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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완득이 - 이 한 완득이 이한 원작 소설을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상당부분을 살렸으리라 짐작됩니다. 영화의 재미를 끌고가는 독특한 캐릭터들과 그들의 개성을 살려주는 맛깔나는 대사 등은 아마도 소설 원작에 큰 빚을 지고 있지 않을까 하는 거죠. 완득이엔 이렇다할 사건은 없습니다. 물론 선생님이 인권운동하다 경찰에 잡혀간다던가 하는 일들이 벌어지지만 대부분이 스크린 밖에서 벌어집니다. 대신에 영화는 주인공 완득이와 이웃 사촌인 담임 선생님을 중심으로 소소하지만 분명한 메시지를 지닌 일상들을 보여주지요. 완득이를 보고 있으면 좀 이상타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곱추 아버지에 외국인 어머니 그리고 그것을 모르고 자란 출생의 비밀, 적응하지 못하는 학교생활, 찢어지게 가난한 가정 등등. 분명 비뚤어져도 한참 비뚤어져야 할 아.. 더보기
특수본 - 황병국 특수본 (그러니까 이 포스터 보고 생각한 그런 영화 아닙니다, 김정태 어쩔...) 황병국 제목은 특수수사본부의 약칭입니다만... 극중에서도 특본이라고 하지 특수본이라고는 안 해요. 거기부터 조금 에러. 게다가 포스터는.... 속으면 안 됩니다. 저 오글거리는 포스터보다 본 영화가 1.4배 정도 나아요. 스토리는 복잡하면서도 빤합니다. 갈등관계나 인물 구도가 너무 선명해서 반전이 약해요. 열혈형사, 냉철한 척 하지만 어두운 과거를 가진 전문가가 한 팀을 이루어 경찰 내부의 비리에 대적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뒤로 가며 사건의 진상이 드러날 수록 처음 선보였던 인물들의 가면이 벗겨지는 형국인데. 초반에 이를 숨기기 위해 너무 오버를 해서 '반전'과 '경찰비리'라는 사전정보만 가지고 있으면 빤히 예상가능한 인물.. 더보기
50/50 - 조나단 레빈, 윌 레이져 50/50 감독 조나단 레빈 각본 윌 레이져 영화는 엔딩 스크롤이 올라가면 뜬금없이 등장하는 자막처럼 작가 본인의 이야기를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 희귀암에 걸렸음을 알게된 주인공 아담이 항암치료를 거쳐 결국 수술을 받고 치료하기까지의 과정이죠. 얼핏 눈물콧물 다 짜낼 신파극을 떠올릴지 모르겠지만 영화는 그렇게 노골적이진 않습니다. 물론 감동코드들이 있고 코끝이 찡해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쿨하고 유머를 놓치 않아요. 영화를 보고나서 떠오른 건 양동근, 이나영이 나왔던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였습니다. 주인공을 회복불가의 뇌종양 진단을 내려놓고선 정해진 결말로 치달으면서도 드라마는 당시로선 파격적으로 뻔한 신파를 회피하고 서정적 대사와 화면으로 진짜 젊은이들의 고민과 이야기.. 더보기
신들의 전쟁 - 타셈 씽 신들의 전쟁 타셈 씽 주인공 이름이 테세우스고 제우스, 포세이돈이 나오고... 그러니까 당연히 테세우스 신화를 다루고 있을 터이니 미로 좀 나와주시고 아리아드네랑 미노타우루스 나오고 그럴 줄 알았지? 신화 쪽으로 잘은 모르지만 그래도 테세우스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런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러니까 이건 300의 속편 쯤 되는 영화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거대하고 무자비한 적을 눈 앞에 둔 복근 사내들이 협로를 사이에 두고 나라의 존망을 건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배신자가 나오고 카리스마 쩌는 악당이 나오고 주인공은 마지막에 장렬히 전사해 영웅이 되는 거지요. 여기에다가 치트키 쓴 것 같은 신님들 몇몇 양념으로 뿌려준 게 이번 영화 신들의 전쟁입니다. 신화란 게 그렇습니.. 더보기
돼지의 왕 - 연상호 돼지의 왕 연상호 단편애니 지옥(이후 중편으로 확장된 지옥:두개의 삶까지)으로 특유의 스타일을 각인시켰던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자 첫 장편 애니메이션입니다. 소설가란 직함을 내걸지만 현실은 자서전 대필가인 종석에게 중학 동창인 경민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15년만에 전화를 걸어선 다짜고짜 만나자고 해선 술잔을 기울이던 경민은 중학교 1학년 1학기란 짧은 시간 그들의 삶에 툭 튀어나왔던 김철이란 인물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고 극은 그들의 끔찍했던 중학교 시절로 돌아갑니다. 성인이 되어 재회한 인물들이 자신들의 어린시절을 이야기하며 과거의 비밀들이 드러난다는 극의 구조는 익숙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회상하는 중학교 1학년의 교실은 이제 막 사춘기가 시작된 소년들의 세계라기 보다는 어른들의 세계를 흉내내는 애새끼들의.. 더보기
헬프 - 테이트 테일러 헬프 테이트 테일러 60년대 미국 남부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독립을 꿈꾸는 젊은 여성, 인종차별, 계급사회의 잔재와 새로운 시장경제 시대의 충돌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가장 주된 갈등은 인종차별입니다. 60년대 남부 시골을 배경으로 흑인 가정부들과 그들을 '부리는' 백인 부자들을 소재로 자기 책을 쓰려는 진보적인 인텔리 백인 여성이 주인공이니 대충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짐작은 갑니다. 사실 예고편만 보고는 깔깔 거리며 볼 수 있는 소동극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본 영화는 그보다 훨씬 무겁고 진중한 주제를 심도있게 다루고 있어요. 그렇다고 깔깔 거리는 소동극이 없는 건 아닙니다. 영화 곳곳에 박혀있는 에피소드들은 그 줄기만 따고 본다면 전형적인 소동극 코메디에 어울리는 이야기이며 화장실 유머.. 더보기
커플즈 - 정용기 커플즈 정용기 제목만 보고 예전에 만들어진 '싱글즈'의 속편격 기획인가 싶었습니다. 예고편을 보고선 평범한 로맨틱 코미디인 줄 알았고요. 흠.. 일단 로코물인 건 맞습니다. 타겟 관객도 아마 말랑말랑 연애담을 보고싶어하는 젊은 여성이나 영화관 데이트 나온 연인들이겠지요. 하지만 단순히 로코물로 분류하기엔 아쉬운 야심이 담긴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야기는 메인이 되는 다섯 명의 남녀들이 얽힌 하루동안의 일을 세 파트로 나누어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보입니다. 약혼녀에게 버림받고선 요란벅쩍지끈한 하루를 겪으며 새로운 사랑에 눈뜨는 늙다리 남자, 생각지도 못한 인연에 가슴 설레는 젊은 여경, 앞서 나온 늙다리를 속여먹고 새로운 남자를 만나러 갔다가 돈에 홀려 소동을 벌이는 젊고 싱싱한 꽃뱀 아가씨, 순정파 건달,.. 더보기
인 타임 - 앤드류 니콜 인 타임 앤드류 니콜 인 타임은 시즌마다 하나 이상 씩은 만들어지는 것 같은 설정놀음 SF의 하나입니다. 패러럴 월드나 근미래 또는 아예 환상의 공간을 상정하고 특이한 설정을 가져와 거기에서부터 시작한 이야기를 밀어붙이는 거지요. 이퀼리브리엄, 가타카, 다크씨티, 데이브레이커스 등등... 이야기를 구축하는 기본 틀은 같지만 결과물은 매우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은 꾸준히 애용되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설정은 이렇습니다. 미래인지 아니면 패러럴 워드인지 모를 세상의 모든 인간들은 25세 이후 노화를 멈추고 딱 1년의 시간이 주어집니다. 25세 이후의 삶은 시간으로 환산되고 그 시간이 통화를 대신한 세계인 거죠. 그리고 팔뚝에 13단위 숫자로 표시되는 시간은 자유롭게 거래되며 화폐의 기능을 하지만 .. 더보기
리얼 스틸 - 숀 레비 리얼 스틸 숀 레비 리처드 매드슨의 '스틸'이란 소설이 원작이라고 하는데 원작 소설을 보진 못했지만 아마 설정만 빌려왔을 거라는 쪽에 100원 걸어 봅니다. 거대 로봇이 나와서 격투를 벌인다는 기본 설정이지만 스토리 자체는 '찌질한 남자의 아버지 되기'라는 익숙한 소재의 변형입니다. 당장이라도 유사한 영화들을 몇 개 대볼 수 있을 겁니다. 어바웃 어 보이, 과속 스캔들, 오버더 탑, 챔프... 느닷없이 자기 앞에 나타난 아들과 함께하며 부자의 애정을 돈독히 하고 남자는 부성을 발견하고 뭐 그런 뻔한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섣불리 실망부터 하지 마시길, 로봇 격투라는 부분에서도 상당히 신경을 썼고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으니까요. 영화 속 로봇 들은 3-4미터 정도의 크기인데 상당부분 장면에서 '진짜' 같.. 더보기
삼총사 (2011) - 폴 앤더슨 삼총사 폴 W.S. 앤더슨 짧지 않은 영상 미디어의 역사 속에서 여러차례 재해석되어지는 고전들이 있습니다. 로빈후드, 춘향전, 제인에어, 로미오와 줄리엣 등등. 이들 원작이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익숙함'일 것입니다. 일반 대중들은 난해하거나 너무 새로워서 받아들이기 거북한 이야기보다 익히 들어 알고 있고 친근한 이야기들에 끌리기 마련입니다. (원형적 서사가 여전히 먹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예상하듯이 여기엔 함정이 있습니다. 익숙하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뻔하고 지루할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거든요. 이 영화 삼총사는 여지껏 수 차례에 걸쳐 영화화 되었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뒤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원작을 어린이용 문고본으로만 접했고 기존 영화/만화들을 본 게 전부인 .. 더보기
컨테이젼 - 스티븐 소더버그 컨테이젼 스티븐 소더버그 조류독감이던가 신종플루던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어떻게 한 지역에서 발생한 병이 짧은 시간 사이 빠르게 세계로 전염되었는지를 추적하는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아마 BBC에서 만들었던 거 같은데 정확한 기억은 아닙니다) 가장 핵심적인 매개는 바로 공항과 호텔이었어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고 또한 잠시 머물렀던 사람들 (그렇기 때문에 감염 후 증상이 제대로 나타나기 전에)이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면서 바이러스 폭탄이 되는 거죠. 그들이 공항/호텔 내에서 감염하는 경로도 너무나 일상적이었습니다. 같은 엘리베이터를 탔다거나 감염자의 타액이 묻은 문 손잡이를 잡았다거나 하는 식이었어요. 제대로 된 치료제도 없는 치명적 질병이 너무나 쉽게 그리고 순식간에 퍼져나가는 '현실'.. 더보기
어브덕션 - 존 싱클톤 어브덕션 존 싱글턴 트와일라잇에서 토플리스는 여성의 전유물이 아님을 온몸으로 증명하신 늑대 소년 테일러 로트너를 주연으로 4브라더스로 익숙한 흑인 감독 존 싱클턴이 연출한 영화입니다. 예고와 포스터만 보면 제이슨 본이나 007 같은 첩보액션 영화를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뭐 설정은 좀 비슷하긴 하지만) 그 보다는 고교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청춘 애정물과 스파이 키드를 섞은 영화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액션 장면이 꽤 있기는 하고 제법 미스터리의 틀도 갖추고 있긴 한데 결국 주 목적은 사춘기 소년이 출생의 비밀에 얽힌 황당스런 진실을 알게 되며 그에 얽힌 소동 속에서 멋진 액션 모험의 주인공이 되고 그 와중에 어여쁜 이웃집 소녀와 사랑도 이루고 뭐 그런 이야기란 겁니다. 그러니까 '점퍼'가 요즘 .. 더보기
동원훈련 득템 동원 4년차... 이런 거 받아보긴 또 처음. 그나저나 이놈의 동원지정은 아직도 2년이 더 남았어. 육군이라면 좀 나았을까? 더보기
카운트다운 - 허종호 카운트다운 허종호 유능하다 못해 사악해 보이는 채권추심원 건호는 추심원 넘버원을 기록하며 그간 밀렸던 자신의 빚을 청산합니다. 모든게 제법 잘 풀려가는 것만 같던 순간 갑자기 혼절을 하고 깨어보니 병원에선 간암 말기라며 두 주 안에 이식수술 안하면 죽는다고 하지요. 마침 그에겐 5년 전 사망한 아들이 있었고 아들의 장기는 기증되어 4명의 사람에게 이식되었습니다. 적합성이 아들과 높은 만큼 자신과도 높을 가능성이 높은 인물들이죠. 그는 에이스 추심원으로서 실력을 발휘해 아들의 장기를 이식받은 사람들의 리스트를 뽑아 추적하지만 세 명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이식이 불가능하고 마지막 한 명 차하연을 찾아가게 됩니다. 아들의 심장을 이식받아 살아난 그녀는 사기죄로 복역중이지만 마침 일주일 후 석방될 예정입니다. 차.. 더보기
도가니 - 황동혁 도가니 황동혁 2005년 실제 벌어진 사건을 토대로 쓰여진 공지영 작가의 원작을 영상으로 옮긴 작품입니다.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은 광주에서 벌어졌으며 영화 속 무진시는 가상의 도시입니다) (원작 인증...) 안개의 도시 무진, 청각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인 자애학원에 미술 교사로 부임하게 된 강인호는 첫날부터 학생들에게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하며 불안을 느낍니다. 그리고 외딴 곳에 위치한 이 자애학교란 곳의 숨겨진 진상이 하나씩 밝혀지며 인호의 불안은 실체를 드러냅니다. 진실이 드러난 순간 인호와 인권단체 간사 유진은 물론이고 영화를 보고 있던 관객들까지 몸서리를 치게 되지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슬프지만 특별한 게 아닙니다. 한국이란 나라의 뒤틀린 권력관계와 잘못된 제.. 더보기
마이 시스터즈 키퍼 - 조디 피콜트 마이 시스터즈 키퍼 조디 피콜트 (2011,36) 13살 안나는 계획적으로 태어난 이른바 맞춤형 아기입니다. 전골수구백형병이란 희귀병으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언니 케이트에게 적합한 기증자가 필요했던 부모가 케이트와 가장 적합한 배아를 선택해 아이를 낳았던 거지요. 덕분에 말도 못 뗀 어린아이시절부터 안나는 언니 케이트에게 자신의 피와, 골수를 나누어 주는 시술을 수차례 받게 됩니다. 그에 따른 고통과 부작용도 따라서 겪게 되고요. 그리고 합병증으로 인한 신부전으로 다시 죽음의 위기에 처한 케이트에게 신장을 나누어 줘야 하는 이전과 달느 침습적 수술이 불가능한 상황을 앞에 두고 안나는 유명 변호사 켐벨을 찾아가 부모로부터의 의료해방을 위한 소송을 부탁합니다. 소재부터가 논쟁적입니다. 유전자 조작 아기, 형.. 더보기
통 증 - 곽경택, 강풀 원안 통증 곽경택 통증은 곽경택 감독 보다는 원안을 제공한 웹툰작가 강풀의 색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권상우 정려원 같은 유명배우가 투톱으로 등장하고 곽경택이란 네임밸류를 인정받는 감독이 붙었는데도 90분 내내 보이는 건 강풀의 그림자예요. 어릴적 교통사고로 가족을 잃은 남진은 사고에서 미처 구하지 못한 누나에 대한 죄책감에 누나의 이름인 남순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는 사고후유증으로 통각을 느끼지 못하는 증상을 보이고 그런 신체적 특징을 백분활용해 자해공갈로 사채빚 받아내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런 와중에 채무자 중 하나인 혈우병 환자 동현을 만나게되고 이 둘은 강풀의 순정만화 시리즈에 나올법한 쿨한듯 하면서 신파이고 아기자기하면서도 동시에 구질구질한 사랑을 나눕니다. 결말은 강풀식 파국이고요. 애.. 더보기
파이널데스티네이션 5 - 스티븐 쿼일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5 스티븐 쿼일 이건 말하자면 나왔으면 하는 영화라기 보다 나왔어야 할 영화입니다. 시리즈의 약발이 거의 떨어져갈 무렵이지만 3D라는 기술이 죽어가는 시리즈에 인공호흡이라도 해준 셈인거죠. 전편인 시리즈 4편이 덕분에 시리즈 중 가장 떨어지는 완성도에도 흥행을 했고 이번 편까지 이어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쉽게도 3D가 아닌 일반상영으로 봤습니다. 금전적 여력의 문제도 있겠지만 롯데시네마의 1+1쿠폰을 써야했고, 지방엔 이런 영화의 3D상영관을 아직도 스머프가 점령하고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프닝 크레딧부터 '아! 이건 3D영화구나.'라고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화면을 뚫고 나올 듯한 오브젝트의 향연은 아마도 3D 상영으로 봤다면 정말 뚫고 나왔을 겁니다. 사내 워크샵 일환으로.. 더보기
귀신소리 찾기 - 유준석 귀신소리 찾기 유준석 상영시간이 채 40분이 안되는 이 단편영화의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팬션을 겸하고 있는 한옥집에서 귀신소리가 들린다는 집주인 금자의 제보에 귀신찾기를 주제로 하는 미스터리쇼라는 프로그램 제작진은 EVP(Electronic Voice Phenomena) 전문가와 함께 제보자의 집으로 향합니다. 집주인 금자, 전문가 정필우, 그리고 PD 중심인물 셋은 저마다 무언가 감추고 있는 듯 행동하거나 정말 무언가를 숨기고 있습니다. 하나씩 그들의 비밀이 밝혀지는 가운데 소식없던 귀신소리 5개가 포착되고 헤드캠과 녹음된 소리가 기록된 노트북과 함께 홀로 집에 남은 금자는 귀신소리의 비밀과 마주하게 됩니다. 설정이 영리합니다. 영화 속 인물들의 목적은 귀신 정확히는 EVP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보기
Hangover 2 - 토드 필립스 행오버 2 토드 필립스 행오버는 헐리웃에서도 그렇겠지만 저 개인적으로도 뜻 밖의 수확이었습니다. 별다를 게 없이 명맥만 유지하던 화장실 유머 영화에 새 지평(?)을 열었다고 할까요. 한 마디로 성공적인 퓨전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이런 겁니다. 주인공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무언가 벌어진 것을 깨닫는 거죠. 옆에 죽은 여자가 누워 있다거나. 처음 보는 상처가 있다거나. 문신이 새겨져 있다거나.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 누워 있는 등. 게다가 주인공은 대체 왜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지난 밤의 기억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이건 전형적인 미스테리 장치입니다. 사라진 기억을 더듬으며 지금의 상황에 대한 합당한 설명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이야기의 원동력이자 수수께끼인 것이죠... 더보기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 - 폴 페이그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 폴 페이그 뭔가 종잡기 힘든 국내 개봉명은 Bridesmaids란 원제를 접하면 조금 선명해집니다. 누군가는 간단히 '여자판 행오버'라고도 평하던데요. 결혼식을 앞두고 여자 친구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한바탕 대소동을 화장실 유머랑 섞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긴 합니다. 사업은 망하고 룸메이트는 방세 내라고 난리고 적성에 맞지 않는 직장에선 일이 꼬이고 그나마 연애라고 생각한 관계는 아무리 봐도 섹스파트너로 이용당하는 것 같은 난감한 상황의 애니는 베프인 릴리안의 약혼 소식을 전해 듣습니다. 어릴적부터 지금까지 한식구마냥 지내온 하나뿐인 단짝, BFF 아니겠습니까. 애니는 릴리안의 결혼식 들러리로서 모든 책임을 맡기로 합니다. 하지만 약혼식이 열리는 날 강적이 등장하니. 부잣집 도련님인.. 더보기
소녀 K - 김종현 소녀K 김종현 스토리.... 이걸 뭐라고 요약해야 하는지. 일단 해봐야겠죠. 주인공 연진은 타고난 운동신경과 어릴적부터 단련한 무술들로 인해 상당한 레벨의 격투스킬을 가진 고교생입니다. 학교에서 육성회장 아들과 싸움에 휘말렸다가 교사들에게 부당한 처사를 당하고 홧김에 학교를 그만두기로 합니다. 동네 친구들이랑 어울려 놀던 그날 밤 하역작업을 하던 동남아 인부들과 시비가 걸리고 음.. 그 와중에 소음기 달린 총을 든 킬러가 난입하고, 형사가 등장하고.. 알고보니 이들이 하역하던 물건은 불법총기류와 모종의 약품이 들어있는 용기입니다. 그리고 쪼끔씩 보여주는 화면들로 보아 생체실험이 관련되어 있는 모양인데 알고보니 연진의 어머니와 동네 아저씨는 17년전 이 조직을 탈출한 사람입니다. 원작이 웹툰이라는데 웹툰이.. 더보기
돈 비 어프레이드:어둠 속의 속삭임 - 트로이 닉시 돈 비 어프레이드 - 어둠 속의 속삭임 트로이 닉시 감독은 다른 사람이긴 하지만 이 영화는 길예르모 델 토로의 작품으로 보는 것이 보통일 겁니다. 국내 홍보 포인트도 거기에 맞춰져 있는 것 같고요. 일단 지방에서 이 영화 본다는 게 꽤나 힘들었습니다. 인지도가 나름 있다고는 하지만 길예르모 델 토로나 주연인 케이티 홈즈/가이 피어스나 솔직히 지방관객에게 어필하는 데엔 한계가 있지요. 게다가 한국정서에 그닥 맞지 않는 고딕 하우스 호러... 영화 시간 맞춘다고 꽤나 고생했어요.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오래된 고택을 복원하여 되팔아 넘겨 이익도 남기고 동시에 건축가/인테리어 디지아너로서 경력도 쌓고 실력도 인정받고 싶은 두 남녀가 있습니다. 남자는 건축가 여자가 디자이너지요. 남자는 이혼을 했는데 엑스와이프가.. 더보기
콜롬비아나 - 올리비에 메가턴 콜롬비아나 올리비에 메가턴 중딩시절 시네마 천국을 통해 처음 뤽 베송이란 '불란서' 출신 감독을 접했습니다. 마지막 전투, 서브웨이, 니키타, 그랑브루... 헐리웃 영화들과 비슷한 듯 하면서도 차별적인 비쥬얼과 자신만의 독특한 느낌을 가진 영화쟁이는 '작가'로서 소개되고 있었지요. 그리고 레옹이 나왔습니다. 학교에선 한동안 그 이야기들 뿐이었어요 벙거지모자, 썬글래스, 화분 그리고 마틸다. 그 시절만 해도 뤽 베송의 필모그래피가 지금같은 양상으로 뻗을줄은 몰랐습니다. 니키타나 레옹처럼 적절한 아드레날린과 함께 정서적 울림까지 전해주는 작가가 될 거라고 막연히 상상했죠. 여튼 지금의 '뤽 베송 사단'이란 타이틀은 예전의 아우라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줍니다. 아무리 좋게 봐줘도 그랑 브루나 레옹을 택시 시리.. 더보기
나는 아빠다 - 전만배, 이세영 나는 아빠다 전만배 이세영 짐작이긴 합니다만 시나리오 마켓 추천작으로 뽑혔다는 이 영화의 원작 시나리오는 영화보다 훨씬 좋았을 겁니다. 아니 좋지는 않더라도 말은 되는 시나리오였을 겁니다. 영화 제작이란게 보통 원안을 두고 지속적인 수정을 거치는 모양이더군요. 원래의 시나리오 그대로 영상에 옮겨지는 경우는 감독이 각본까지 쓰는 경우라도 좀처럼 없지요. 많은 예산이 들어간 상업영화라면 더욱 그럴 겁니다. 대중의 취향에 맞게 수정되어야 할 것이고, 제작 여건에 맞춰 그러니까 예산의 한계에 맞춰 조정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여기에 투자자 및 제작자의 입맛도 맞춰야겠지요. 거기다가 이름 좀 있는 배우들이 들어오면 배우와 소속사 입장도 생각해줘야 합니다. 아마도 그랬었나보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이 영화의 .. 더보기
혹성탈출:진화의 시작 - 루퍼트 와이어트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 루퍼트 와이어트 잘 만든 영화는 보통 잘 만든 이야기와 함께 합니다. 물론 이야기 외적 요소로 평가받거나 아예 전통적 이야기 방식 그러니까 서사법을 무시함으로서 평가받는 영화들도 있지만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사랑받는 영화는 전통적 서사법을 잘 구사한 경우들이죠. 처음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라는 길고도 괴상한 제목의 (비영어권 국민으로서 of the..가 두번 연속 나오면 이상해요. 영어권 애들도 어색해 하는 거 같긴 한데. 우리로 치자면 한국의 대구의 지하철 같은 식이니까요) 영화 소식을 들었을 때 전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아마도 헐리웃 내에서도 시큰둥 했나봐요 이 영화의 전작격인 팀 버튼의 혹성탈출(planet of the apes)가 2001.. 더보기
카우보이 & 에이리언 - 존 파브로 카우보이 & 에이리언 존 파브로 개척시대 서부를 배경으로 카우보이와 무법자가 외계인들과 한판 대결을 벌인다. 처음 예고편을 통해 이 영화의 정보를 얻었을 때 전 시쳇말로 '우와 쩐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제목부터가 깨지 않습니다. 카우보이와 에이리언이라니. 게다가 캐스팅은 또 어떤가요. 다니엘 크레이그 해리슨 포드 샘 록웰 그리고 최근 SF의 공주님 같은 포지션을 취하려는 듯 보이는 넘버 13 올리비아 와일드까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감독은 아이언 맨 시리즈의 존 바프로고 제작엔 무려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요즘 이 영감님이 정말 아무데나 이름 들이민다는 느낌은 있습니다만) 이제 영화에 기대치는 끝간데 모르고 정신없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우리 오빠' 컴백하는 날짜 기다리는 아이돌 팬.. 더보기
블라인드 - 안상훈 블라인드 안상훈 불의의 사고로 의붓동생과 시력을 동시에 잃은 경찰대생 수아는 뺑소니 사건의 목격자가 됩니다. 자기가 부른 택시인 줄 알고 탔던 차가 무언가를 치었고 기사는 신고를 하려던 그녀를 말리다 황급히 도망간거죠. 그리고 수아는 택시가 친 것이 아무래도 사람 같습니다. 동시에 관객들은 영화 속 현실에서 벌어지는 연쇄실종사건의 범인이 그 택시기사란 것을 알고 있지요. 장님 목격자란 설정은 진부할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이미 훌륭하게 다루어진 기존의 작품들이 존재합니다. 오드리 햅번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메들린 스토우를 떠올릴 수도 있을 겁니다. 조금 더 나아가면 이 설정의 변형격인 벙어리 목격자를 다룬 영화도 떠오를 거고요. 그만큼 장님 목격자란 설정은 매력적입니다. 목격이라고 할때엔 가장 먼저.. 더보기
7광구 - 김지훈 7광구 - 김지훈 이 영화는 저에게 있어 '못 만든 영화' 분류 섹션의 새로운 이정표입니다. 제가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는 것을 알고선 '7광구 어떻디?'라고 묻는 지인들의 질문에 저는 음식에 비유해서 답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새로 생긴 식당이 있어. 인테리어도 괜찮고 메뉴판 사진 보니까 음식도 깔끔한데 다녀온 사람들이 하나같이 맛없다고 가지 말라더라 이거지. 그럼 보통 아.. 겉만 번지르르하지 맛은 별로인 음식이 나오는구나라고 생각하잖아. 그래서 식당에 갔는데 겉은 번지르르 맛있게 생긴 '똥'이 나오더라 이거지. 네.... 7광구는 똥입니다. 적어도 서사적인 측면이나 영화의 기본 문법적 측면에서 보자면 말이지요. 세상에 100억이 넘게 들어가고 하지원,안성기,오지호,송새벽,박철민,이한위 심지어 차예련짜응.. 더보기
기생령 - 고석진 기생령 - 고석진 이 영화의 개봉전 시나리오를 읽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활자를 통해 접한 원작은 원형적인 원령들린 집 이야기의 변형이었지요. 특출난 작품은 나오기 힘들겠지만 적어도 평균 이상의 작품은 나올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물은 평균보다 모자란 평범한 영화더군요. 사전에 시나리오를 접한 저로서 이 영화의 마케팅이나 홍보 방식은 뇌가 있기는 한건가 의심스러울 정도였습니다.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81784 링크는 네이버의 기생령 페이지인데요. 분명 제작사에서 제공했을 줄거리엔 시나리오상 반전으로 숨겨둔 이야기가 첫줄부터 까발려져 있습니다. 앞서 원형적인 이야기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장치들을 이런 식으로 까발려선 곤란합니다. 게.. 더보기