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 - 대구 죽여주는 이야기 대구공연 2012년 2월 5일 하모니아 아트홀 명덕소극장 어쩌다보니 이번 주에만 공연장을 두 번이나 그것도 '홀로' 찾게 되었다. 특히나 이번 공연은 싸그리 커플... 아닌 경우는 여자끼리 온 사람들. 남자 혼자 온 건 온리 미. ㅜㅜ 사전설명에서 '관객참여형' 연극이라기에 어떤건가 궁금했는데 정말 적극적으로 극에 관객들을 끌어들인다. 회상장면에서 상대역으로 즉석 캐스팅하기도 하고 관객을 객체화 시키면서 소품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활용에서 사전 각본과 순간의 애드립을 활용해 연신 웃음을 주는데 그만큼 관객의 호응과 참여가 중요한 연극이기도 했다. 쉽게 예를 들자면 코미디 빅리그의 JSA 컨셉으로 진행하는 콩트 같은걸 생각하면 되겠다. 이런 형식은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고 다양한.. 더보기
[뮤지컬] 사랑을 이루어 드립니다 - 대구 뮤지컬 - 사랑을 이루어 드립니다(사.이.다) 대구공연 하모니아아트홀 1관 2/3 7:30 공연 솔직히 사전 정보없이 티X 사이트에 할인티켓 올라왔기에 본 공연. 대구서 이 가격에 뮤지컬 보는 건 DIMF 시즌이나 가능한 일이니까... 시놉은 이렇다. 소심한 성격의 진성은 같은 회사직원인 장미에게 관심이 있지만 말 한번 제대로 걸어보지 못했다. 어느날 무슨 소원이던 들어준다는 황당한 문자를 받게 되고 호기심에 전화를 걸어본다. 순간 요정처럼 나타난 진희,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문자로 보내면 뭐든지 이루어준다는 마법같은 제안을 하게되고 이에 진성은 여러 사람으로 변해 장미의 마음을 얻고자 한다. 처음 시놉을 접했을 때 '소심' '짝사랑' 같은 부분에서 감정이입 되어 티켓을 구매한 부분도 없지 않음을 .. 더보기
[연극] 기막힌 스캔들 (대구공연) 기막힌 스캔들 (보잉보잉2) 문화예술전용관CT에서 1/28 7시 공연을 봤다. 일단 극장... CT는 아마도 제일극장의 영문이니셜이겠지. 예전 영화관이었을 때 자주 갔던 곳인데 어느 새 연극 공연장으로 바뀌고 이후론 처음 가 본 것이었다. 추억의 장소인 만큼 익숙한 공간배치가 눈에 들어왔다. 아.. 맞아 예전에 여기가 대기실이었고 여기에 매점이 있었고 이 벽 즈음에 영화 포스터가 붙어있었지 같은. 공연장 내부도 예전 극장 구조 그대로였다. 다만 의자가 앉은뱅이로 바뀌고 천정이 높아지 고 조명들이 들어찬 정도. 연극 시작 전 옆자리 앉은 커플들이 정말 "미친듯이" 사진을 찍 어대더라. 뭐.. 공연중에 찍는 것도 아니고 뭐라 그럴 일은 아니지만 '정말 저러고 싶을까' 란 궁금증은 들었다. 그 커다란 DSLR.. 더보기
완득이 - 이 한 완득이 이한 원작 소설을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상당부분을 살렸으리라 짐작됩니다. 영화의 재미를 끌고가는 독특한 캐릭터들과 그들의 개성을 살려주는 맛깔나는 대사 등은 아마도 소설 원작에 큰 빚을 지고 있지 않을까 하는 거죠. 완득이엔 이렇다할 사건은 없습니다. 물론 선생님이 인권운동하다 경찰에 잡혀간다던가 하는 일들이 벌어지지만 대부분이 스크린 밖에서 벌어집니다. 대신에 영화는 주인공 완득이와 이웃 사촌인 담임 선생님을 중심으로 소소하지만 분명한 메시지를 지닌 일상들을 보여주지요. 완득이를 보고 있으면 좀 이상타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곱추 아버지에 외국인 어머니 그리고 그것을 모르고 자란 출생의 비밀, 적응하지 못하는 학교생활, 찢어지게 가난한 가정 등등. 분명 비뚤어져도 한참 비뚤어져야 할 아.. 더보기
특수본 - 황병국 특수본 (그러니까 이 포스터 보고 생각한 그런 영화 아닙니다, 김정태 어쩔...) 황병국 제목은 특수수사본부의 약칭입니다만... 극중에서도 특본이라고 하지 특수본이라고는 안 해요. 거기부터 조금 에러. 게다가 포스터는.... 속으면 안 됩니다. 저 오글거리는 포스터보다 본 영화가 1.4배 정도 나아요. 스토리는 복잡하면서도 빤합니다. 갈등관계나 인물 구도가 너무 선명해서 반전이 약해요. 열혈형사, 냉철한 척 하지만 어두운 과거를 가진 전문가가 한 팀을 이루어 경찰 내부의 비리에 대적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뒤로 가며 사건의 진상이 드러날 수록 처음 선보였던 인물들의 가면이 벗겨지는 형국인데. 초반에 이를 숨기기 위해 너무 오버를 해서 '반전'과 '경찰비리'라는 사전정보만 가지고 있으면 빤히 예상가능한 인물.. 더보기
50/50 - 조나단 레빈, 윌 레이져 50/50 감독 조나단 레빈 각본 윌 레이져 영화는 엔딩 스크롤이 올라가면 뜬금없이 등장하는 자막처럼 작가 본인의 이야기를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 희귀암에 걸렸음을 알게된 주인공 아담이 항암치료를 거쳐 결국 수술을 받고 치료하기까지의 과정이죠. 얼핏 눈물콧물 다 짜낼 신파극을 떠올릴지 모르겠지만 영화는 그렇게 노골적이진 않습니다. 물론 감동코드들이 있고 코끝이 찡해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쿨하고 유머를 놓치 않아요. 영화를 보고나서 떠오른 건 양동근, 이나영이 나왔던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였습니다. 주인공을 회복불가의 뇌종양 진단을 내려놓고선 정해진 결말로 치달으면서도 드라마는 당시로선 파격적으로 뻔한 신파를 회피하고 서정적 대사와 화면으로 진짜 젊은이들의 고민과 이야기.. 더보기
[뮤지컬] 오디션 뮤지컬 오디션 최준철 역 / 오의식 박병태 역 / 조정환 정찬희 역 / 이건호 김선아 역 / 이은 홍다복 역 / 최혁 홍초롱 역 / 박혜원 대구학생문화센터 공연 마지막 회차로 관람했습니다. 대구지역에서 이 가격으로 이 정도의 공연을 보는 건 흔치 않은 일이죠. 일단 예매현황이나 당일 관객들 중 학생 단체가 많은 것으로 보아선 관에서 티켓 지원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은 있습니다. 뭐.. 요즘 애들은 이런 곳 구경오는 것도 수업의 일환으로 의무화 되어있는 모양이니까요. 기왕 올거면 이렇게 좋은 공연 보는 게 좋겠죠. (검색해보니 학생문화센터 주관으로 초청공연한 모양이네요. 고3수험생 이벤트였고요) 스토리는 단순합니다. 지하 연습실에서 꼬질꼬질 연습하며 미래를 꿈꾸는 인디밴드에게 일생일대의 기회(서울시에서.. 더보기
신들의 전쟁 - 타셈 씽 신들의 전쟁 타셈 씽 주인공 이름이 테세우스고 제우스, 포세이돈이 나오고... 그러니까 당연히 테세우스 신화를 다루고 있을 터이니 미로 좀 나와주시고 아리아드네랑 미노타우루스 나오고 그럴 줄 알았지? 신화 쪽으로 잘은 모르지만 그래도 테세우스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런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러니까 이건 300의 속편 쯤 되는 영화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거대하고 무자비한 적을 눈 앞에 둔 복근 사내들이 협로를 사이에 두고 나라의 존망을 건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배신자가 나오고 카리스마 쩌는 악당이 나오고 주인공은 마지막에 장렬히 전사해 영웅이 되는 거지요. 여기에다가 치트키 쓴 것 같은 신님들 몇몇 양념으로 뿌려준 게 이번 영화 신들의 전쟁입니다. 신화란 게 그렇습니.. 더보기
벌집을 발로 찬 소녀 1,2 - 스티크 라르손 벌집을 발로 찬 소녀 스티그 라르손 (2011,49/50) 스웨덴 작가 스티그 라르손의 베스트셀러 밀레니엄 시리즈의 마지막 편입니다. 여기까지 원고를 출판사에 넘기고선 작가가 사망했으니 (현재로선) 유작인 셈입니다. 여튼 줄거리는 전편인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의 결말에서 이어집니다. 아버지와 오빠에게 '복수'하러 갔다가 두드려 맞고 생매장 당하고 것도 모자라 머리에 총까지 맞았던 용문신을 한 소녀 리스베트 살란데르가 불사조 마냥 부활하여 복수를 감행...하는 이야기는 아니고 전편에서 벌어지고 밝혀진 상황을 하나씩 마무리해나가는 내용입니다. 전작이 액션에 치중한 경향이 있다면 이번 이야기는 마치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두뇌싸움과 함께 법정 스릴러의 느낌도 있습니다. 시리즈의 상징이자 주인공인 살란데르가 뇌수.. 더보기
돼지의 왕 - 연상호 돼지의 왕 연상호 단편애니 지옥(이후 중편으로 확장된 지옥:두개의 삶까지)으로 특유의 스타일을 각인시켰던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자 첫 장편 애니메이션입니다. 소설가란 직함을 내걸지만 현실은 자서전 대필가인 종석에게 중학 동창인 경민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15년만에 전화를 걸어선 다짜고짜 만나자고 해선 술잔을 기울이던 경민은 중학교 1학년 1학기란 짧은 시간 그들의 삶에 툭 튀어나왔던 김철이란 인물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고 극은 그들의 끔찍했던 중학교 시절로 돌아갑니다. 성인이 되어 재회한 인물들이 자신들의 어린시절을 이야기하며 과거의 비밀들이 드러난다는 극의 구조는 익숙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회상하는 중학교 1학년의 교실은 이제 막 사춘기가 시작된 소년들의 세계라기 보다는 어른들의 세계를 흉내내는 애새끼들의.. 더보기
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 - 조국 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 조국 (2011,48) 이름가지고 장난치는 것도 자기가 하면 인정! 조금 된 책이고 그 이전에 썼던 칼럼들을 모은 형식이라 지금 상황과는 온도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 시대의 지식인으로서 법학자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올바른 시선을 던져주는 책이다. 나꼼수, 박원순, 안철수 등으로 대변되는 최근의 시민정치 이슈/부상을 생각하면 그래도 그 사이 많이 변했고 나아졌구나 싶기도 하고. 여전히 1,2년전 지적된 문제가 그대로거나 더 악화되어 가는 부분에선 갑갑함을 느끼기도 했다. 더보기
헬프 - 테이트 테일러 헬프 테이트 테일러 60년대 미국 남부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독립을 꿈꾸는 젊은 여성, 인종차별, 계급사회의 잔재와 새로운 시장경제 시대의 충돌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가장 주된 갈등은 인종차별입니다. 60년대 남부 시골을 배경으로 흑인 가정부들과 그들을 '부리는' 백인 부자들을 소재로 자기 책을 쓰려는 진보적인 인텔리 백인 여성이 주인공이니 대충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짐작은 갑니다. 사실 예고편만 보고는 깔깔 거리며 볼 수 있는 소동극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본 영화는 그보다 훨씬 무겁고 진중한 주제를 심도있게 다루고 있어요. 그렇다고 깔깔 거리는 소동극이 없는 건 아닙니다. 영화 곳곳에 박혀있는 에피소드들은 그 줄기만 따고 본다면 전형적인 소동극 코메디에 어울리는 이야기이며 화장실 유머.. 더보기
명탐정의 저주 - 히가시노 게이고 명탐정의 저주 히가시노 게이고 (2011,47) 주인공 텐카이치의 존재와 쟝르에 대한 패러디란 점에서 전작 명탐정의 규칙과 댓구를 이루는 작품입니다. 명탐정의 규칙이 제목 그대로 본격 미스테리 쟝르의 고도로 규칙화 되고 게임화 된 트릭들에 대한 조소를 담은 패러디였다면 이번 명탐정의 저주는 '그런 식으로 너의 근본을 까댈거냐!'라고 항의하는 쟝르팬들에 대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자기병명적 고백담 같은 책입니다. 내가 요즘은 본격물 잘 쓰지도 않고 심지어 명탐정의 규칙에서 ㅋㅋ 거리며 그 황당한 세계에 대해 까대기도 했지만 사실 본격미스테리의 세계는 언제까지라도 담아두고 생의 마지막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의 고향이얌...이라고 수줍게 고백하는 거지요. 쟝르 속에서 우디 알렌 마냥 독자들을 향해 이야기를 던지던 .. 더보기
20세기 소년 - 박형근 20세기 소년 박형근 (2011,45) 제5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대상수상작 글쎄올시다. 이 말부터 떠올랐다. 과연 이게 대상을 받을 만한 작품인가? 거기서 두개의 질문이 파생된다. 첫째는 출품작 수준이 전체적으로 낮았던 건가?이다. 하지만 책 말미의 심사평을 보면 전년보다 '작품 수는 줄었지만 수준은 높아졌다'란 문구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그렇진 않은 모양이다. 그렇다면 둘째가 심사기준에 대한 궁금증이다. 개인적으로는 인터넷 하위문화에 익숙치 않거나 정보량이 부족한 심사위원들이 작가가 풀어놓은 썰에 속아넘어간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사실 책속의 정보들은 작중 20세기 소년들이 그러했듯이 조작되고 뒤틀어져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론 조금의 검색을 통해 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의 피상적 진실에 접.. 더보기
커플즈 - 정용기 커플즈 정용기 제목만 보고 예전에 만들어진 '싱글즈'의 속편격 기획인가 싶었습니다. 예고편을 보고선 평범한 로맨틱 코미디인 줄 알았고요. 흠.. 일단 로코물인 건 맞습니다. 타겟 관객도 아마 말랑말랑 연애담을 보고싶어하는 젊은 여성이나 영화관 데이트 나온 연인들이겠지요. 하지만 단순히 로코물로 분류하기엔 아쉬운 야심이 담긴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야기는 메인이 되는 다섯 명의 남녀들이 얽힌 하루동안의 일을 세 파트로 나누어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보입니다. 약혼녀에게 버림받고선 요란벅쩍지끈한 하루를 겪으며 새로운 사랑에 눈뜨는 늙다리 남자, 생각지도 못한 인연에 가슴 설레는 젊은 여경, 앞서 나온 늙다리를 속여먹고 새로운 남자를 만나러 갔다가 돈에 홀려 소동을 벌이는 젊고 싱싱한 꽃뱀 아가씨, 순정파 건달,.. 더보기
인 타임 - 앤드류 니콜 인 타임 앤드류 니콜 인 타임은 시즌마다 하나 이상 씩은 만들어지는 것 같은 설정놀음 SF의 하나입니다. 패러럴 월드나 근미래 또는 아예 환상의 공간을 상정하고 특이한 설정을 가져와 거기에서부터 시작한 이야기를 밀어붙이는 거지요. 이퀼리브리엄, 가타카, 다크씨티, 데이브레이커스 등등... 이야기를 구축하는 기본 틀은 같지만 결과물은 매우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은 꾸준히 애용되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설정은 이렇습니다. 미래인지 아니면 패러럴 워드인지 모를 세상의 모든 인간들은 25세 이후 노화를 멈추고 딱 1년의 시간이 주어집니다. 25세 이후의 삶은 시간으로 환산되고 그 시간이 통화를 대신한 세계인 거죠. 그리고 팔뚝에 13단위 숫자로 표시되는 시간은 자유롭게 거래되며 화폐의 기능을 하지만 .. 더보기
브리다 - 파울로 코엘료 브리다 파울로 코엘료 (2011,44) 연금술사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작가의 작품이고 국내 베스트셀러 목록에도 출간이래 지금까지 꾸준히 올라있는 스테디셀러란 이유 만으로 손에 들었다. 일단 이런 책은 아무래도 내 성향이 아니다. 일단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분류하고 이해하여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야기는 브리다란 여성이 전승을 배우기 위해 두 명의 스승을 오가며 내면의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 같다. 달의 전승이니 해의 전승이니 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마녀가 나오고 마법사가 나오고 사랑과 삶에 대한 질문들이 던져진다. 자기계발서나 명언집에 나올 법한 이야기들이 나오는가 하면 전생과 현생을 잇는 환상적 순간이나 소울메이트에 관한 오글거리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드는 생각은 그래서 뭐? 정도.. 더보기
출구조사 결과 박원순 유력!! 꼼수에 보내는 축전 이게 다 누구때문입니까 여러분!! 더보기
리얼 스틸 - 숀 레비 리얼 스틸 숀 레비 리처드 매드슨의 '스틸'이란 소설이 원작이라고 하는데 원작 소설을 보진 못했지만 아마 설정만 빌려왔을 거라는 쪽에 100원 걸어 봅니다. 거대 로봇이 나와서 격투를 벌인다는 기본 설정이지만 스토리 자체는 '찌질한 남자의 아버지 되기'라는 익숙한 소재의 변형입니다. 당장이라도 유사한 영화들을 몇 개 대볼 수 있을 겁니다. 어바웃 어 보이, 과속 스캔들, 오버더 탑, 챔프... 느닷없이 자기 앞에 나타난 아들과 함께하며 부자의 애정을 돈독히 하고 남자는 부성을 발견하고 뭐 그런 뻔한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섣불리 실망부터 하지 마시길, 로봇 격투라는 부분에서도 상당히 신경을 썼고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으니까요. 영화 속 로봇 들은 3-4미터 정도의 크기인데 상당부분 장면에서 '진짜' 같.. 더보기
삼총사 (2011) - 폴 앤더슨 삼총사 폴 W.S. 앤더슨 짧지 않은 영상 미디어의 역사 속에서 여러차례 재해석되어지는 고전들이 있습니다. 로빈후드, 춘향전, 제인에어, 로미오와 줄리엣 등등. 이들 원작이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익숙함'일 것입니다. 일반 대중들은 난해하거나 너무 새로워서 받아들이기 거북한 이야기보다 익히 들어 알고 있고 친근한 이야기들에 끌리기 마련입니다. (원형적 서사가 여전히 먹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예상하듯이 여기엔 함정이 있습니다. 익숙하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뻔하고 지루할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거든요. 이 영화 삼총사는 여지껏 수 차례에 걸쳐 영화화 되었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뒤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원작을 어린이용 문고본으로만 접했고 기존 영화/만화들을 본 게 전부인 .. 더보기
김전일 패러디 원작만큼이나 많고 시시해진 소년탐정 김전일 패러디... 더보기
교수와 여제자 2 - 대구공연 교수와 여제자 대구메트로 아트센터 10.8 16시 공연 당췌 뭘 가르치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교수란 직함을 내건 45세 남자 주인공은 임포텐츠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부인과의 관계는 소원해지고 매사에 기죽어 사는 거지요. 게다가 그가 이번에 출간하게 된 책이 '행복한 성생활'에 관한 것인지라 병원을 찾을 수도 없습니다. 그런 교수에게 맞춤 스럽게도 섹시한 여제자가 있고 교수는 그녀가 준비중인 작품 (책인지 극본인지 정확하진 않습니다)을 지도한다는 핑계로 어느 호텔에서 약속을 잡습니다. 스토리는 단순하다 못해 공허합니다. 발기불능의 남자가 자신의 문제가 부인에게서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인지 아니면 병적인 이유인지 고민하던 중 그것을 확인해 보겠다고 호텔에서 젊은 여제자에게 덤비다가 여차저차해서 발기에 성공한다는.. 더보기
컨테이젼 - 스티븐 소더버그 컨테이젼 스티븐 소더버그 조류독감이던가 신종플루던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어떻게 한 지역에서 발생한 병이 짧은 시간 사이 빠르게 세계로 전염되었는지를 추적하는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아마 BBC에서 만들었던 거 같은데 정확한 기억은 아닙니다) 가장 핵심적인 매개는 바로 공항과 호텔이었어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고 또한 잠시 머물렀던 사람들 (그렇기 때문에 감염 후 증상이 제대로 나타나기 전에)이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면서 바이러스 폭탄이 되는 거죠. 그들이 공항/호텔 내에서 감염하는 경로도 너무나 일상적이었습니다. 같은 엘리베이터를 탔다거나 감염자의 타액이 묻은 문 손잡이를 잡았다거나 하는 식이었어요. 제대로 된 치료제도 없는 치명적 질병이 너무나 쉽게 그리고 순식간에 퍼져나가는 '현실'.. 더보기
어브덕션 - 존 싱클톤 어브덕션 존 싱글턴 트와일라잇에서 토플리스는 여성의 전유물이 아님을 온몸으로 증명하신 늑대 소년 테일러 로트너를 주연으로 4브라더스로 익숙한 흑인 감독 존 싱클턴이 연출한 영화입니다. 예고와 포스터만 보면 제이슨 본이나 007 같은 첩보액션 영화를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뭐 설정은 좀 비슷하긴 하지만) 그 보다는 고교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청춘 애정물과 스파이 키드를 섞은 영화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액션 장면이 꽤 있기는 하고 제법 미스터리의 틀도 갖추고 있긴 한데 결국 주 목적은 사춘기 소년이 출생의 비밀에 얽힌 황당스런 진실을 알게 되며 그에 얽힌 소동 속에서 멋진 액션 모험의 주인공이 되고 그 와중에 어여쁜 이웃집 소녀와 사랑도 이루고 뭐 그런 이야기란 겁니다. 그러니까 '점퍼'가 요즘 .. 더보기
하루 하루가 세상의 종말 - J.L.본 하루하루가 세상의 종말 J.L.본 (2011,43) 좀비 관련 창작물들은 지난세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그 팬층을 늘려왔습니다. 타히티 주술에서 비롯한 단어는 이제 살아 움직이는 시체를 지칭하는 대명사가 되었고 (어원이야 어찌 되었던 말입니다) 다양하게 해석되고 창조될 수 있는 상징성 덕분에 창작자들에게도 사랑받는 소재가 되어 하나의 쟝르를 형성하기에 이르렀지요. 이 책은 현역 미 해군 장교인 작가가 자신의 블로그에 일기 형식으로 연재한 글을 모아서 책으로 펴낸 것입니다. 현재 속편까지 번역 출간이 되었고요.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작가가 군인으로서 근무하며 (이라크 전에 참전하기도 했다는 군요) 듣고 경험하고 생각한 바가 좀비 아포칼립스라는 설정 속에 적절히 녹아들어 그럴듯한 디테일을 형성합니다. 이야기의 .. 더보기
불후의 명곡 - 알리의 킬리만자로 표범 조용필의 원곡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노래방에서 저얼대 피애햐 하는 곡이다 내가 부르는 건 물론이요 누군가 부르려는 시도도 적극적으로 막아야 한다. 이유야 단 한가지 노래의 절반을 차지하는 나래이션... 조용필이 할때야 멋지지 보통은 웃기거나 손발이 오글거리거나 끔직하거나이니까. 이번 불후의 명곡에서 알리가 그 곡을 들고 나왔을 때 역시나 같은 불안이 있었다. 아직 새파랗게 어린 가수가 그것도 여성이 그 부분을 어떻게 해석하고 극복할 것인가... 그녀는 그런 나의 불안을 비웃기라도 하듯 탱고 리듬에 맞춰 아주 멋드러진 한편의 요페라를 연출했다. 뮤지컬이라 해도 좋고. 그런 형식속에 들어가자 나래이션은 연기가 되고 자연스럽게 '극'의 일부가 됐다. 사실 나래이션만이 아니다. 이번 알리의 무대는 고도의 계산이 .. 더보기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 기리노 나쓰오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기리노 나쓰오 (2011, 41) 작가의 여탐정 미로 시리즈의 두번째 책입니다. 시리즈를 본격적으로 알리게 된 책이고 영화화 되기도 했다는 군요.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56637) 이러저러한 사건들을 격은 후 무라노 미로는 드디어 본격적으로 아버지의 사무소를 이어 탐정일을 하고 있습니다. 다와다 변호사를 통해 소개받은 여성인권운동가 도모베의 의뢰로 레이프(강간)을 다룬 AV 비디오에 배우로 출연한 잇시키 리나라는 여성의 신원파악에 나선 미로는 조사를 진행하며 AV 업계의 어둠과 거기에 연루된 야쿠자 등의 이권세력들과 얽히게 됩니다. 동시에 잇시키 리나가 자해를 하며 끝이나는 비디오가 있다는 루머와 함께 어쩌면 그녀.. 더보기
R.P.G - 미야베 미유키 R.P.G 미야베 미유키 (2011,40) 제목 RPG는 Role-Playing Game의 약어입니다. 게임 이용자가 게임상 캐릭터의 역할을 수행하며 진행되는 게임으로 게임의 목표나 목적이 역할 수행 자체에 큰 비중을 두는 것을 의미하죠. 역할 수행 게임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소설 속에서 이 용어는 두 가지 의미로 활용됩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서로 연결될 것 같지 않던 두 건의 살인사건에서부터입니다. 주택 신축 공사 현장에서 흉기에 난자 된 채 발견된 40대 가장과 목이 졸린 채 숨진 20대 여성. 별건으로 보이던 두 구의 시신은 남성이 일하는 제과회사의 홍보 이벤트에 숨진 여성이 고교시절 참가한 적이 있고 그 담당이 숨진 남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각각의 현장에서 동일한 증거 (한정 생산된 의류의 섬유.. 더보기
4페이지 미스터리 - 아오이 우에타카 4페이지 미스터리 아오이 우에타카 (2012,39) 매우 특이한 형식의 책입니다. 제목 그대로예요. 4페이지에서 완결되는 미스터리 형식의 엽편 60개가 모여서 책 한 편이 된 거죠. 일본 원서는 2000자 이하 원고지 열 장 이하의 제한이었다고 합니다. 4페이지라니 흥미롭습니다. 사실 제본 상 4페이지라도 첫 페이지에 반절이 제목과 여백인 걸 생각하면 거의 3페이지 내에서 이야기과 완결되는 겁니다. 미스터리란 형식을 위해 차용되는 여러가지 아이디어와 트릭을 제외하고서라도 상당히 압축적으로 글을 쓸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대사의 경우 아무리 짧아도 일반적으로 한줄을 잡아먹으니 최소화함과 동시에 효율적으로 활용해야하죠. 압축과 생략의 묘미를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한 책입니다. 아무래도 형식에 .. 더보기
카운트다운 - 허종호 카운트다운 허종호 유능하다 못해 사악해 보이는 채권추심원 건호는 추심원 넘버원을 기록하며 그간 밀렸던 자신의 빚을 청산합니다. 모든게 제법 잘 풀려가는 것만 같던 순간 갑자기 혼절을 하고 깨어보니 병원에선 간암 말기라며 두 주 안에 이식수술 안하면 죽는다고 하지요. 마침 그에겐 5년 전 사망한 아들이 있었고 아들의 장기는 기증되어 4명의 사람에게 이식되었습니다. 적합성이 아들과 높은 만큼 자신과도 높을 가능성이 높은 인물들이죠. 그는 에이스 추심원으로서 실력을 발휘해 아들의 장기를 이식받은 사람들의 리스트를 뽑아 추적하지만 세 명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이식이 불가능하고 마지막 한 명 차하연을 찾아가게 됩니다. 아들의 심장을 이식받아 살아난 그녀는 사기죄로 복역중이지만 마침 일주일 후 석방될 예정입니다. 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