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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ncy's critic

[영화] 사파이어

사파이어
 


웨인 블레어
(2012 부산 국제영화제 관람) 

호주 원주민(아보나진) 소녀 4명이 베트남 위문공연단 오디션에 참가, 전쟁을 체험하면서 성장한다는 한 줄 요약이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본론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지만요.


실화에 바탕을 둔 이야기이고 원작은 호주에서 제작된 뮤지컬입니다. 국내에선 2010 대구국제뮤지컬 페스티벌을 통해 뮤지컬이 소개되기도 했었습니다. 당시에 보고싶었으나 표를 구하지 못해 놓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영화는 이주 백인들의 호주원주민에 대한 차별과 소위 '빼앗긴 세대'라 불리는 암흑기에 대한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74206&mobile&categoryId=505 ) 글을 보여주면서 시작합니다. 그리곤 귀여운 원주민 소녀 4명이 화음을 이루며 원주민 언어로 성경이야기 담은 노래를 부르지요. 호주내 원주민과 여성 인권신장에 기여했던 실존인물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영화는 원주민 차별에 대한 이야기가 한 축을 이룹니다. 하지만 갈등의 원인으로만 사용될 뿐 뚜렷하게 정치적 포지션을 취하진 않아요. 인종차별이란 '일반적 인간'의 기준에선 이미 잘못된 행동임이 자명한 것이니 괜히 훈장질하는 것보단 이런식의 서술이 센스있고 효과적이겠지요. 그보다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건 격변의 시대에 변화의 시절을 겪는 네 소녀들이 여인이 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음악!'


다루는 이야기들은 인종차별, 전쟁, 미혼모, 죽음 등 무겁지만 영화는 경쾌하고 즐겁습니다. 물론 소재들에 대한 태도를 적절히 지킬만큼 진지하고 무거운 순간들도 적절하고요. 소울,스윙 류의 흑인음악 위주의 넘버들도 하나같이 좋았어요. 사운드 믹싱의 힘을 빌기도 했겠지만 아무래도 노래 실력이 받쳐주는 배우들을 캐스팅한 부분도 크지 않을까 싶군요.

제가 알던 호주는 아무래도 피상적입니다. 호주란 나라에 대해 깊이 알 기회가 많지 않았으니까요. 부끄럽지만 캥거루 폴짝폴짝, 코알라 코알코알 정도랄까요. 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서 호주의 역사에 대한 상식을 얻었고 그 곳의 사람들에 대해서 알게 되었으니 이것 만으로도 득이라면 득이지요. 
 


시대상을 보여주는 영화의 오프닝에는 JFK가 나오고, 이야기가 본 궤도에 오르는 것은 캐릭터들이 베트남 전쟁 위문공연을 가게되면서 부터입니다, 호주 원주민임에도 그들이 추구하는 음악은 제임스 브라운으로 대변되는 영미권 흑인음악(소울)이고 영화의 마지막은 마틴 루터 킹의 죽음과 그 후로 촉발될 변화의 시간에 대한 암시지요. 호주를 배경으로 호주 원주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가장 크게 작용하는 사건들이 모조리 미국것이란 점이 재미있더라고요. (사실 배경 몇 개만 슬쩍 바꾸면 그냥 미국 남부-뉴올리언즈라던지..-이야기라해도 믿을 판)

물론 매력있는 사람들이고 베트남 가서 '공연판물'을 먹은 후로는 더더욱 레벨업하긴 하지만 영화 끝나고 나오는 자료사진들의 실존인물들 젊은 시절이 본편 배우들보다 예쁘다는 게 함정이라면 함정. (보통은 반대잖아요)

+
당연한 얘기겠지만 슈프림스 드립도 나옵니다.

++ 빼앗긴 세대에 대한 위키항목
http://en.wikipedia.org/wiki/Stolen_Generations

+++ 뮤지컬공연당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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