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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 스피치 - 톰 후퍼 : 처칠 말고 조지 6세도 있었다능...

킹스 스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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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 영국... 이 두 단어를 들으면 떠오르는 인물은 윈스턴 처칠이다. 조금 더 고민한다면 버나드 몽고메리 정도나 생각날까. 그만큼 당시 전시 상황에서 처칠의 카리스마는 압도적이었고 이후 미디어에서도 집중 조명을 받은 건 고집불통 시가쟁이 아저씨였다. (그의 카리스마는 언변이나 업적 만큼이나 그의 이런 이미지도 한 몫 했을 것이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영국은 입헌군주제를 채택한 국가다. 그러니 처칠과 함께 전시의 영국을 이끈 '왕'도 있었을 것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바로 그 왕 '조지 6세(알버트 프레디릭 아서 조지 윈저)'에 관한 얘기다.
1차대전 이후 히틀러 세력이 확장되며 불안한 전운이 감도는 시점에서 영국이 독일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때까지를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영화의 초점은 정치적 알력이나 전쟁에 관한 것보다 조지 6세로 즉위하게 될 알버트 개인에 맞춰진다. 왕자로서 왕의 계승 서열 2위인 그에겐 말더듬이라는 선천적 장애가 있다. 그런 그가 가장 불안한 시기의 왕이 되어 미디어를 통해 불안한 국민들에게 희망과 의지가 되는 연설을 해야 하는 입장이 된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한다. 영화는 이런 설정 속에서 일국의 왕이란 위치 보다는 자신의 원치 않는 커다란 책임 앞에서 스스로의 장애를 극복해야 하는 한 인간으로서 알버트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를 돕는 조력자로서 부인, 또 한명 빼놓을 수 없는 언어치료사 라이오넬 로그를 주요인물로 등장시킨다.


'자격증 하나 없는' 치료사인 라이오넬과 알버트의 신분을 초월한 우정은 감동적이다. 영화 대부분은 이 두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알버트 역의 콜린 퍼스와 라이오넬 역의 제프리 러쉬 두 명배우는 평범하기 짝이 없을 장면에서 조차 쫄깃쫄깃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특히, 콜린 퍼스의 말더듬이 연기와 그것을 극복하는 연설 장면의 재연은 탁월하다. 그는 단순한 실화의 재연을 넘어 (인터넷에선 극 마지막 연설 장면의 사운드와 실재 조지 6세의 육성을 비교한 파일이 있는데 단어 사이의 텀 때문에 조금식 밀리는 것을 제외하곤 같은 사람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흡사하다) 극적 감동을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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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아카데미에서 '킹스 스피치'는 작품상,감독상,주연상,각본상 주요부문 4개를 차지했다. 주제나 스토리 면에서 아카데미 입맛에 딱 들어맞았기 때문도 있겠지만 시상식 이전부터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던 소셜 네트워크를 비롯한 경쟁작들 중에서 뽑힌 것은 단순히 그 이유만은 아닐 것이다. 아카데미가 절대적인 평가기준은 아니겠지만 작품상과 감독상을 동시에 수상했을 때엔 그만한 이유가 있음을 확인했던 영화였다.


헬레나 본헴 카터가 저렇게 '정상적이고 우와한' 역할을 맡은 모습을 본게 얼마만인가 싶다.


왕의 계승식을 마치고 돌아온 알버트 앞에서 '정식으로 인사 드릴 것'을 충고하는 큰딸이 그럼 엘리자베스 여왕인 건가?


콜린퍼스도 미중년이긴 하지만 인터넷에서 찾은 실제 조지 6세의 외모 역시 출중하다. 콜린퍼스 보단 영화에서 알버트의 형인 에드워드를 연기한 가이 피어스를 더 닮은 샤프한 외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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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에서 웜 테일 역을 맡아 쥐새끼를 연상시키는 극중 인물의 외모를 완벽하게 재연한 티모시 스펄이 여기선 무려 윈스턴 처칠로 등장한다. 그런데 이게 또 제법 그럴듯하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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