니다. 오리지널 넘버들은 많지도 않거니와 개성이 약하고. 가장 아쉬운 건 마지막 노래자랑이죠. 건성건성 넘어가버리는 것도 그렇지만 이자벨의 공연을 그렇게 심심하게 만들어버리다니요. 이건 뮤지컬 아닙니까 수상소감 보다는 공연장면으로 감동을 줬어야 합니다. 헤어스프레이를 보세요!


주인공 이자벨 역에는 진짜 필리핀 출신 배우가 연기를 하시네요. 그런데 한국말이 어색하게 어색해요.. 뭔 소린고 하니 필리핀 사람이 하는 한국말을 한국인이 흉내내는 어색함 같은 거 있잖아요. 정작 배우가 진짜 필린핀 사람이란 걸 알고는 외려 깜짝 놀랐다니까요.


최정원이 뮤지컬 스타로 나오는 공연을 봤습니다. 분량은 많지 않지만 확실히 무대를 사로잡네요. 스타가 괜히 되는 건 아니죠. 배기성은 목소리 톤 자체가 뮤지컬과는 조금 맞질 않아요 대신에 감초 역할로 극의 분위기를 잘 이끌어줍니다. 좀 쳐진다 싶을때마다 나와서 살리고 들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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