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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도가니 - 황동혁 도가니 황동혁 2005년 실제 벌어진 사건을 토대로 쓰여진 공지영 작가의 원작을 영상으로 옮긴 작품입니다.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은 광주에서 벌어졌으며 영화 속 무진시는 가상의 도시입니다) (원작 인증...) 안개의 도시 무진, 청각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인 자애학원에 미술 교사로 부임하게 된 강인호는 첫날부터 학생들에게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하며 불안을 느낍니다. 그리고 외딴 곳에 위치한 이 자애학교란 곳의 숨겨진 진상이 하나씩 밝혀지며 인호의 불안은 실체를 드러냅니다. 진실이 드러난 순간 인호와 인권단체 간사 유진은 물론이고 영화를 보고 있던 관객들까지 몸서리를 치게 되지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슬프지만 특별한 게 아닙니다. 한국이란 나라의 뒤틀린 권력관계와 잘못된 제.. 더보기
얼굴에 흩날리는 비 - 기리노 나쓰오 얼굴에 흩날리는 비 기리노 나쓰오 (2011,38) 작가의 실질적 데뷔작이라고 평해지는 작품임과 동시에 여탐정 미로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입니다. 아직 젊은 시절의 작품이라서 그런지 기리노 나쓰오 특유의 작풍이 덜 잡힌 때문인지 이전에 접했던 작가의 작품보다 편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쟝르적으론 여탐정이 등장하는 하드보일드라고 분류할 수 있을텐데 약간의 추리가 가미되어 마지막에 몰아치는 맛이 있습니다. 무라노 미로는 어느 날 밤 친구 요코의 애인인 나루세의 전화를 받는다. 그가 운영하는 '수상한' 중고차 판매점의 공금 1억엔과 함께 요코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르포라이터인 요코, 야쿠자가 연관된 나루세, 그리고 역시나 야쿠자의 조사원으로 오랜기간 일해온 탐정인 아버지를 둔 미로까지 얽힌 가운데 요코와 1억.. 더보기
딸기 아이스크림 - 지병현 딸기 아이스크림 KBS 드라마 스페셜 지병현 드라마스페셜, 베스트극장 등등... 이름이야 바뀌지만 여튼 이런 프로그램은 단막극의 형태를 통해 신선한 기획, 작가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딸기 아이스크림은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그 제목과는 달리 마냥 말랑말랑한 드라마는 아닙니다. 같은 직장에서 비밀 연애 중인 기정과 준경은 이제 막 연애 3년차를 맞이한 커플입니다. 둘은 처음 만남부터 서로에게 끌리며 운명적인 사랑을 나누지만 현실은 자꾸만 둘 사이를 훼바놓습니다. 특히나 기정은 준경에 대한 마음과는 달리 중요한 순간마다 일이 꼬이며 약속에 늦어버리는 거죠. 오죽했으면 어쩌다 시간에 맞춰 나온 날 숨어서 그를 지켜보던 준경에게 '내가 기다리는 거 처음인가? 나름 괜찮네 천천히 와'따위의 문자.. 더보기
설게자들 - 김언수 설계자들 김언수 (2011,37) 도서관으로 불리는 비밀조직에서 암살자로 일해오던 래생은 최근의 두 표적을 두고 이유 모를 심적 갈등을 겪습니다. 하나는 오래 전 권력 상부에 앉으면서 도서관을 부리던 장군이고 다른 하나는 한 손으로도 죽일 수 있을 것 같은 고급 콜걸입니다. 장군은 래생의 아버지와도 같은 존재인 도서관의 수장 너구리 영감과 친밀하던 사이이자 오래된 권력의 말로를 상징하고 콜걸은 래생이 인정하는 별종 킬러 추가 자신의 목표임에도 살려준 여자입니다. 쓰레기통에서 인생을 시작했고 도서관에서 성장한 래생으로선 별다른 선택지도 없이 이어온 킬러의 삶에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두 타깃 앞에서 래생은 '설계자들'이 내려준 지령을 어기고 지정된 것과 다른 방식으로 상대를 살해하며 그의 킬러로서의 삶도 꼬.. 더보기
마이 시스터즈 키퍼 - 조디 피콜트 마이 시스터즈 키퍼 조디 피콜트 (2011,36) 13살 안나는 계획적으로 태어난 이른바 맞춤형 아기입니다. 전골수구백형병이란 희귀병으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언니 케이트에게 적합한 기증자가 필요했던 부모가 케이트와 가장 적합한 배아를 선택해 아이를 낳았던 거지요. 덕분에 말도 못 뗀 어린아이시절부터 안나는 언니 케이트에게 자신의 피와, 골수를 나누어 주는 시술을 수차례 받게 됩니다. 그에 따른 고통과 부작용도 따라서 겪게 되고요. 그리고 합병증으로 인한 신부전으로 다시 죽음의 위기에 처한 케이트에게 신장을 나누어 줘야 하는 이전과 달느 침습적 수술이 불가능한 상황을 앞에 두고 안나는 유명 변호사 켐벨을 찾아가 부모로부터의 의료해방을 위한 소송을 부탁합니다. 소재부터가 논쟁적입니다. 유전자 조작 아기, 형.. 더보기
추석 특집극 - 노리코, 서울에 가다 추석 특집극 : 노리코 서울에 가다 이제 명절 특집극에 외국인 연기자가 등장하는 건 으례 그러려니 합니다. 다문화 가정은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추세이고 일자리를 찾아서, 공부하기 위해서 또는 순수히 관광을 위해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의 국적도 다양해지고 숫자도 늘었으니까요. 역시나 2011년 추석을 맞아 제작된 노리코, 서울에 가다는 하지만 국적에 따른 문화 차이라던가 다문화 가정의 요절복통 문제 극복기 같은 건 아닙니다. 이 드라마의 중심에 선 두가지 소재는 '한류'와 '오디션 프로그램'이거든요.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설정의 이야기는 어색하거나 흉내내기에 그쳤을 겁니다. '한류'란 일부 연예인에 국한되었거나 실체가 불분명해 보이는 뜬구름이었고 '오디션 프로그램'은 유튜브 영상으로나 보던 것이었.. 더보기
통 증 - 곽경택, 강풀 원안 통증 곽경택 통증은 곽경택 감독 보다는 원안을 제공한 웹툰작가 강풀의 색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권상우 정려원 같은 유명배우가 투톱으로 등장하고 곽경택이란 네임밸류를 인정받는 감독이 붙었는데도 90분 내내 보이는 건 강풀의 그림자예요. 어릴적 교통사고로 가족을 잃은 남진은 사고에서 미처 구하지 못한 누나에 대한 죄책감에 누나의 이름인 남순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는 사고후유증으로 통각을 느끼지 못하는 증상을 보이고 그런 신체적 특징을 백분활용해 자해공갈로 사채빚 받아내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런 와중에 채무자 중 하나인 혈우병 환자 동현을 만나게되고 이 둘은 강풀의 순정만화 시리즈에 나올법한 쿨한듯 하면서 신파이고 아기자기하면서도 동시에 구질구질한 사랑을 나눕니다. 결말은 강풀식 파국이고요. 애.. 더보기
붉은 손가락 - 히가시노 게이고 붉은 손가락 히가시노 게이고 (2011, 35) 외견으로 평범해 보이는 가정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통해 현대 일본의 사회구조적 문제점과 함께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반전이 선보이는 작품입니다. 조명기구 회사에서 일하는 중년의 가장 아키오는 퇴근무렵 아내에게서 다급한 전화 한 통을 받습니다. 어서 와달라는 채근에 도착한 집, 정원에는 어린 소녀의 사체가 방치되어 있고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것은 사회부적응 증상을 보이는 아키오의 아들 나오미입니다. 믿기지 않는 눈앞의 현장, 그리고 이후 벌어질 일들에 대한 끔찍한 예상들 하지만 범인인 나오미는 방에 틀어막힌 채 남의 탓만 하고 있고 아내는 아들만 싸고 돕니다. 결국 사건을 은폐하기로 마음먹고 아이의 시체를 근처 공원에 내다버리지만 곧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들고.. 더보기
파이널데스티네이션 5 - 스티븐 쿼일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5 스티븐 쿼일 이건 말하자면 나왔으면 하는 영화라기 보다 나왔어야 할 영화입니다. 시리즈의 약발이 거의 떨어져갈 무렵이지만 3D라는 기술이 죽어가는 시리즈에 인공호흡이라도 해준 셈인거죠. 전편인 시리즈 4편이 덕분에 시리즈 중 가장 떨어지는 완성도에도 흥행을 했고 이번 편까지 이어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쉽게도 3D가 아닌 일반상영으로 봤습니다. 금전적 여력의 문제도 있겠지만 롯데시네마의 1+1쿠폰을 써야했고, 지방엔 이런 영화의 3D상영관을 아직도 스머프가 점령하고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프닝 크레딧부터 '아! 이건 3D영화구나.'라고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화면을 뚫고 나올 듯한 오브젝트의 향연은 아마도 3D 상영으로 봤다면 정말 뚫고 나왔을 겁니다. 사내 워크샵 일환으로.. 더보기
귀신소리 찾기 - 유준석 귀신소리 찾기 유준석 상영시간이 채 40분이 안되는 이 단편영화의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팬션을 겸하고 있는 한옥집에서 귀신소리가 들린다는 집주인 금자의 제보에 귀신찾기를 주제로 하는 미스터리쇼라는 프로그램 제작진은 EVP(Electronic Voice Phenomena) 전문가와 함께 제보자의 집으로 향합니다. 집주인 금자, 전문가 정필우, 그리고 PD 중심인물 셋은 저마다 무언가 감추고 있는 듯 행동하거나 정말 무언가를 숨기고 있습니다. 하나씩 그들의 비밀이 밝혀지는 가운데 소식없던 귀신소리 5개가 포착되고 헤드캠과 녹음된 소리가 기록된 노트북과 함께 홀로 집에 남은 금자는 귀신소리의 비밀과 마주하게 됩니다. 설정이 영리합니다. 영화 속 인물들의 목적은 귀신 정확히는 EVP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보기
Hangover 2 - 토드 필립스 행오버 2 토드 필립스 행오버는 헐리웃에서도 그렇겠지만 저 개인적으로도 뜻 밖의 수확이었습니다. 별다를 게 없이 명맥만 유지하던 화장실 유머 영화에 새 지평(?)을 열었다고 할까요. 한 마디로 성공적인 퓨전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이런 겁니다. 주인공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무언가 벌어진 것을 깨닫는 거죠. 옆에 죽은 여자가 누워 있다거나. 처음 보는 상처가 있다거나. 문신이 새겨져 있다거나.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 누워 있는 등. 게다가 주인공은 대체 왜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지난 밤의 기억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이건 전형적인 미스테리 장치입니다. 사라진 기억을 더듬으며 지금의 상황에 대한 합당한 설명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이야기의 원동력이자 수수께끼인 것이죠... 더보기
원죄자 - 오리하라 이치 원죄자 오리하라 이치 (2011,34) 이전에 읽었던 작가의 작품들과 같이 이 책 원죄자도 기본적으로 서술트릭을 바탕에 깔고 있습니다. 처음 원죄자란 제목만 보고선 Original sin에 관련한 이야기인 줄 알았지만 일복식 한자표현 원죄(原罪), 즉 False charge에 관한 이야기였어요. 1983년과 1995년 12년의 간극을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는 83년 벌어진 주오선 철로 변 연쇄 여성 성폭행 살인사건과 관련하여 강압수사와 고문으로 허위 자백을 함으로서 누명을 썼다고 주장하는 원죄자 가와하라 데루오를 중심으로 사건관계자들 그리고 유족임과 동시에 르포 작가인 이가라시 도모야 등의 사연을 번갈아 서사하며 진행됩니다. 원죄라는 소재와 실제 사건들의 인용 등은 책의 2/3 정도를 읽을 때 까지만 해도.. 더보기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 - 폴 페이그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 폴 페이그 뭔가 종잡기 힘든 국내 개봉명은 Bridesmaids란 원제를 접하면 조금 선명해집니다. 누군가는 간단히 '여자판 행오버'라고도 평하던데요. 결혼식을 앞두고 여자 친구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한바탕 대소동을 화장실 유머랑 섞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긴 합니다. 사업은 망하고 룸메이트는 방세 내라고 난리고 적성에 맞지 않는 직장에선 일이 꼬이고 그나마 연애라고 생각한 관계는 아무리 봐도 섹스파트너로 이용당하는 것 같은 난감한 상황의 애니는 베프인 릴리안의 약혼 소식을 전해 듣습니다. 어릴적부터 지금까지 한식구마냥 지내온 하나뿐인 단짝, BFF 아니겠습니까. 애니는 릴리안의 결혼식 들러리로서 모든 책임을 맡기로 합니다. 하지만 약혼식이 열리는 날 강적이 등장하니. 부잣집 도련님인.. 더보기
주홍글씨 - 나다니엘 호손 주홍글씨 나다니엘 호손 (2011,32) 주홍글씨를 접한 건 딱 두번이었습니다. 어릴적 어린이용 문고로 대폭 각색된 책, 그리고 데미무어가 나왔던 영화. 그나마 영화는 제대로 본 것도 아니고요. (얘기를 들어보니 영화는 각색을 심하게 해서 원작과는 전혀 다른 작품이라고도 하더군요) 여튼 제가 다시금 주홍글씨를 읽어보려고 든것은 엉뚱하게도 헐리웃 청춘영화 때문이었죠. 엠마 스톤이 주연을 맡은 이지A란 영화 말입니다. 주홍글씨를 기본 텍스트로 다루면서 원작의 주제의식을 현재 여고생의 시선에서 재해석했다는 영화는 작중에서도 수업 교재로 주홍글씨가 계속 언급되지요. 여튼 그렇게 나타니엘 호손 원작의 성인용 번역서를 통해 난생처음 제대로 접하게 됐습니다. 대강의 줄거리는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읽은 주홍글.. 더보기
소녀 K - 김종현 소녀K 김종현 스토리.... 이걸 뭐라고 요약해야 하는지. 일단 해봐야겠죠. 주인공 연진은 타고난 운동신경과 어릴적부터 단련한 무술들로 인해 상당한 레벨의 격투스킬을 가진 고교생입니다. 학교에서 육성회장 아들과 싸움에 휘말렸다가 교사들에게 부당한 처사를 당하고 홧김에 학교를 그만두기로 합니다. 동네 친구들이랑 어울려 놀던 그날 밤 하역작업을 하던 동남아 인부들과 시비가 걸리고 음.. 그 와중에 소음기 달린 총을 든 킬러가 난입하고, 형사가 등장하고.. 알고보니 이들이 하역하던 물건은 불법총기류와 모종의 약품이 들어있는 용기입니다. 그리고 쪼끔씩 보여주는 화면들로 보아 생체실험이 관련되어 있는 모양인데 알고보니 연진의 어머니와 동네 아저씨는 17년전 이 조직을 탈출한 사람입니다. 원작이 웹툰이라는데 웹툰이.. 더보기
도착의 론도 - 오리하라 이치 도착의 론도 오리하라 이치 (2011.31) 제목 '도착의 론도'의 도착은 일본어 발음으로 도작/도착이 동일하다고 한다. 도착증과 도작이란 두가지 주제가 변주된 이야기에 적절하게 들어맞는다 하겠다. (어쩌면 이야기의 구상의 씨앗이 여기서부터일 지도 모른다느 생각도 든다.) 작가 지망생 야마모토 야스오는 월간추리 신인상을 목표로 작품을 완성하지만 사로고 작품을 잃어버린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친구는 살해당하고 자신도 죽을 고비를 넘긴다. 결국 그의 작품 은 신인상을 수상하지만 당선자는 야마모토가 아니다. 도난은 도작으로 이어지고 일련의 사건은 도작자가 자신의 도둑질을 감추기 위한 행동임을 짐작하고 야마모토는 빼앗긴 상금과 명예를 되찾기 위한 복수를 결심한다. 제목만큼이나 독특하고 흥미로운 스토리다. 실지 .. 더보기
돈 비 어프레이드:어둠 속의 속삭임 - 트로이 닉시 돈 비 어프레이드 - 어둠 속의 속삭임 트로이 닉시 감독은 다른 사람이긴 하지만 이 영화는 길예르모 델 토로의 작품으로 보는 것이 보통일 겁니다. 국내 홍보 포인트도 거기에 맞춰져 있는 것 같고요. 일단 지방에서 이 영화 본다는 게 꽤나 힘들었습니다. 인지도가 나름 있다고는 하지만 길예르모 델 토로나 주연인 케이티 홈즈/가이 피어스나 솔직히 지방관객에게 어필하는 데엔 한계가 있지요. 게다가 한국정서에 그닥 맞지 않는 고딕 하우스 호러... 영화 시간 맞춘다고 꽤나 고생했어요.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오래된 고택을 복원하여 되팔아 넘겨 이익도 남기고 동시에 건축가/인테리어 디지아너로서 경력도 쌓고 실력도 인정받고 싶은 두 남녀가 있습니다. 남자는 건축가 여자가 디자이너지요. 남자는 이혼을 했는데 엑스와이프가.. 더보기
콜롬비아나 - 올리비에 메가턴 콜롬비아나 올리비에 메가턴 중딩시절 시네마 천국을 통해 처음 뤽 베송이란 '불란서' 출신 감독을 접했습니다. 마지막 전투, 서브웨이, 니키타, 그랑브루... 헐리웃 영화들과 비슷한 듯 하면서도 차별적인 비쥬얼과 자신만의 독특한 느낌을 가진 영화쟁이는 '작가'로서 소개되고 있었지요. 그리고 레옹이 나왔습니다. 학교에선 한동안 그 이야기들 뿐이었어요 벙거지모자, 썬글래스, 화분 그리고 마틸다. 그 시절만 해도 뤽 베송의 필모그래피가 지금같은 양상으로 뻗을줄은 몰랐습니다. 니키타나 레옹처럼 적절한 아드레날린과 함께 정서적 울림까지 전해주는 작가가 될 거라고 막연히 상상했죠. 여튼 지금의 '뤽 베송 사단'이란 타이틀은 예전의 아우라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줍니다. 아무리 좋게 봐줘도 그랑 브루나 레옹을 택시 시리.. 더보기
나는 아빠다 - 전만배, 이세영 나는 아빠다 전만배 이세영 짐작이긴 합니다만 시나리오 마켓 추천작으로 뽑혔다는 이 영화의 원작 시나리오는 영화보다 훨씬 좋았을 겁니다. 아니 좋지는 않더라도 말은 되는 시나리오였을 겁니다. 영화 제작이란게 보통 원안을 두고 지속적인 수정을 거치는 모양이더군요. 원래의 시나리오 그대로 영상에 옮겨지는 경우는 감독이 각본까지 쓰는 경우라도 좀처럼 없지요. 많은 예산이 들어간 상업영화라면 더욱 그럴 겁니다. 대중의 취향에 맞게 수정되어야 할 것이고, 제작 여건에 맞춰 그러니까 예산의 한계에 맞춰 조정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여기에 투자자 및 제작자의 입맛도 맞춰야겠지요. 거기다가 이름 좀 있는 배우들이 들어오면 배우와 소속사 입장도 생각해줘야 합니다. 아마도 그랬었나보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이 영화의 .. 더보기
혹성탈출:진화의 시작 - 루퍼트 와이어트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 루퍼트 와이어트 잘 만든 영화는 보통 잘 만든 이야기와 함께 합니다. 물론 이야기 외적 요소로 평가받거나 아예 전통적 이야기 방식 그러니까 서사법을 무시함으로서 평가받는 영화들도 있지만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사랑받는 영화는 전통적 서사법을 잘 구사한 경우들이죠. 처음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라는 길고도 괴상한 제목의 (비영어권 국민으로서 of the..가 두번 연속 나오면 이상해요. 영어권 애들도 어색해 하는 거 같긴 한데. 우리로 치자면 한국의 대구의 지하철 같은 식이니까요) 영화 소식을 들었을 때 전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아마도 헐리웃 내에서도 시큰둥 했나봐요 이 영화의 전작격인 팀 버튼의 혹성탈출(planet of the apes)가 2001.. 더보기
카우보이 & 에이리언 - 존 파브로 카우보이 & 에이리언 존 파브로 개척시대 서부를 배경으로 카우보이와 무법자가 외계인들과 한판 대결을 벌인다. 처음 예고편을 통해 이 영화의 정보를 얻었을 때 전 시쳇말로 '우와 쩐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제목부터가 깨지 않습니다. 카우보이와 에이리언이라니. 게다가 캐스팅은 또 어떤가요. 다니엘 크레이그 해리슨 포드 샘 록웰 그리고 최근 SF의 공주님 같은 포지션을 취하려는 듯 보이는 넘버 13 올리비아 와일드까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감독은 아이언 맨 시리즈의 존 바프로고 제작엔 무려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요즘 이 영감님이 정말 아무데나 이름 들이민다는 느낌은 있습니다만) 이제 영화에 기대치는 끝간데 모르고 정신없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우리 오빠' 컴백하는 날짜 기다리는 아이돌 팬.. 더보기
블라인드 - 안상훈 블라인드 안상훈 불의의 사고로 의붓동생과 시력을 동시에 잃은 경찰대생 수아는 뺑소니 사건의 목격자가 됩니다. 자기가 부른 택시인 줄 알고 탔던 차가 무언가를 치었고 기사는 신고를 하려던 그녀를 말리다 황급히 도망간거죠. 그리고 수아는 택시가 친 것이 아무래도 사람 같습니다. 동시에 관객들은 영화 속 현실에서 벌어지는 연쇄실종사건의 범인이 그 택시기사란 것을 알고 있지요. 장님 목격자란 설정은 진부할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이미 훌륭하게 다루어진 기존의 작품들이 존재합니다. 오드리 햅번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메들린 스토우를 떠올릴 수도 있을 겁니다. 조금 더 나아가면 이 설정의 변형격인 벙어리 목격자를 다룬 영화도 떠오를 거고요. 그만큼 장님 목격자란 설정은 매력적입니다. 목격이라고 할때엔 가장 먼저.. 더보기
7광구 - 김지훈 7광구 - 김지훈 이 영화는 저에게 있어 '못 만든 영화' 분류 섹션의 새로운 이정표입니다. 제가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는 것을 알고선 '7광구 어떻디?'라고 묻는 지인들의 질문에 저는 음식에 비유해서 답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새로 생긴 식당이 있어. 인테리어도 괜찮고 메뉴판 사진 보니까 음식도 깔끔한데 다녀온 사람들이 하나같이 맛없다고 가지 말라더라 이거지. 그럼 보통 아.. 겉만 번지르르하지 맛은 별로인 음식이 나오는구나라고 생각하잖아. 그래서 식당에 갔는데 겉은 번지르르 맛있게 생긴 '똥'이 나오더라 이거지. 네.... 7광구는 똥입니다. 적어도 서사적인 측면이나 영화의 기본 문법적 측면에서 보자면 말이지요. 세상에 100억이 넘게 들어가고 하지원,안성기,오지호,송새벽,박철민,이한위 심지어 차예련짜응.. 더보기
기생령 - 고석진 기생령 - 고석진 이 영화의 개봉전 시나리오를 읽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활자를 통해 접한 원작은 원형적인 원령들린 집 이야기의 변형이었지요. 특출난 작품은 나오기 힘들겠지만 적어도 평균 이상의 작품은 나올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물은 평균보다 모자란 평범한 영화더군요. 사전에 시나리오를 접한 저로서 이 영화의 마케팅이나 홍보 방식은 뇌가 있기는 한건가 의심스러울 정도였습니다.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81784 링크는 네이버의 기생령 페이지인데요. 분명 제작사에서 제공했을 줄거리엔 시나리오상 반전으로 숨겨둔 이야기가 첫줄부터 까발려져 있습니다. 앞서 원형적인 이야기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장치들을 이런 식으로 까발려선 곤란합니다. 게.. 더보기
삼악도 - 김종일 삼악도 김종일 (2011,30)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린 소설가에게 어느 날 매력적인 제안이 들어옵니다. 작업중인 영화 각본을 완성시키는 작업에 참여하는 대가로 천만원을 주겠다는 거지요. 한 가지 조건이라면 각본의 원안자이자 감독인 남자에게 '전적으로' 협조할 것입니다. 그리하야 감독과 작가 또 한명의 스탭 세 명의 남녀는 정해진 기간 안에 작품을 끝내기 위해 어느 외딴 섬으로 향합니다. 삼악도란 이름의 섬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기괴한 용모 만큼이나 해괴한 행동을 일삼는 노인인데 뭔가 꿍꿍이가 있는 듯 행동하다가도 감독 앞에선 벌벌 기며 집사노릇을 충실히 하는 모습이 심상치 않습니다. 처음엔 MT라도 가는 기분으로 시작한 섬여행은 갈수록 꼬여만 가고 시나리오 집필과 관련해 감독과의 갈등이 커져가는 .. 더보기
퍼스트 어벤저 - 조 존스턴 퍼스트 어벤저 조 존스턴 국내에선 '퍼스트 어벤저'란 부제가 본제로 나붙긴 했지만 정확히는 캡틴 아메리카란 마블의 장수 히어로의 영화입니다. 수입사에서 왜 굳이 부제를 앞으로 끌어냈는지 절로 이해가 가는 명칭만큼이나 캡틴 아메리카는 투박하고 촌스런 영웅입니다. 영화는 이 점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오리지널 캡틴 아메리카의 정체성을 2차대전을 배경으로 거의 그대로 옮겨오며 정공법으로 펼쳐나가지요. 캡틴 아메리카인 스티브 로저스는 전장에서 전사한 아버지, 그리고 2차대전이란 불안한 세계 정세속에서 '놈팽이들이 싫기 때문에' 평화를 위해 일조하고 싶어하는 청년입니다. 그 무렵 끓는피를 주체하지 못하고 무작정 전쟁터로 자원해 나간 미국 청년과 다를바 없지요 다만 신병훈련 자체가 건강에 위해가 되지 않을까 싶은 약.. 더보기
제임스 카메론 상상하라, 도전하라, 소통하라 제임스 카메론 상상하라, 도전하라, 소통하라 이윤정/김지영 공저 (2011, 29) 영화판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제임스 카메론이란 이름은 들어봤을 겁니다. 설령 그 이름을 모른다 하여도 그의 영화 한 편 정도 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다고 해도 좋을 거고요. 이 책은 제임스 카메론이란 인물의 삶을 그가 만든 작품 중심에 두고 연대기적으로 간략히 서술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영화 관련 트리비아들을 통해 그의 인물상을 보여주는 일종의 전기물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제임스 카메론이 '감독'이란 직함을 내건 장편 극영화가 고작 8편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30년 넘게 헐리웃 영화판에서 활동하며 흥행의 제왕으로 불리며 수억달러의 흥행기록을 세우고 아카데미까지 거머쥔 남자의 필모그래피 치고는.. 더보기
백사도 - 김내성 백사도 김내성 (2011,28) 한국 추리문학의 역사를 논하자면 절대로 빠질 수 없는 인물 김내성의 작품을 모은 단편집니다. 그괴기,번안편이란 제목 대로 그의 작품 중 기이하고 끔찍한 소재를 다룬 변격적 단편 5개와 코넌 도일의 셜록홈즈 시리즈를 번안한 작품 3개가 수록되었다. 광상시인 - 새벽녘 기차역 대기실에서 오래전 알고 지낸 남자와 마주친 주인공의 이야기다. 회상구조를 통해 묘사되는 과거의 사건은 스와핑, 네크로필리아 같은 자극적 소재를 활용한다. 물론 현대 작품들 처럼 소재 만큼이나 자극적이고 적나라한 묘사는 없지만 분위기 만으로도 독자를 압도한다. 무마 - 재치있는 반전으로 소설 속 캐릭터만이 아니라 독자들의 뒤통수도 치는 구조. 최근에야 자주 쓰이는 트릭이지만 당시에 이런 장치를 생각해내고 .. 더보기
악마는 꿈꾸지 않는다 - 한국추리작가협회 악마는 꿈꾸지 않는다 한국추리작가협회 엮음 (2011,27) 한국추리작가협회에서 올해의 추리소설이란 타이틀 하에 정기적으로 출간하는 단편집이다. 이번 책은 2010년에 출간 되었으며 모두 11편의 단편이 수록되었다. 여러 편이 수록된 만큼 본격부터 변격까지 따양한 스팩트럼의 작품들을 접할 수 있다. 곰 인형을 안은 소녀 - 정석화 미스테리적 성격이 짙은 정석적인 글이다. 작가가 상당한 사전조사를 했음이 분명하지만 때로는 지나치게 드러낸다는 느낌도 있었다. 오래전 내연관계였던 여자의 살해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의 이야기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되 여자의 딸이 어쩌면 자신의 혈육일지도 모른다는 갈등과 살인사건의 미스테리가 동시에 전개되며 긴장을 유발한다. 공들인 만큼 완성도가 높은 글이지만 불친절한 결말은 .. 더보기
퀵 - 조범구 퀵 조범구 퀵은 '뚝방전설'을 만들었던 조범구 감독의 작품입니다. 하지만 JK필름이 제작했고 역시나 제작자에 그 이름이 오른대로 조범구란 이름보다는 윤제균이란 이름의 그림자가 더 짙게 드리워진 영화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심지어 중요 출연진은 윤제균 감독의 최근작 '해운대'에 출연한 배우들이 그대로 이어집니다. 윤제균이란 네임밸류, 그리고 외국 블록버스터의 철지난 유행을 의식한 카피란 점에서 이 영화는 어쩔 수 없이 제 인식에서 '해운대'의 연장선상에 놓여있습니다. (포스터에도 '해운대' 제작진이 만들었다고 분명 명시했고....) 영화의 스토리는 예고편에 나온대로 입니다. 엄청난 스피드를 자랑하는 퀵서비스맨 기수가 오래전 잠깐 사귀었던 역사가 있는 아이돌 아롬이를 픽업하려는 찰나 그의 헬멧에 폭탄이 장..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